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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상용화

1 Contents
최신순

[역사 속 화학사전] 감염병과 인류 끝나지 않은 전쟁

인류의 역사는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적과의 끊임없는 사투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1812년 나폴레옹의 프랑스군은 전 유럽을 호령하던 최강의 군대였으나, 러시아 원정에서 그들을 무너뜨린 것은 적의 포탄이 아닌 추위와 굶주림, 그리고 발진티푸스라는 치명적인 세균이었습니다. 이처럼 과거의 인류는 감염병 앞에서 속수무책으로 무너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위기를 겪으며 인류는 점차 소독제와 같은 화학적 수단을 동원해 병원체의 정체를 파악하고 이에 맞서 싸우기 위한 현대 의학의 기틀을 마련하기 시작했습니다. 감염병 극복의 첫걸음은 위생과 화학적 치료제의 등장이었습니다. 제멜바이스는 손 위생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소독제의 개념을 정립했고, 살바르산과 설파제는 병원체만을 선택적으로 공격하는 화학 요법의 시대를 열었습니다. 특히 1928년 플레밍이 발견한 푸른 곰팡이의 항균 효과는 현대 의학의 가장 결정적인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이후 플로리와 체인이 페니실린을 실제 치료제로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길을 열면서, 인류는 세균 감염에 의한 사망 공포로부터 비로소 해방될 수 있는 강력한 무기를 손에 넣게 되었습니다. 세균을 넘어 바이러스와의 싸움에서도 인류는 놀라운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C형 간염 치료제의 개발입니다. 간경화와 간암을 유발하는 난치병으로 여겨졌던 C형 간염은 바이러스의 복제 기작을 정밀하게 타격하는 직접 작용 항바이러스제(DAA)의 개발로 이제 먹는 약만으로도 완치가 가능한 질병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성과는 바이러스의 핵심 부품을 차단하는 정밀한 화학적 접근이 얼마나 효과적인지를 증명했으며, 이는 2020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으로 이어지며 그 가치를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오늘날 감염병은 더 이상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며, 코로나19는 전 세계를 빠르게 위협할 수 있는 새로운 위기가 언제든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러한 최전선에서 한국화학연구원은 백신 후보물질 발굴과 진단 및 치료제 연구를 통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특히 1995년부터 시작된 에이즈 치료제 연구는 부작용을 획기적으로 낮춘 신약의 상용화로 이어졌으며, 라이노바이러스 치료제 등 다양한 항바이러스 분야에서도 기술 이전을 성공시키며 국내외 감염병 대응 역량을 강화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감염병 위협은 기후 위기와 교류 증가로 인해 더욱 가속화될 전망입니다. 이에 한국화학연구원은 AI 기반의 항원 설계와 방대한 화합물 라이브러리를 활용해 미래 바이러스에 대비한 대응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있습니다. 또한 기존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슈퍼 박테리아와 같은 새로운 위험에 맞서 차세대 항생제 개발에도 매진하고 있습니다. 실험실에서의 작은 도전이 다음 세대의 생명을 구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는 믿음 아래, 화학은 인류가 눈에 보이지 않는 적과의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역사 속 화학사전] 감염병과 인류 끝나지 않은 전쟁
한국화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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