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레인지+인덕션 = KERI 기술? │케리파일 1화
현대 주방에서 전자레인지와 인덕션은 없어서는 안 될 필수 가전제품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 두 기기는 불을 직접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음식을 빠르고 안전하게 조리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그 작동 원리는 상이합니다. 전자레인지는 마이크로파를 이용해 음식물 속 수분 분자를 초당 수십억 번 진동시켜 발생하는 마찰열로 열을 냅니다. 반면 인덕션은 기기 내부에 위치한 코일에 전류가 흐를 때 발생하는 자기장을 활용합니다. 이 자기장이 자성을 띤 조리 도구와 만날 때 유도 전류가 생성되며 열이 발생하는 방식입니다. 이러한 차이 때문에 자성이 없는 용기는 인덕션에서 작동하지 않고, 금속 재질을 전자레인지에 넣으면 마이크로파가 튕겨 나오며 화재의 위험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최근 한국전기연구원에서는 전자레인지의 마이크로파와 인덕션의 유도 가열 원리를 하나로 결합한 혁신적인 '마이크로파 유도 가열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습니다. 이 기술은 마이크로파의 자기장을 활용하여 전도성 표면에 유도 전류를 형성시키는 원리를 이용합니다. 특히 나노미터 두께의 얇은 전도성 박막을 공진기 위에 배치하면 순식간에 고온으로 열처리가 가능하다는 점이 큰 특징입니다. 기존 방식이 가진 한계를 뛰어넘어, 금속이나 전도성 물질까지 효율적으로 가열할 수 있는 길을 열었습니다. 이는 복잡한 공정 과정을 단순화하고 에너지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차세대 기술로 평가받으며 산업 전반에 걸친 변화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가열 기술은 이미 전기 전자 소자 제조 공정에서 놀라운 성과를 입증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이나 PC의 핵심 부품인 MLCC 소성 공정의 경우, 기존에 하루가 꼬박 걸리던 공정 시간을 단 1분으로 단축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때 소비되는 에너지는 기존 방식의 400분의 1 수준에 불과해 탄소 중립 실현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습니다. 또한 열처리가 까다로웠던 로이유리를 0.3초 만에 처리하여 단열 성능을 높이는 등 건축 분야에서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처럼 독자적인 기술력으로 탄생한 이 기술은 생산 비용을 낮춰 소비자에게 혜택을 돌려줄 뿐만 아니라, 환경 보호라는 시대적 과제까지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