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라밸 만드는 로봇 연구원, 바이오 혁신에 기여하다
일상 곳곳에서 로봇이 서빙을 하거나 자율주행 자동차가 도로를 달리는 자동화 시대가 도래했지만, 정작 이러한 기술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인 화학 실험실은 여전히 수동적인 환경에 머물러 있습니다. 김치의 발효부터 신재생 에너지 개발까지 화학 반응은 우리 삶과 밀접한 연관이 있으며, 특히 화학 반응을 제어하는 촉매는 산업 전반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합니다. 수만 가지가 넘는 종류의 촉매가 반응 환경에 맞춰 계속해서 개발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실현하는 연구 현장에서는 여전히 전문 인력의 수작업에 의존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기존의 방식은 연구원이 특정 수치를 입력하고 실험 결과를 도출한 뒤 데이터를 가공하는 과정이 단순 반복적으로 이루어졌으며, 한 명당 하루 최대 3개의 촉매를 평가하는 것이 한계였습니다. 이처럼 방대한 시간과 에너지가 소모되는 환경에서는 새로운 물질이 끊임없이 개발되더라도 분석 속도가 이를 따라잡지 못하는 병목 현상이 발생하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더 창의적이고 가치 있는 연구에 몰두해야 할 전문 인력들이 물리적인 시간과 단순 노동의 굴레에 갇혀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는 구조적인 문제에 직면해 왔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연구진은 AI 기술을 결합하여 로봇이 스스로 실험을 수행하는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수많은 데이터를 학습한 인공지능은 사람을 대신해 실험을 진행하고 결괏값을 자동으로 저장하며, 하루 처리량을 기존 3개에서 96개까지 비약적으로 끌어올리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이는 로봇 한 대가 전문 인력 약 50명의 몫을 수행하는 것과 같은 효율로, 실험실 자동화는 우수한 전문 인력들이 파급력 있는 연구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여 대한민국이 과학 기술 강국으로 도약하는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