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oday 26년 3월호 : KIST 장준연 부원장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장준연 부원장은 1990년 입사 이래 36년 동안 연구와 보직을 병행하며 KIST의 발전을 몸소 겪어온 산증인입니다. 그는 책임연구원이 직접 선발권을 가졌던 과거의 독특한 채용 문화를 회상하며, 운 좋게 시작한 연구원 생활이 센터장, 분원장, 그리고 지금의 부원장에 이르기까지 이어진 과정이 매우 특별한 케이스라고 설명합니다. 오랜 시간 동안 축적된 그의 경험은 단순한 개인의 경력을 넘어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성장사와 궤를 같이하고 있습니다. KIST 60주년 기념행사를 기획하며 그는 구성원들에게 자부심을 심어주고 선배 연구자들의 업적을 기리는 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특히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초대 과학기술부 장관인 최형섭 박사를 복원하고, 잊혔던 연구소가(歌)를 웅장하게 재현해 낸 시도는 많은 이들에게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이러한 노력은 과거의 영광을 되새기는 동시에, 현재의 연구원들이 대한민국 경제 발전의 주역이었던 선배들의 정신을 이어받아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현재 KIST가 추구하는 가장 큰 변화는 ‘임무 중심 연구소’로의 체제 전환입니다. 이는 단순히 논문과 특허라는 결과물에 안주하지 않고, 연구 성과가 실제 산업적, 사회적 가치로 환원되어 국민의 삶에 기여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삼습니다. 이를 위해 연구자들이 연구에만 몰입할 수 있도록 돕고, 성과를 사회적 이익으로 연결하는 전문 매니저인 프로젝트 매니저(PM)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이러한 시스템의 변화는 연구의 성패를 좌우하는 새로운 지표이자 KIST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합니다. 장 부원장은 과거 선진국을 뒤쫓던 추격형 연구에서 벗어나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개척하는 ‘퍼스트 무버’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직접 실천해 왔습니다. 2002년 귀국 당시 받은 ‘KIST 연구자들만의 힘으로 사이언스에 논문을 게재하라’는 막중한 미션을 7년 만인 2009년에 완수해 냈습니다. 이 성과는 단순히 개인의 영예를 넘어 KIST가 세계적인 연구팀으로 인정받는 밑바탕이 되었으며, 우리나라도 선도형 R&D를 충분히 해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입증하는 상징적인 사례가 되었습니다. 후배 연구자들에게 그는 국가 연구 기관의 구성원으로서 사명감을 가질 것을 당부합니다. 연구자 개인으로서의 성공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 동향을 끊임없이 모니터링하며 사회적 영향력이 큰 ‘좋은 문제’를 설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만큼 연구 성과가 국가 발전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데 이바지해야 하며, 이를 위해 항상 전문성을 갖추고 스스로 질문을 던지는 부지런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