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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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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OST2020

현대 사회는 전례 없는 데이터 폭발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의 1조 개에 달하는 관계 데이터부터 GPT-3와 같은 초거대 언어 모델의 수천억 개 파라미터, 그리고 인간의 뇌를 시뮬레이션하기 위한 수십 페타바이트의 정보까지, 우리가 다루어야 할 데이터의 양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습니다. 이러한 거대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하는 것은 현대 컴퓨팅 기술의 핵심 과제가 되었으며, 이는 기존의 하드웨어 구조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새로운 차원의 병목 현상을 야기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연산 장치의 개수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데이터의 흐름을 감당하기에 역부족인 상황에 직면한 것입니다. 기존의 컴퓨팅 시스템은 '프로세서 중심'의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각 프로세서가 독립된 메모리를 가지고 네트워크로 연결된 이 방식은 데이터 규모가 커질수록 통신 비용이 급증하는 치명적인 단점을 노출합니다. 실제로 일본의 슈퍼컴퓨터 K 컴퓨터의 사례를 보면, 노드 수를 늘렸을 때 전체 성능의 73%가 연산이 아닌 통신에 소모되는 현상이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머리 좋은 사람들이 모여도 서로 대화하고 정보를 주고받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소비한다면 효율적인 협업이 불가능한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결국 연산 성능을 높이는 것보다 데이터에 접근하는 효율을 높이는 것이 미래 컴퓨팅의 성패를 가를 핵심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패러다임이 바로 '메모리 중심 컴퓨팅'입니다. 이는 데이터를 가운데에 두고 그 주위에 다수의 CPU나 GPU를 배치하여 데이터를 즉각적으로 공유하는 방식입니다. 데이터의 이동과 분할, 수집 과정을 최소화하고 모든 프로세서가 하나의 거대한 메모리 공간을 공유함으로써 통신 지연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러한 환경은 차세대 인터커넥트 기술인 Gen-Z나 CXL의 등장과 함께 현실화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기존 프로세서 중심의 한계를 극복하고 대규모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ETRI는 이러한 하드웨어 변화에 발맞춰 메모리 중심 컴퓨팅을 위한 운영체제(OS) 연구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운영체제는 256 테라바이트 이상의 메모리 접근에 한계가 있는 등 거대 데이터를 다루기에 기술적 제약이 존재합니다. 연구진은 메모리와 스토리지, 파일 시스템의 경계를 허물고 이를 통합된 메모리 관점에서 재해석하는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거대 주소 공간을 안전하게 관리하고 원격 메모리에 빠르게 접근하며, 여러 노드가 마치 하나의 시스템처럼 작동하게 만드는 것이 핵심 기술입니다. 이는 KAIST, UNIST와 협력하여 운영체제의 모든 스택을 혁신하는 야심 찬 프로젝트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의 최종 목표는 대한민국이 시스템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오픈소스 수혜국을 넘어 기여국으로 도약하는 것입니다. 모든 연구 결과물은 GitHub를 통해 전 세계 커뮤니티에 공개되며, 글로벌 오픈소스 생태계와의 협력을 통해 기술적 위상을 높여갈 계획입니다. 인텔이나 엔비디아가 주도하는 프로세서 시장에서 벗어나, 우리가 강점을 가진 메모리 분야를 중심으로 컴퓨팅 플랫폼을 재정의하려는 시도는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합니다. 메모리 강국인 우리나라가 차세대 메모리 기반의 신개념 운영체제 기술을 확보한다면, 미래 인공지능과 거대 데이터 산업에서 강력한 주도권을 쥐게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EOST2020
한국전자통신연구원오픈소스 테크데이
  • 공학·기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