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과학으로 알아보기ㅣ유재현교수(서울성모병원) [토요과학강연#4-2부]
마음을 바라보는 시각은 시대에 따라 큰 변화를 거쳐왔습니다. 과거에는 정신 질환을 마귀나 귀신에 의한 현상으로 간주하여 종교적인 의식이나 퇴마 의식에 의존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히포크라테스의 사체액설을 거쳐 1800년대에 이르러서는 정신 질환을 의학적 영역으로 정의하고 환자들을 인격적으로 처우하려는 인도주의적 노력이 시작되었습니다. 현대에 이르러서는 미국 정신의학회의 정신 질환 진단 및 통계 매뉴얼(DSM)과 같은 체계적인 분류 기준이 마련되었으며, 이제는 마음의 문제를 뇌의 구조적, 기능적 차이로 규명하는 과학적 접근이 보편화되었습니다. 뇌의 특정 부위가 마음과 행동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이해는 과거의 임상 사례들을 통해 깊어졌습니다. 사고로 전두엽을 다친 후 성격이 급격히 변했던 피니어스 게이지의 사례는 뇌의 앞쪽 부분이 인격과 도덕성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보여주었습니다. 또한 뇌전증 치료를 위해 해마를 제거했던 헨리 몰레이슨(H.M.)의 사례는 해마가 새로운 사건을 장기 기억으로 저장하는 데 필수적인 기관임을 증명했습니다. 이러한 구체적인 사례들은 뇌의 각 부위가 서로 다른 정신적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뒷받침하는 초석이 되었습니다. 현대 의학은 뇌영상 기술과 약물 개발을 통해 마음을 조절하는 메커니즘을 더욱 정교하게 분석하고 있습니다. 우연히 발견된 수술용 진정제에서 시작된 정신건강의학과 약물은 도파민, 세로토닌 등 신경전달물질의 균형을 조절하여 증상을 드라마틱하게 완화하는 데 기여해 왔습니다. 이에 더해 뇌파, MRI, fMRI와 같은 현대적 기술은 뇌의 활동을 실시간으로 시각화합니다. 특히 공포를 감지하고 반응하는 편도체와 같은 구조물을 규명함으로써, 인간이 특정한 위험 상황에서 왜 즉각적인 감정 변화를 느끼고 반응하게 되는지를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뇌는 단순히 개별 부위의 합이 아니라 시냅스를 통해 복잡하게 연결된 거대한 통합 시스템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공부를 하거나 집중력을 발휘하는 것은 단순히 의지의 문제만이 아니라, 감정 상태와 동기, 그리고 자율신경계의 조절 능력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결과입니다. 마음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긴장과 이완의 균형을 맞추는 자율신경계의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만약 부정적인 경험이 지속되어 뇌가 이를 학습하게 되면, 이는 단순한 우울감을 넘어 정신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마음의 연결 구조를 이해하는 것은 건강한 삶을 위한 필수적인 과정입니다. 최근의 정신건강의학 연구는 개인별 차이를 고려한 맞춤형 예측과 예방 치료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심박변이도(HRV)와 같은 지표를 활용하여 스트레스에 따른 자율신경계의 변화를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이를 딥러닝 기술로 분석하여 청소년의 자해 행동 등을 사전에 예측하는 연구가 대표적입니다. 뇌는 경험을 통해 끊임없이 변화하는 효율적인 학습 기관이기에, 자신의 상태를 조기에 점검하고 적절한 상담과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과학적인 분석을 통해 마음의 신호를 정확히 읽어낼 수 있다면, 누구나 뇌의 회복탄력성을 높이고 다시 즐거운 삶을 영위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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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 뇌를 읽다, 그리고 마음을 읽다 (1) _권준수 교수 | 2016 봄 카오스 강연 '뇌 - Brain' 4강](https://i.ytimg.com/vi/L6Ct9TnN-gs/maxresdefault.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