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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맛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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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순

[UST X 성심당] 화학자의 빵 vs 장인의 빵 ‘손맛’이란 정말 있을까?

소위 '손맛'이라 불리는 요리의 미학을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있을까요? 국어사전에서는 음식을 만들 때 손에서 우러나오는 솜씨로 정의하지만, 과학도의 시각에서는 아직 정량화되지 않은 수많은 변수의 합으로 해석되기도 합니다. 대전의 상징인 성심당 제빵사와 함께하는 이번 실험은, 과학적으로 완벽하게 설계된 레시피가 숙련된 전문가의 직관적인 솜씨를 대체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기획되었습니다. 요리 경험이 전혀 없는 초보자가 정밀한 수치만을 따랐을 때 전문가 못지않은 결과물을 낼 수 있다면, 손맛은 결국 미지의 데이터 영역임을 증명하는 셈입니다. 빵이 맛있는 과학적 이유는 우리 뇌가 이를 고에너지원이자 소화하기 쉬운 상태로 인식하기 때문입니다. 효모가 밀가루를 분해하며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는 반죽을 부풀리고, 에탄올과 다양한 향 분자는 특유의 풍미를 형성합니다. 여기에 140도 이상의 고온에서 발생하는 마이야르 반응과 전분의 호화 과정이 더해지면 우리가 사랑하는 '겉바속촉'의 질감이 완성됩니다. 과학자들은 이러한 일련의 화학적 반응을 완벽히 통제하기 위해 재료의 비율은 물론, 발효 과정의 온도와 습도 등 모든 환경 변수를 데이터화하여 레시피에 담아내기로 했습니다. 확정된 과학자의 레시피는 정밀함의 극치를 보여줍니다. 강력분의 글루텐 함량부터 효모의 활성도, 그리고 발효 전후의 미세한 질량 변화까지 모두 계산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특히 발효가 완료되는 시점을 단순히 육안으로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이산화탄소 배출로 인해 줄어든 약 4g의 무게 변화로 판단한다는 점이 독특합니다. 또한 잘 익은 빵의 구움색을 디지털 색상 값인 헥스코드로 정의하여 굽기 정도를 객관화했습니다. 이는 주관적인 감각을 철저히 배제하고 오직 수치화된 데이터만을 신뢰하여 전문가의 손맛에 도전하려는 시도입니다. 하지만 실제 조리 과정에서는 이론과 현실의 간극이 분명히 존재했습니다. 온도와 습도를 엄격히 통제했음에도 불구하고 살아있는 효모의 반응은 매 순간 달라졌으며, 연구원들은 문헌 조사 내용과 실제 반응 사이에서 끊임없이 프로토콜을 수정해야 했습니다. 반면 제빵사는 계량기 대신 종이컵과 손끝의 감각만으로 반죽의 탄성을 정확히 파악해냈습니다. 실험 과정은 단순히 빵을 굽는 행위를 넘어, 예상치 못한 변수에 실시간으로 대응하는 모니터링 능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해주는 또 다른 형태의 연구 과정과도 같았습니다. 최종 시식 결과, 장인의 빵은 깊은 풍미와 식감에서 압도적인 숙련도를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나 과학자의 빵 역시 정량화된 레시피의 힘을 빌려 예상을 뛰어넘는 훌륭한 결과물을 만들어냈습니다. 이번 실험을 통해 손맛은 단순한 미신이 아니라, 과학이 아직 포착하지 못한 미세한 조절 능력과 수많은 시행착오로 축적된 배경지식의 총합임이 밝혀졌습니다. 결국 손맛이란 숙련된 경험이 빚어낸 고도의 데이터이며, 이를 정밀하게 분석하고 이해하려는 노력 속에 식품 과학의 진정한 발전이 있음을 다시금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UST X 성심당] 화학자의 빵 vs 장인의 빵 ‘손맛’이란 정말 있을까?
한국화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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