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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수스펙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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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에서 회절격자까지|실험으로 보는 『빛의 핵심』|고재현

분광학은 입사되는 전자기파를 파장에 따른 세기로 측정하여 대상의 미시적인 정보를 분석하는 학문입니다. 가시광선과 같은 빛이 어떤 파장에서 강한 세기를 보이는지 관찰함으로써, 그 빛을 만들어낸 광원이나 물체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빛을 파장별로 분해하는 도구인 분광기가 필수적입니다. 분광기를 만드는 대표적인 재료로는 유리나 플라스틱이 활용되는데, 이는 입사되는 빛의 파장에 따라 물질의 굴절률이 달라지는 성질을 이용한 것입니다. 빛을 효과적으로 분산시키기 위해서는 평행한 평면 구조보다는 삼각형 형태의 프리즘 구조를 사용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평행한 면을 통과할 때는 빛이 한쪽 면에서 갈라졌더라도 다른 쪽으로 나올 때 다시 합쳐지기 때문입니다. 프리즘은 빛이 들어올 때와 나갈 때 두 번에 걸쳐 색깔별로 굴절을 일으켜 백색광을 무지개색으로 선명하게 분해합니다. 이러한 원리는 자연 현상인 무지개에서도 발견되는데, 공기 중에 떠 있는 물방울 내부에서 빛이 굴절과 전반사를 거치며 색깔별로 나뉘어 우리 눈에 전달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오늘날의 정밀한 과학 연구에서는 프리즘보다 빛을 나누는 성능과 분해능이 훨씬 뛰어난 회절격자를 주로 사용합니다. 회절격자는 평평한 표면에 미세한 홈을 매우 촘촘하게 새긴 광학 부품으로, 보통 1mm당 수백 개에서 많게는 2,000개 정도의 선이 그어져 있습니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CD나 DVD의 표면이 대표적인 회절격자의 역할을 합니다. 광디스크 표면에 새겨진 미세한 홈들이 외부에서 들어온 빛을 사방으로 회절시키며, 이 과정에서 파장에 따른 독특한 광학적 현상을 만들어냅니다. 회절격자에서 사방으로 퍼진 빛은 특정 방향에서 보강 간섭을 일으키는데, 이 간섭이 일어나는 각도가 빛의 파장에 따라 달라집니다. 즉, 색깔에 따라 빛이 강해지는 각도가 정밀하게 구분되기 때문에 이를 이용해 백색광을 무지개색으로 정확히 분해할 수 있는 것입니다. 실제 실험에서 회절격자 필름에 백색광을 비추면 각도에 따라 색깔별로 빛이 나누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측정 방식은 단순히 시각적인 무지개를 만드는 것을 넘어, 입사되는 빛의 세기를 파장별로 정밀하게 비교하여 관찰 대상의 물리적 단서를 찾아내게 합니다. 분광학의 응용 기술은 먼 우주에 존재하는 외계 행성의 대기 성분을 분석하는 단계까지 발전해 있습니다. 항성의 빛이 외계 행성의 대기를 통과할 때, 대기를 구성하는 특정 성분에 의해 특정 파장의 빛이 흡수되는 흡수 스펙트럼 현상이 발생합니다. 과학자들은 지구에서 측정한 원래의 별빛과 행성 대기를 통과해 온 미세한 빛의 세기를 분광기로 비교 분석합니다. 어떤 파장의 빛이 더 많이 흡수되었는지 파악함으로써 직접 가볼 수 없는 외계 행성에 어떤 기체가 존재하는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이는 인류가 우주를 이해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프리즘에서 회절격자까지|실험으로 보는 『빛의 핵심』|고재현
(주)사이언스북스빛의 물리학자 고재현 교수의 『빛의 핵심』 미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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