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질환 발병 관련 바이오마커의 발견?ㅣ만성적인 간질환의 발병을 막으려고 수행하는 연구ㅣ이정원(서울대학교)[토요과학강연 #11-2부]
간질환 연구에서 주목받고 있는 TM4SF5 단백질은 간세포 내에서 다양한 질환의 발병 및 심화에 깊이 관여하고 있습니다. 알코올, 바이러스, 톡신, 고지방 식이 등 여러 외부 요인으로 인해 간에 염증이 생기면 이 단백질의 생성이 활발해지며, 이는 정상적인 간 조직이 염증과 섬유화를 거쳐 간경화나 간암으로 변해가는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게 됩니다. 연구진은 이 단백질의 비정상적인 기능을 효과적으로 차단하거나 억제함으로써, 간질환이 돌이킬 수 없는 단계로 악화되는 것을 막고 조절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전략을 세우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TM4SF5 단백질은 세포막 위에서 마치 섬과 같은 독특한 형태를 이루며 존재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단백질들은 세포막이라는 바다 위에서 서로 응집하여 동종 혹은 이종의 다른 단백질들과 거대한 결합체를 형성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결합체는 세포 내부로 강력한 신호를 전달하는 통로가 되며, 대사 작용을 교란하거나 지방 축적을 촉진하는 등 간세포가 병리적인 상태로 변화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결국 세포막 위에서 벌어지는 이러한 단백질들의 결합 양상이 간의 건강 상태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가 됩니다. 세포의 역동적인 움직임과 분열 과정에서도 TM4SF5 단백질은 매우 정교한 조절 능력을 발휘합니다. 세포가 특정 방향으로 이동하거나 분열을 시작할 때, 위치와 시간에 따라 적절한 신호가 전달되어야 하는데 이는 마치 자동차가 원활하게 좌회전하기 위해 각 바퀴의 속도와 기능이 다르게 조절되는 원리와 유사합니다. 연구팀은 세포막에 존재하는 특정 단백질 섬들이 어떠한 국소적인 위치에서 어떤 신호를 발생시키느냐에 따라 세포의 활동 방향과 기능이 결정된다는 사실을 확인하였으며, 이러한 기전은 암세포의 전이나 이동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이 단백질의 활동은 건강한 상태보다는 병적인 상황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정상적인 간세포에서는 TM4SF5의 발현이 매우 낮은 수준으로 조절되지만, 세포 손상으로 인해 주변에 지방산이 많아지거나 염증 인자들이 증가하면 단백질의 양이 급격히 높아지며 본격적으로 질환을 악화시키는 기능을 수행하기 시작합니다. 연구팀은 단순히 간상피세포에만 주목하지 않고, 간 내 면역세포와의 상호작용은 물론 근육이나 지방 조직 등 다른 장기들과의 유기적인 결합체가 전체적인 대사 및 염증 반응을 어떻게 조절하고 유도하는지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연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최신 초고해상도 현미경 기술을 통해 관찰한 결과, TM4SF5는 세포 내 에너지 대사의 핵심 기관인 미토콘드리아와 리소좀이 서로 접촉하는 지점에 위치한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과거 생물학 교과서에서는 두 소기관을 독립적인 존재로 가르쳤으나, 실제로는 이들이 긴밀하게 접촉하며 지방산이나 콜레스테롤 같은 영양대사물질을 직접 주고받는 역동적인 관계임이 증명된 것입니다. 이러한 접촉 부위에서 일어나는 대사 물질의 이동은 우리가 섭취한 영양분이 에너지가 될 것인지 아니면 지방으로 축적될 것인지를 결정짓는 중요한 분기점이 되며, 이는 비만과 간질환 치료의 새로운 길을 제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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