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척수손상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을까?ㅣ이지윤(경희대)ㅣ2부.질의응답 [토요과학강연]
척수 손상은 뇌 손상과 구조적으로 다르지만, 손상 부위가 점차 확대되는 양상이나 혈액-뇌 장벽(BBB)의 파괴가 핵심 원인이라는 점에서는 공통분모를 지닙니다. 이러한 기전적 유사성 덕분에 척수 손상 치료를 위한 연구 성과는 뇌졸중이나 뇌출혈 같은 뇌 질환 치료법 개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척수의 축삭 다발을 재건하고 혈액-뇌 장벽의 손상을 최소화하는 메커니즘을 밝혀내는 과정은 신경계 전반의 회복 가능성을 열어주는 중요한 열쇠가 됩니다. 사고 후 일정 시간이 경과한 만성 척수 손상 환자들에게는 줄기세포가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단순히 세포를 주입하는 단계를 넘어, 최근에는 유전자 변형을 통해 세포의 능력을 극대화하거나 로봇 공학 및 뇌-신경 인터페이스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치료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는 환자의 마비된 신체 기능을 보조하는 수준을 넘어, 뇌의 신호를 직접 읽어 움직임을 구현하는 기술적 진보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다각적인 접근은 영구적 마비라는 절망적 상황에 놓인 이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됩니다. 척수 손상은 단순한 마비를 넘어 신체 전반에 걸친 합병증을 유발합니다. 장기간 고정된 자세로 인한 욕창은 패혈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 치명적인 위협이며, 배뇨 장애 등 장기 기능의 저하 역시 환자의 삶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립니다. 특히 사고 이후에도 인지 능력은 정상인 경우가 많아, 변화된 현실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극심한 우울증을 겪기도 합니다. 사회적 단절과 심리적 고통은 신체적 손상만큼이나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힙니다. 장애가 있는 이들이 사회로 복귀하기 위해서는 경제적 지원을 넘어 사회 시스템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합니다. 척수 손상은 누구나 예기치 못한 사고로 겪을 수 있는 질환이기에, 이를 개인의 불행으로 치부하기보다 사회 공동체가 함께 안아야 할 문제입니다. 장애를 가진 이들이 집 안에 머물지 않고 밖으로 나와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과 열린 마음가짐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이는 환자의 우울증을 감소시키고 자아성취를 돕는 진정한 의미의 재활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신경 재생을 위한 연구에는 생물학뿐만 아니라 로봇 공학, 재료 공학 등 다양한 분야의 협업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척수 내 빈 공간을 메우는 하이드로젤 개발이나 나노입자를 활용한 정밀 치료 등이 그 예입니다. 최근에는 항우울제 외에도 보이차에 함유된 갈산이나 양파 껍질의 프로토카테큐산 같은 천연물에서 혈액-뇌 장벽 파괴를 억제하는 효능을 발견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학문적 융합과 새로운 약물 기전의 발견은 치료제 개발이라는 어려운 숙제를 풀어나가는 강력한 동력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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