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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농태양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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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50년, ETRI를 빛낸 사람들 오수영 전 소장

엔지니어의 길을 걷기 시작한 이후, 연구개발의 본질은 언제나 문제를 명확히 정의하고 그에 대한 실질적인 솔루션을 찾아내는 데 있었습니다. 단순히 이론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상용화를 통해 사람들의 삶에 실효성 있는 도움을 줄 때 비로소 기술의 진정한 가치가 증명된다고 믿습니다. 휴렛팩커드에서의 경험은 기업이 사회에 기여하는 방식을 배우게 했고, 이는 훗날 스타트업과 국책 연구소에서의 행보에 큰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유용한 기술을 개발하고 그것이 널리 쓰이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연구자로서 가장 큰 보람입니다. 한국으로 돌아와 수행했던 와이브로와 지상파 DMB 칩 개발은 상용화라는 목표를 달성한 가장 기억에 남는 성과입니다. 과거 CDMA 기술 개발 당시 겪었던 라이선스 한계를 넘어, 우리가 직접 개발한 칩이 대중적으로 보급되는 과정은 엔지니어로서의 자부심을 일깨워 주었습니다. 물론 태양광 실리콘 개발처럼 글로벌 시장의 가격 경쟁에 밀려 상용화 문턱에서 멈춰 선 아쉬운 사례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도전의 과정은 기술 개발에 있어 경제성과 신뢰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해준 소중한 자산이 되었습니다. 현재 집중하고 있는 영농태양광은 좁은 국토 면적이라는 한국의 지리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혁신적인 대안입니다. 농지 위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되, 농작물의 수확량을 일정 수준 이상 유지하면서도 전력을 생산하는 이 방식은 이미 일본 등 해외에서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특히 설치 비용을 낮추기 위해 지면에서 조립한 후 직립시키는 새로운 시공법을 도입하여 경제성을 확보했습니다. 특정 광 스펙트럼을 조절해 오히려 수확량을 늘리는 시도까지 더해지며, 에너지와 농업이 공존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미래 모델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이 정보통신기술 강국으로 우뚝 서기까지는 국책 연구소인 ETRI와 정부의 선도적인 역할이 매우 컸습니다. 과거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일본의 공세를 이겨내고 세계 시장을 석권할 수 있었던 것도 국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입니다. 이제 우리는 타인의 기술을 빠르게 따라가는 '패스트 팔로워'를 넘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퍼스트 무버'가 되어야 합니다. 국책 과제는 단순히 기술을 축적하는 단계를 넘어, 실질적인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상용화의 교두보를 마련하는 핵심 동력이 되어야 합니다. 인공지능이 주도하는 새로운 시대에는 엔지니어의 역할 또한 변화해야 합니다. 단순히 기술적인 숙련도를 높이는 것을 넘어, 인문학적 소양을 바탕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질 수 있어야 합니다. 이제는 AI라는 강력한 도구를 적재적소에 활용하여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지휘자로서의 역량이 중요합니다. 지난 50년간 국가 발전을 이끌어온 ETRI가 앞으로도 인공지능 응용 분야에서 혁신을 주도하며 우리나라 ICT의 미래를 밝혀주기를 기대합니다. 변화의 흐름 속에서 문제를 정의하는 힘은 여전히 기술 발전의 시작점입니다.

ETRI50년, ETRI를 빛낸 사람들 오수영 전 소장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50주년 특별 기념 인터뷰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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