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 레이저에 이런 비밀이?? 【비하인드 과학세상 레이저 편 - 비과세#8 Behind the Science #8 Laser】
워싱턴 DC의 제퍼슨 기념관과 시드니의 하버브리지, 그리고 이집트의 오벨리스크에는 한 가지 흥미로운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레이저를 이용해 수천 년의 세월이 담긴 묵은 때를 깨끗하게 벗겨냈다는 점입니다. 1980년대 중반부터 유럽에서는 역사적 건축물의 외벽이나 오래된 조각상, 예술품 등을 정교하게 복원하는 데 레이저 클리닝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왔습니다. 이처럼 레이저는 단순히 유물을 닦아내는 도구를 넘어 의료와 산업, 국방에 이르기까지 우리 삶의 거의 모든 분야에서 혁신을 일으키고 있는 핵심 기술로 자리 잡았습니다. 레이저의 명칭은 '유도 방출에 의한 빛의 증폭'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그 작동 원리는 원자 단위의 미시 세계에서 시작됩니다. 원자가 외부 에너지를 받으면 전자가 원자 중심에서 멀어지며 더 빠르게 움직이게 되는데, 이는 고무줄에 묶인 돌멩이를 힘껏 돌리는 것과 유사합니다. 이렇게 들뜬 상태의 전자가 다시 안정적인 원래 자리로 돌아오며 에너지를 빛의 형태로 내뿜는 것을 자연 방출이라 합니다. 레이저는 이 과정에서 특정 빛을 이용해 인위적으로 동일한 성질의 빛을 추가로 끌어내는 유도 방출 현상을 핵심 원리로 이용합니다. 유도 방출을 통해 생성된 레이저는 일반적인 전구 빛과는 비교할 수 없는 네 가지의 강력한 물리적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우선 한 가지 색만을 띠는 단색성과 파장의 위상이 공간적, 시간적으로 완벽히 일치하는 결집성을 가집니다. 또한 빛이 퍼지지 않고 일직선으로 나아가는 직진성과 매우 강력한 에너지를 한곳에 집중시키는 고휘도성이 특징입니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현대 과학자들은 아폴로 우주선이 달에 남겨둔 반사판에 레이저를 쏘아 보낸 뒤 돌아오는 시간을 정밀하게 측정함으로써 지구와 달 사이의 거리를 밀리미터 단위로 정확하게 계산해내고 있습니다. 레이저는 사용 목적에 따라 빛이 나오는 형태와 매질에 의해 다양하게 분류됩니다. 빛이 끊김 없이 일정하게 방출되는 연속파 레이저와 짧은 순간에 에너지를 집중해 방출하는 펄스 레이저가 대표적입니다. 특히 펄스 레이저는 빛의 지속 시간에 따라 나노초에서 아토초까지 정밀하게 나뉘어 미세 가공 현장에서 활약합니다. 또한 레이저를 발생시키는 물질에 따라 고체, 기체, 다이오드, 파이버 레이저 등으로 구분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다양성 덕분에 레이저는 초정밀 수술용 메스부터 거대한 철판을 자르는 산업용 절단기까지 폭넓은 영역에서 필수적인 도구로 쓰입니다. 레이저 기술의 미래는 양자 컴퓨팅과 우주 탐사 등 첨단 과학의 최전선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플라스마 스펙트럼 분석을 통해 미지의 물질 성분을 알아내거나, 빛의 힘으로 분자를 조종하는 광학 집게 기술 등은 이미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한국기계연구원을 중심으로 자동차 프레임 용접용 TWB 공정이나 배터리 용접 등 산업 현장의 원천 기술들이 활발히 개발되어 수많은 기업에 이전되고 있습니다. 중력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빛의 특성을 활용한 레이저 기술은 다가올 우주 시대에 더욱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며 인류의 한계를 넓혀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