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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드너 박원순의 『식물』 특강

6강 「씨앗과 열매」로의 여행|가드너 박원순의 DK 『식물』 특강|박원순

식물의 생애에서 씨앗과 열매는 종족 번식의 결실을 맺는 가장 중요한 기관입니다. 씨앗은 식물의 기본 번식 단위이며, 열매는 이를 보호하고 산포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과육이 많은 핵과는 주로 동물을 유혹해 씨앗을 산포하는 전략을 취하고, 마른 상태의 건과는 바람이나 물리적 환경을 이용합니다. 우리가 흔히 먹는 딸기는 과육 부분이 사실 꽃턱이 부풀어 오른 것이며, 겉면에 박힌 깨알 같은 부분이 진짜 열매라는 점은 흥미로운 사실입니다. 또한 밤은 익으면서 스스로 벌어지기에 엄밀히 따지면 견과가 아니라는 점도 놀라운 식물의 비밀 중 하나입니다. 바나나는 전 세계적으로 50종이 넘는 다양한 종류가 존재하며, 야생 바나나는 우리가 먹는 개량종보다 훨씬 단단한 씨앗을 품고 있습니다. 꽃의 방향에 따라 수분 매개자도 달라지는데, 위로 피는 꽃은 새가, 아래로 피는 꽃은 박쥐가 주로 찾아와 수분을 돕습니다. 새는 시력이 매우 발달하여 빨간색과 검은색을 잘 구별하여 열매를 찾는 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합니다. 한편, 숲의 일꾼인 다람쥐는 먹이를 숨긴 장소를 전부 기억하지 못하는 습성 덕분에 이듬해 봄 의도치 않게 숲 곳곳에 나무를 심는 중요한 생태적 역할을 담당하게 됩니다. 포유류는 종마다 볼 수 있는 색상이 다르며, 여우원숭이는 파란색과 녹색만을 구별할 수 있어 여인초와 같은 특정 식물과 긴밀한 공생 관계를 맺기도 합니다. 씨앗의 비행 기술 또한 경이로운데, 단풍나무의 시과는 헬리콥터의 원리가 적용될 정도로 정교한 비행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회전하며 멀리 날아가는 날개 구조는 양력을 형성하여 씨앗이 모체로부터 멀리 이동하도록 돕습니다. 길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죽나무 역시 엄청난 수의 씨앗을 만들어내며 탁월한 비행 능력을 통해 자신의 영역을 빠르게 확장해 나갑니다. 극한 환경을 이용하거나 독특한 물리적 힘을 빌려 산포하는 씨앗들의 전략도 놀랍습니다. 쥐손이풀이나 양골담초는 열매가 마르면서 발생하는 뒤틀림을 이용해 씨앗을 멀리 튕겨냅니다. 호주의 뱅크시아는 강력한 산불이 발생해야만 굳게 닫혔던 씨앗 주머니를 열어 잿더미 위에서 번식을 시작합니다. 반대로 연꽃의 씨앗은 돌처럼 단단하여 천 년이 지난 후에도 싹을 틔울 정도로 강인한 생명력을 자랑합니다. 코코넛은 바다를 수천 킬로미터나 떠다니며 이동하는데, 내부의 수분은 긴 항해 동안 씨앗의 생존을 돕는 전략적인 자원입니다. 씨앗 외에도 식물은 주아를 형성하거나 포자를 이용해 자신을 복제하며 번식의 길을 찾습니다. 양치식물은 잎 뒷면의 포자낭 형태에 따라 종을 식별하기도 하며, 영양엽과 생식엽을 구분하여 효율적으로 생존합니다. 약 3억 년 전부터 존재해 온 이끼는 관다발이 생기기 전부터 습한 환경에 적응해 왔으며, 포자체와 배우체를 오가는 세대교번을 통해 생명력을 유지합니다. 솔이끼처럼 진화를 통해 건조한 환경에서도 견디는 능력을 갖춘 종들도 나타났으며, 이러한 식물들의 생존 전략은 지구 생태계를 지탱하는 거대한 힘이 됩니다.

6강 「씨앗과 열매」로의 여행|가드너 박원순의 DK 『식물』 특강|박원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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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환경과학

5강 「꽃」으로의 여행|가드너 박원순의 DK 『식물』 특강|박원순

식물에게 꽃은 단순히 아름다움을 뽐내는 수단이 아니라, 다음 세대를 잇기 위한 가장 정교하고 화려한 생식 기관입니다. 꽃은 꽃잎, 꽃받침, 암술과 수술로 구성되며, 이들의 배치와 대칭성에 따라 식물을 분류하는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특히 초기 분류학자들은 꽃의 대칭성을 통해 방사대칭과 좌우대칭으로 구분하며 식물의 진화 경로를 추적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구조적 다양성은 식물이 지닌 놀라운 생존 전략의 시작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꽃이 피는 시기를 결정하는 것은 햇빛과 어둠의 절묘한 균형입니다. 식물은 낮의 길이에 따라 단일식물, 장일식물, 중성식물로 나뉘며, 이때 '플로리겐'이라는 호르몬이 꽃을 피우는 신호를 보냅니다. 흥미로운 점은 단일식물의 경우 단순히 빛이 적은 것보다 방해받지 않는 긴 어둠의 시간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입니다. 이처럼 식물은 주변 환경의 변화를 예민하게 감지하며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시기에 꽃을 피우는 고도의 지능을 보여줍니다. 꽃가루는 육안으로는 미세해 보이지만,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각 식물 고유의 지문과 같은 독특한 형태를 지니고 있습니다. 또한 타가수분을 위해 식물은 수술과 암술의 성숙 시기를 달리하는 전략을 취합니다. 예를 들어 히비스커스 종류 중 일부는 수술이 먼저 성숙하는 '수술선숙'을 통해 자신의 꽃가루를 스스로 받지 않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메커니즘은 유전적 다양성을 확보하고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종의 건강함을 유지하기 위한 식물의 치밀한 설계도입니다. 거대한 크기와 지독한 냄새로 유명한 타이탄 아룸과 라플레시아는 식물계의 독특한 이단아들입니다. 이들은 수년에 걸쳐 양분을 축적한 뒤 단 며칠 동안만 꽃을 피우는데, 이때 고기 썩는 냄새를 풍겨 파리들을 유혹합니다. 특히 타이탄 아룸은 스스로 열을 발산해 냄새를 멀리 퍼뜨리는 굴뚝 역할을 수행하기도 합니다. 아름다운 향기가 아닌 악취를 선택한 이들의 전략은 척박한 생태계에서 특정 매개자를 독점하기 위한 가장 강력하고도 효율적인 생존 방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빅토리아 수련은 '안락한 감옥'이라는 별명처럼 딱정벌레를 꽃 내부에 가둔 채 하룻밤을 보내며 수정 과정을 진행합니다. 첫날은 흰색 꽃으로 파인애플 향을 내어 곤충을 유인하고, 이튿날에는 분홍색으로 변하며 수술을 활성화해 곤충을 내보냅니다. 한편 국화과 식물은 수많은 작은 꽃이 모여 하나의 큰 꽃처럼 보이는 두상꽃차례 구조를 택합니다. 이는 벌과 같은 수분 매개자가 한 번의 방문으로 수많은 꽃을 한꺼번에 수정할 수 있게 만드는 매우 영리한 번식 전략입니다. 식물은 매개 동물의 감각 체계에 맞춰 자신을 진화시켜 왔습니다. 밤에 활동하는 박쥐를 위해 초음파를 반사하는 구조를 갖춘 꽃이 있는가 하면, 자외선을 볼 수 있는 벌들을 위해 꽃잎에 '넥타 가이드'라는 점무늬를 새긴 꽃도 있습니다. 또한 새들은 붉은색에 반응하고 벌들은 보라색이나 파란색을 선호한다는 점을 이용해 꽃은 자신의 색상을 결정합니다. 이처럼 꽃의 형태와 색채는 수천 년 동안 매개자와 식물이 주고받은 긴밀한 대화의 결과물이라 볼 수 있습니다. 일부 난초들은 곤충을 속이는 정교한 모사 기술을 통해 꽃가루받이를 달성합니다. 천적의 비행 패턴을 모방하거나 진딧물이 모여 있는 듯한 무늬를 만들어 곤충이 알을 낳도록 유도하는 지능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식물의 경이로운 세계는 오랜 세월 예술가들에게도 큰 영감을 주었습니다. 조지아 오키프와 앤디 워홀 같은 화가들은 꽃의 세밀한 구조를 독창적인 시각으로 재해석하며, 자연이 지닌 고유한 아름다움과 그 안에 숨겨진 생명력을 대중에게 일깨워 주었습니다.

5강 「꽃」으로의 여행|가드너 박원순의 DK 『식물』 특강|박원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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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강 「잎」으로의 여행|가드너 박원순의 DK 『식물』 특강|박원순

식물의 잎은 단순한 초록색 기관을 넘어 광합성과 호흡 작용이 일어나는 생명의 핵심 장치입니다. 줄기나 잎자루에 붙어 양분을 생산하는 잎은 환경에 맞춰 다양한 형태로 진화해 왔습니다. 넓은 잎을 가진 활엽수와 좁은 바늘 형태의 침엽수, 낙엽수와 상록수로 나뉘며 각자의 생존 전략을 구사합니다. 이러한 잎의 형태는 식물을 분류하고 그들이 살아온 환경을 이해하는 데 결정적인 단서가 됩니다. 산소를 생성하며 생태계를 유지하는 잎은 생물학적으로 가장 정교한 설계물 중 하나라 할 수 있습니다. 잎의 구조는 복잡한 생존 계산의 결과입니다. 하나의 잎인 단엽부터 여러 소엽으로 구성된 복엽까지 그 형태는 무궁무진합니다. 고사리처럼 깃털 모양인 우상복엽은 여러 번 갈라지며 표면적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취합니다. 잎 가장자리의 톱니 모양은 물의 흐름을 빠르게 하고 이산화탄소 흡수량을 늘려 짧은 기간에 효율적인 광합성을 돕습니다. 반면 몬스테라처럼 잎에 구멍을 내는 방식은 거센 비바람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면서도 빛을 최대한 받기 위한 지혜로운 선택입니다. 이러한 구조적 특징은 식물이 정착한 환경에 최적화된 결과물입니다. 식물은 포식자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다양한 방어 기제를 발달시켰습니다. 피들헤드(어린 잎)가 웅크린 채 털에 뒤덮여 나오는 고사리의 모습은 초식 동물의 접근을 막는 훌륭한 수단입니다. 쐐기풀의 날카로운 침이나 램즈 이어의 은빛 털은 통증을 유발하거나 수분 증발을 막고 강한 햇빛을 반사하는 다목적 도구로 쓰입니다. 또한 스피어민트처럼 강한 향을 내는 성분은 우리에게는 유익하지만, 곤충이나 동물들에게는 독성으로 작용하여 식물이 안전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잎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화학적, 물리적 방어막을 끊임없이 구축해 나갑니다. 잎의 기하학적 아름다움과 구조는 인류에게도 큰 영감을 주었습니다. 건축가와 예술가들은 아칸서스 잎에서 문양을 따오고, 거대한 빅토리아 수련의 잎맥 구조를 모방해 대형 온실인 수정궁을 설계하기도 했습니다. 빅토리아 수련은 날카로운 가시로 스스로를 방어하며 거대한 잎의 부력을 활용해 수생 환경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이처럼 잎은 자연계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기능적인 완성도를 갖추고 있으며, 조셉 뱅크스와 같은 탐험가들에 의해 그 가치가 세상에 널리 알려졌습니다. 인간의 문명 또한 잎의 설계 방식을 관찰하며 발전해 온 셈입니다. 잎은 환경 변화에 반응하며 다채로운 변화를 보여줍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식물은 수분이 부족할 때 초음파 형태의 비명을 지르며 반응하기도 합니다. 또한 칼라디움 같은 식물은 잎에 키메라 무늬를 만들어 벌레 먹은 것처럼 위장함으로써 천적을 따돌리는 영리한 전략을 구사합니다. 가을이 되면 빛을 흡수하던 주된 색소가 파괴되면서 숨겨져 있던 크산토필과 안토시아닌이 드러나 단풍이 드는 과정은 식물이 겨울을 준비하는 장엄한 의식입니다. 이 모든 변화는 잎이 환경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진화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살아있는 증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4강 「잎」으로의 여행|가드너 박원순의 DK 『식물』 특강|박원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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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강 「줄기와 가지」로의 여행|가드너 박원순의 DK 『식물』 특강|박원순

식물 세계에서 줄기는 몸체를 지탱하는 중심축이자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통로입니다. 줄기는 대개 땅 위로 솟아 있지만, 환경에 따라 땅속에 숨어 생명을 유지하기도 합니다. 사탕수수처럼 단단한 섬유질로 몸을 지탱하거나 아이비처럼 유연하게 다른 물체를 타고 오르는 등 식물은 저마다의 생태적 지위에 맞춰 줄기의 형태를 진화시켜 왔습니다. 이러한 다양성은 식물이 각기 다른 환경 속에서 어떻게 최적의 생존 방식을 찾아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가 됩니다. 줄기 내부를 들여다보면 생명의 정교한 설계도가 나타납니다. 쌍떡잎식물과 외떡잎식물은 관다발의 배열 방식부터 뚜렷한 차이를 보이며, 특히 나무의 나이테는 그 식물이 살아온 역사의 기록물과 같습니다. 기후가 좋았던 해의 두꺼운 테와 가뭄을 견뎌낸 좁은 테는 과거의 환경 정보를 고스란히 담고 있습니다. 또한 나무껍질인 '수피'는 외부의 침입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비늘이나 종이 같은 다양한 모습으로 변모하며 식물의 강인한 생명력을 증명합니다. 식물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줄기와 잎을 변형시켜 가시라는 무기를 만들기도 합니다. 줄기가 변한 경침, 잎이 변한 엽침, 표피가 튀어나온 피침 등 그 종류와 기원이 매우 다양합니다. 또한 상처를 치료하고 해충을 막기 위해 분비하는 끈적한 수지는 시간이 흘러 호박이라는 보석이 되기도 합니다. 용혈수처럼 피와 같은 붉은 수지를 내뿜거나 규칙적으로 가지를 치며 우산 모양을 만드는 독특한 성장 방식은 식물이 지닌 놀라운 생체 리듬과 방어 체계를 잘 보여줍니다. 우리가 흔히 나무라고 부르는 식물 중에는 실제로는 풀에 불과한 것들이 많습니다. 바나나는 줄기처럼 보이는 부분이 사실 잎이 겹쳐진 형태이며, 실제 줄기는 땅속에 뿌리줄기 형태로 숨어 있습니다. 대나무 역시 이름과 달리 풀의 일종으로, 속이 비어 있지만 마디 구조를 통해 강한 지지력을 얻습니다. 이들은 씨앗보다 눈이나 뿌리줄기를 통한 번식에 능숙하며, 히아신스의 비늘줄기나 감자의 덩이줄기처럼 땅속에 양분을 저장해 다음 세대를 기약하는 치밀한 생존 전략을 구사합니다. 식물의 줄기는 단순한 지지대를 넘어 15가지 이상의 감각을 지닌 예민한 기관입니다. 덩굴식물은 주변의 화학물질 냄새를 맡거나 그늘을 파악해 타고 올라갈 물체를 찾아내고, 사막의 거대한 사구아로 선인장은 수백 년의 세월 동안 아주 느리게 자라며 생태계의 파수꾼 역할을 수행합니다. 하루에 1미터씩 자라는 대나무부터 수천 년을 견디는 소나무까지, 줄기와 가지가 보여주는 경이로운 생명 현상은 자연이 설계한 가장 효율적이고 아름다운 건축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3강 「줄기와 가지」로의 여행|가드너 박원순의 DK 『식물』 특강|박원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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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강 「뿌리」로의 여행|가드너 박원순의 DK 『식물』 특강|박원순

식물은 동물의 관점에서 보면 한곳에 고정된 채 움직이지 못하는 수동적인 존재로 보이곤 합니다. 하지만 땅속에 숨겨진 뿌리는 생존을 위해 치열한 탐사와 선택을 이어가는 매우 역동적인 기관입니다. 수염뿌리는 지표면 근처를 넓게 개척하며 주변의 자원을 효율적으로 흡수하고, 곧은뿌리는 땅속 깊은 곳을 향해 수직으로 뻗어 나가며 식물을 견고하게 지탱합니다. 이처럼 뿌리는 단순히 고정 장치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환경을 적극적으로 탐색하며 생존에 필요한 최적의 경로를 스스로 결정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뿌리의 역사는 인간 문명과도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곧은뿌리 식물인 비트는 사탕수수를 대신해 설탕의 원료가 되면서 과거 노예제도와 관련된 농업 경제의 큰 변화를 끌어낸 중요한 작물입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당근 역시 본래는 보라색이나 노란색이었으나, 17세기 네덜란드 오렌지 왕가의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그들을 상징하는 오렌지색 당근이 전 유럽에 널리 퍼지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식물의 뿌리는 생태적 기능을 넘어 인류의 경제적, 정치적 흐름 속에서 흥미로운 서사를 담아내며 우리 삶의 일부로 자리 잡아 왔습니다. 거대 맹그로브와 같은 열대 식물들은 가혹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독특한 구조의 뿌리를 발달시켰습니다. 파도와 조류를 견뎌야 하는 해안가 식물들은 건물의 부벽처럼 옆에서 지탱해 주는 '부벽뿌리'나 줄기 중간에서 내려와 중심을 잡는 '지주뿌리'를 활용합니다. 특히 맹그로브는 바닷물의 염분을 걸러내는 필터 기능과 더불어 공기를 호흡할 수 있는 특수한 피목 구조를 갖추고 있습니다. 심지어 나무 위에서 싹을 틔워 땅으로 떨어뜨리는 태생 식물의 특징을 보이기도 하는데, 이는 척박한 환경을 극복하려는 생명의 경이로운 적응력을 보여줍니다. 뿌리는 토양의 화학적 상태를 민감하게 감지하고 반응합니다. 수국은 토양의 산성도에 따라 꽃의 색깔을 바꾸는데, 산성이 강한 흙에서는 알루미늄 성분을 흡수해 파란색 꽃을 피우고 알칼리성에서는 붉은색 꽃을 피웁니다. 또한 토끼풀 같은 식물은 뿌리혹박테리아와 공생하며 공기 중의 질소를 흡수해 땅을 비옥하게 만드는 녹비 작물로서의 역할을 수행합니다. 일부 구근 식물들은 '수축근'이라는 특별한 뿌리를 이용해 스스로를 땅속 깊이 끌어당기기도 합니다. 이는 지표면의 뜨거운 열기나 겨울의 추위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적극적인 생존 전략입니다. 식물계에는 다른 나무에 기대어 살아가는 독특한 관계도 존재합니다. '교살자 무화과'는 숙주 나무의 몸을 감싸며 자라나 결국 숙주를 고사시키기도 하지만, 동시에 숲의 동물들에게 귀중한 먹이를 제공하는 생태적 역할을 병행합니다. 반면 난초나 안스리움 같은 착생식물은 공기뿌리의 '벨라멘' 층을 통해 수분을 조절하며 공존의 길을 걷습니다. 서구 문화에서 신성시되는 겨우살이 역시 숙주에게 큰 해를 끼치지 않으면서 겨울철 동물들의 중요한 양분이 되어줍니다. 이처럼 뿌리는 독립적인 생존을 넘어 다른 생명체들과 복잡한 관계망을 형성하며 지구의 생태계를 풍성하게 유지합니다.

2강 「뿌리」로의 여행|가드너 박원순의 DK 『식물』 특강|박원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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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강 「식물계」로의 여행|가드너 박원순의 DK 『식물』 특강|박원순

식물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해 온 경이로운 존재입니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푸른 수련을 향기와 지혜의 신 네페르템이 탄생한 신성한 꽃으로 여겼습니다. 정원사들은 연못 속에 직접 들어가 이 식물을 관찰하며 대중이 느끼지 못하는 고유한 향기를 경험하기도 합니다. 식물에 대한 깊은 관심은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자연의 질서를 이해하는 출발점이 됩니다. 이처럼 식물은 오랜 세월 동안 우리에게 영감을 주는 예술적, 문화적 대상으로서 큰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방대한 식물 컬렉션을 보유한 영국 왕립 식물원 큐 가든과 미국 스미스소니언 협회가 협력하여 만든 자료들은 식물학의 정수를 보여줍니다. 수백 년의 역사를 지닌 두 기관의 전문가들이 모여 식물학, 생태학뿐만 아니라 예술과 인문학적 관점까지 통합하여 식물의 세계를 집대성했습니다. 복잡한 식물계를 뿌리, 줄기, 잎, 꽃, 씨앗 등으로 명쾌하게 구분하여 제시함으로써, 독자들이 식물의 구조와 기능을 다각도에서 깊이 있게 들여다볼 수 있도록 돕습니다. 우리는 종종 초록색 유기체를 모두 식물로 생각하지만, 식물계로 분류되기 위해서는 엄격한 기준이 필요합니다. 엽록소를 통한 광합성 능력과 뿌리를 한곳에 고정하는 성질 등 유기체로서의 특정 요건을 갖춰야 합니다. 흥미롭게도 대중에게 친숙한 버섯은 균류에 해당하며, 물속의 조류나 반려식물로 인기 있는 마리모 역시 엄밀한 의미의 식물계에는 포함되지 않습니다. 이러한 구분을 통해 우리는 자연 속 유기체들이 맺고 있는 독특한 생태적 위치를 명확히 인식하게 됩니다. 식물 분류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칼 린네는 이명법을 통해 생물에게 체계적인 이름을 부여하는 기틀을 마련했습니다. 초기에는 암술과 수술의 개수 같은 외형적 특징에 의존했으나, 현대에는 유전자 분석 기술이 발달하며 새로운 사실들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겉모습이 비슷한 연꽃과 수련보다, 연꽃이 버즘나무와 유전적으로 더 가깝다는 사실은 큰 놀라움을 줍니다. 이는 과학적 탐구가 발전함에 따라 우리가 알고 있던 자연의 질서가 끊임없이 재정립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식물을 기록하는 행위는 과학적 가치를 넘어 예술적인 식물 세밀화로도 이어져 왔습니다. 과거의 화가들은 학자들과 교류하며 정교한 도판을 남겼고, 파인애플이 유럽 식탁에 오르기까지 겪은 수백 년의 재배 역사와 같은 흥미로운 서사들도 함께 기록되었습니다. 식물을 공부할 때 정확한 학명을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고양잇과 동물이 사자와 표범으로 나뉘듯, 식물도 구체적인 종에 따라 서로 다른 특성을 지니기 때문입니다. 정확한 이름은 식물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1강 「식물계」로의 여행|가드너 박원순의 DK 『식물』 특강|박원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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