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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커플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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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반도체와 AI 굴기, 대한민국은 준비되어 있는가?|『차이나 반도체 라이징』 출간 기념 북토크|권석준 × 권순우

반도체와 인공지능은 더 이상 단순한 기술의 영역이 아니라 국가의 산업과 경제, 외교와 안보를 좌우하는 핵심 동력이 되었습니다. 특히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중국의 반도체 및 AI 굴기를 어떻게 해석하느냐는 한국 산업의 생존과도 직결됩니다. 중국 기술력의 실체를 파악하고 그들의 강점과 취약점을 냉철하게 분석하는 일은 우리 미래를 준비하는 필수적인 과정입니다. 기술적 세부 사항과 지정학적 흐름을 동시에 읽어내는 안목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합니다. 과거 배터리 시장에서 우리가 겪었던 경험은 반도체 산업에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초기 한국은 기술적 우위를 자신하며 중국의 저가형 LFP 배터리를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거대한 내수 시장과 강력한 피드백 루프를 통해 기술적 한계를 극복했고, 결국 시장 점유율에서 우리를 앞지르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이러한 역전 시나리오는 반도체 분야에서도 충분히 재현될 수 있습니다. 상대를 단순히 기술적으로 열위에 있다고 치부하기보다 그들의 성장 속도와 전략을 엄중히 경계해야 합니다. 일본 반도체 산업의 쇠락 역시 우리에게 강력한 경고를 던집니다. 과거 일본은 메모리 분야에서 세계를 호령했으나, 내부의 경고 목소리를 외면한 채 안주하다가 결국 왕좌를 내어주었습니다. 현재 한국의 성공이 영원할 것이라는 착각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산업의 역사는 반복될 수 있으며, 지금의 호황은 동시에 위기의 신호탄일 수도 있습니다. 중국을 외면하는 대신 그들을 거울 삼아 우리 자신의 산업 건강 상태를 냉철하게 점검해야 할 때입니다. 중국 반도체 생태계의 강점은 실무적인 '촘촘한 계단'에 있습니다. 한국의 팹리스 기업들이 막대한 비용을 들여 단 한 번의 기회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것과 달리, 중국은 선전과 광저우를 중심으로 저비용의 시제품 제작과 테스트가 가능한 환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허용하며 기술적 완성도를 높이는 기반이 됩니다. 규모의 경제와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중국의 팽창력은 우리 산업 구조가 간과하고 있는 레거시 공정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워줍니다. 미국의 강력한 제재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기술 자립 의지는 꺾이지 않고 있습니다. 첨단 미세 공정에 필수적인 EUV 노광 장비 수급이 막히자, 중국은 이를 우회하거나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광원 기술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과거 서구권이 비효율적이라고 버렸던 기술들을 끝까지 파고들어 자국만의 독자적인 솔루션을 찾아내는 방식입니다. 핵심 부품의 자급률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는 순간, 이는 글로벌 시장의 표준을 흔드는 파괴적인 혁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세계 경제는 이제 자유무역의 시대를 지나 블록화된 경제 체제로 회귀하고 있습니다. 미·중 갈등으로 인한 공급망 분절, 즉 디커플링은 글로벌 분업 구조의 최대 수혜자였던 한국과 대만에게 큰 위협입니다. 표준이 다변화되고 호환성이 상실되는 과정에서 개발 비용은 상승하고 수익 구조는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중국이라는 거대한 완충지대가 사라지는 상황에 대비하여, 우리는 특정 블록에만 의존하지 않는 독자적이고 유연한 산업 전략을 수립해야 합니다. 한국은 이제 한반도라는 지리적 틀을 넘어 글로벌 반도체 및 AI의 허브로 도약해야 합니다. 단순히 제조 역량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소버린 AI를 기반으로 한 풀스택 역량을 강화하여 다른 국가들에 솔루션을 제공하는 플랫폼이 되어야 합니다. 세계적인 장비사들이 한국을 부가가치 창출의 중심지로 인식하게 유도하고, 우리만의 독자적인 표준을 주도하는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과거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는 제도 혁신과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갈 때 비로소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중국의 반도체와 AI 굴기, 대한민국은 준비되어 있는가?|『차이나 반도체 라이징』 출간 기념 북토크|권석준 × 권순우
(주)사이언스북스사이언스북스 북토크&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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