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돈을 차단하는 페인트
새로운 보금자리로 이사하는 설렘 뒤에는 항상 '새집증후군'이라는 불청객이 뒤따릅니다. 특히 침대 매트리스나 노후 건축물의 미세한 틈새를 통해 유입되는 라돈은 우리 건강을 위협하는 1군 발암물질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천연 방사성 물질인 라돈은 환기가 어려운 겨울철이나 밀폐된 실내 공간에서 그 농도가 급격히 높아져 폐암 등의 심각한 질병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기존의 차단 방식은 코팅막이 쉽게 손상되거나 휘발성 유기화합물을 포함하고 있어 실효성이 떨어지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는 이러한 생활 속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친환경 소재인 에틸렌 비닐 아세테이트와 라돈 흡착용 다공성 물질을 결합한 새로운 조성물을 개발했습니다. 연구팀은 여기에 이온성 활성제를 첨가하고 방사선을 조사하여 차단 물질이 표면에 고르게 퍼지도록 성질을 변환시켰습니다. 이 기술을 통해 탄생한 도료는 기존 제품의 차단율인 75%를 훌쩍 뛰어넘어 90% 이상의 높은 라돈 차단 성능을 입증했습니다. 페인트처럼 간편하게 바를 수 있어 미세한 균열까지 효과적으로 메울 수 있습니다. 이 혁신적인 도료의 장점은 라돈 차단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실내외 온도 차로 발생하는 검은 곰팡이는 물론, 황색포도상구균과 대장균 같은 유해 세균에 대해서도 강력한 항균 및 항곰팡이 특성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또한 새집증후군의 주범인 폼알데하이드를 차단하여 쾌적한 주거 환경을 조성합니다. 원자력연구원은 연구소 기업인 '헤븐코리아'를 설립하여 이 기술이 실생활에 널리 보급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습니다. 원자력 기술이 에너지원을 넘어 우리의 일상을 지키는 든든한 방패가 되어주고 있는 셈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