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으로 들여다 보는 생물학 Q&Aㅣ이승규(고려대학교)[토요과학강연 #19-3부]
수리생물학은 생명 현상을 수식으로 정의하고 이를 엄밀하게 수치화하는 학문입니다. 연구 과정에서 마주하게 되는 방대한 데이터와 예외적인 수치들은 환자 개개인의 특성을 반영하는 동시에 표준 모델과의 차이를 식별하는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저는 모든 환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표준 모델을 구축하고, 특정 환자가 지닌 구조적 차이를 마치 '틀린 그림 찾기'처럼 분석하여 질환의 원인을 파악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방식은 복잡한 생체 구조를 보다 명확하게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줍니다. 서로 다른 학문이 만나는 융합 연구에서는 의사소통이 가장 큰 과제로 떠오릅니다. 수학자와 의학자는 동일한 개념을 두고도 서로 다른 용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복잡한 수식을 배제하고 의미 위주로 연구 내용을 전달하는 노력이 필수적입니다. 연구자가 스스로 다양한 분야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야만 타 분야 전문가와의 협업이 가능해지며, 이러한 의사소통 역량은 현대 과학 연구에서 점차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서로의 언어를 이해하려는 노력은 연구의 깊이를 더해주는 핵심적인 과정이 됩니다. 연구에 필요한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은 대부분 직접 개발하여 사용합니다. 수식 자체를 새롭게 창조하는 과정이 연구의 핵심이기 때문에, 상용 프로그램으로는 독창적인 연구자의 필요를 모두 충족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주로 대규모 연산에 적합한 C 언어를 활용해 데이터를 생성하고, 이를 매트랩이나 파이썬과 같은 도구를 통해 시각화합니다. 이처럼 직접 코드를 작성하고 계산 인프라를 구축하는 과정은 수학적 모델의 엄밀성을 확보하는 필수적인 단계이며, 이를 통해 연구의 자율성과 정확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수학적 모델링의 가치는 팬데믹과 같은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도 빛을 발합니다. 확진자와 잠복기 환자, 그리고 비감염자 사이의 수치 변화를 미분방정식으로 구현하면 바이러스의 확산 경로를 효과적으로 예측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수학적 분석 결과는 거리두기 단계 조정과 같은 실제 방역 정책의 근거로 활용되며, 질병관리청과의 협업을 통해 사회 전반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중요한 이정표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는 수학이 단순히 이론에 머물지 않고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는 강력한 도구임을 증명합니다. 수리생물학 연구는 단순히 수식을 푸는 데 그치지 않고, 그 도구를 다양한 생명 현상에 적용해 나가는 탐험의 과정입니다. 특정 주제에 국한되지 않고 근육이나 심장 등 여러 분야에 수학적 모델을 적용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일은 매우 고무적입니다. 수학이라는 학문에 대한 대중의 거부감을 줄이고, 많은 학생이 미래의 과학자로서 자신의 진로를 탐색하는 데 영감을 줄 수 있는 연구를 지속하고자 합니다. 학문적 보람과 사회적 기여가 맞물리는 지점에서 수학은 생명 과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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