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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당동고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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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전체로 밝힌 임당·조영동 고분군 내의 친족 네트워크와 족내혼

경상북도 경산에 위치한 임당동과 조영동 고분군은 삼국시대 신라의 독특한 장례 문화인 순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유적입니다. 이곳은 원삼국 시대 소국이었던 압독국 후손들의 무덤으로, 이후 신라에 복속된 지방 귀족들의 위계를 잘 보여줍니다. 특히 인골의 보존 상태가 양호하여 고유전체 연구를 수행하기에 매우 적합한 환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무덤 내부에서는 금동관과 같은 화려한 부장품과 함께 주피장자와 복수의 순장자들이 발견되어, 당시의 엄격한 계급 구조와 사회상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학술적 가치를 지닙니다. 이번 연구는 고유전체 분석을 통해 삼국시대 지역 사회의 친족 네트워크와 통혼 양상을 구체적으로 밝혀내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그동안 유럽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연구들은 남성 중심의 여성 족외혼이 주를 이루었으나, 삼국사기 등 우리나라의 역사 기록에는 신라 왕실의 근친혼 사례가 빈번하게 등장합니다. 이에 연구진은 최신 NGS 분석 기술과 IBD 조각 추정 등 정밀한 유전학적 방법론을 도입하여, 문헌으로만 전해지던 고대 한국인의 친족 풍습과 유전적 프로필이 현대 한국인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과학적으로 검증하고자 했습니다. 가계도 재구성 결과, 주피장자들은 자신의 무덤 내 순장자와는 친족 관계가 없었지만, 다른 무덤에 묻힌 주피장자들과는 긴밀한 친족 관계를 맺고 있음이 드러났습니다. 반면 순장자들의 경우에는 모녀나 일가족이 함께 매장되는 '가족 순장'의 사례가 빈번하게 관찰되었습니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신분과 무관하게 주피장자와 순장자 모두에게서 사촌 간 근친혼의 증거인 긴 동형접합 구간(ROH)이 발견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근친혼이 특정 계층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당시 사회 전반에 걸쳐 수용되었던 풍습이었을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또한 이번 연구는 유럽의 고대 사회에서 흔히 발견되는 엄격한 여성 족외혼 풍습과는 다른 양상을 확인했습니다. 가계도 분석을 통해 성인 여성이 자신의 친족과 함께 매장된 사례들이 다수 확인되었으며, 성별에 따른 IBD 공유 네트워크 분포에서도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이는 신라 지역 사회가 성별에 따른 거주지 이동이나 친족 형성에서 비교적 유연했거나, 유럽과는 다른 독자적인 친족 체계를 유지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입니다. 이러한 결과는 고대 한국 사회의 여성 지위와 가족 구조를 새롭게 이해하는 틀을 제공합니다. 유전적 계통 분석 결과, 임당동과 조영동의 고대인들은 신분이나 매장 위치에 따른 계통적 차이 없이 모두 현대 한국인과 유전적 연속성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동북아시아 계통과 남중국 계통의 혼합으로 설명 가능하며, 일본 열도의 조몬계 유전적 기여는 감지되지 않았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번 연구는 고대 신라 지방 귀족 사회가 혈통 중심의 견고한 공동체를 형성하면서도, 현대 한국인으로 이어지는 유전적 틀을 이미 완성하고 있었음을 보여줍니다. 이는 고고학적 유물과 유전학적 데이터가 결합하여 이룬 고대사 연구의 쾌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고유전체로 밝힌 임당·조영동 고분군 내의 친족 네트워크와 족내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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