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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 Conference 2026 - 박세웅 원장 비전발표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은 2005년 저서 《특이점이 온다》를 통해 인류 문명의 거대한 전환점을 예견했습니다. 그는 2029년경 컴퓨터가 인간과 구분되지 않는 수준의 튜링 테스트를 통과하고, 2045년에는 인공지능(AI)이 전 인류 지능의 총합을 압도하는 특이점이 도래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그는 기술의 발전 속도가 가속화됨에 따라 인간의 수명이 비약적으로 연장되는 시대가 곧 열릴 것으로 내다보았습니다. 이러한 예측들은 과거에는 공상과학처럼 들렸으나, 오늘날 비약적으로 발전한 생성형 AI 모델들의 등장은 그 시기가 예상보다 훨씬 앞당겨질 수 있음을 시사하며 우리 사회에 커다란 화두를 던지고 있습니다. 특이점의 도래는 기존의 사고방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새로운 세상의 펼쳐짐을 의미합니다. 현재 우리는 챗GPT나 제미나이 같은 고도화된 언어 모델을 통해 AI가 인간의 지적 경계를 넘나드는 과정을 목격하고 있으며, AI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환각 현상 또한 급격히 감소하는 추세에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적 진보는 동시에 AI 기술을 소유한 집단과 그렇지 못한 집단 사이의 심각한 양극화를 초래할 위험성도 내포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한 기술 발전을 넘어 AI와 인간이 조화를 이루며 공존할 수 있는 사회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이 시대의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이러한 대전환의 시기를 맞아 'AIDX 혁신으로 이끄는 함께 사는 따뜻한 세상'이라는 새로운 비전을 설정했습니다. 이 비전은 기술이 인간을 초월하는 특이점 대응과 사람을 위한 기술 개발이라는 두 가지 핵심 축을 바탕으로 합니다. AI가 지식 노동을 대신하고 로봇이 육체 노동을 전담하는 세상이 오면, 인류는 비로소 생존을 위한 노동에서 해방되어 삶의 본질적인 가치에 집중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과거 고대 그리스 철학이 노예 노동의 기반 위에서 꽃을 피웠듯, 지속 가능한 지능형 노동력을 통해 인류가 보다 고차원적인 철학적 고민과 자아실현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연구원의 목표입니다. 새로운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ETRI는 '4E' 전략을 통해 연구개발 체질의 전면적인 혁신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국가 혁신 성장 엔진으로서 본질에 집중하는 Essential, 개방형 플랫폼을 지향하는 Embracing, 연구원의 열정을 자극하는 Exciting, 그리고 탁월한 질적 성과를 도출하는 Excellent가 그 핵심입니다. 특히 기존의 복잡한 과제 중심 시스템(PBS)에서 탈피하여 임무 중심의 연구 체계로 전환함으로써, 연구원들이 행정 업무에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고 오로지 핵심 연구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세계 최고 수준의 논문과 해외 특허를 확보하여 글로벌 영향력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미래 핵심 기술 분야로는 AI 과학자 개발과 AI 고속도로망 구축, 그리고 피지컬 AI 구현에 역량을 집중할 예정입니다. 과학 기술에 특화된 멀티모달 모델을 통해 연구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6G와 연계된 차세대 네트워크 인프라를 구축하여 AI가 일상 곳곳에 스며들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자 합니다. 또한 제한된 국가 컴퓨팅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클라우드 기반 인프라 공유 체계를 구축하여 연구 생태계 전반의 동반 성장을 도모할 것입니다. 특이점의 시대가 눈앞으로 다가온 지금, ETRI는 변화를 지켜보는 관찰자가 아니라 새로운 흐름을 주도하는 창조자로서 인류를 위한 따뜻한 기술 혁신을 선도해 나갈 것입니다.

ETRI Conference 2026 - 박세웅 원장 비전발표
한국전자통신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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