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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연구장비 활용 캠페인] 11편 이화여자대학교 조수연 교수

레이저 조사에 따라 전기가 흐르는 도체에서 부도체로 변하거나, 빛의 흡수와 반사 특성이 달라지는 물질이 있다면 현대 과학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습니다. 이화여자대학교 저차원 물질 실험실에서는 이러한 마법 같은 변화를 실현하는 저차원 물질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저차원 물질은 나노미터 수준의 아주 얇은 두께를 가지며, 외부 조건의 미세한 변화에도 물리적 성질이 급격하게 변하는 독특한 특징을 지닙니다. 이러한 특성은 차세대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미래 기술의 핵심 소재로서 무한한 잠재력을 보여줍니다. 저차원 물질의 성질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정밀한 합성 기술과 측정 장비가 필수적입니다. 연구실에서는 화학 기상 증착법(CVD) 장비를 활용하여 원자 층 단위의 얇은 박막을 증착하며 시료를 제작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물질은 팁 프로브 장비를 통해 전기 저항을 측정함으로써 금속성이나 절연성 여부를 판단하게 됩니다. 특히 물질의 두께에 따라 색상과 물리적 특성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에, 미세한 두께별 변화를 정밀하게 관찰하고 데이터를 축적하는 과정은 소재 공학 연구의 가장 기초적이면서도 중요한 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 주목받는 몰리브데늄 다이텔루라이드(MoTe2)와 같은 2차원 물질은 레이저를 쏘는 것만으로도 결정 구조가 바뀌는 '상전이' 현상을 일으킵니다. 기존의 X선 분석 방식으로는 너무 얇은 저차원 물질의 내부 구조를 파악하기 어려웠으나, 빛의 산란을 이용한 라만 분광법이 도입되면서 상세한 분석이 가능해졌습니다. 레이저 조사 후 변화된 영역의 라만 스펙트럼 피크를 분석하면 해당 물질이 어떤 물리적 상태로 변했는지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는 소재의 내구성이나 열전도도, 빛의 반사율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는 기술적 토대가 됩니다. 연구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연구실에서는 국산 연구 장비를 적극적으로 도입하여 연구자 맞춤형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레이저 파워를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국산 라만 분광기를 활용해 시료에 가해지는 열이나 반응도를 세밀하게 측정합니다. 또한 진공 상태에서 전기 저항을 측정할 수 있는 장비는 외산보다 뛰어난 확장성을 제공합니다. 이러한 맞춤형 장비들은 연구자가 의도한 최적의 실험 환경을 조성해주며, 이는 권위 있는 학술지의 표지를 장식하는 등의 우수한 연구 성과로 이어졌습니다. 저차원 물질의 상전이 특성을 활용하면 혁신적인 미래 기술 구현이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특정 파장의 빛을 선택적으로 흡수하거나 반사하는 성질을 이용해 노이즈가 적은 고성능 이미지 센서를 개발할 수 있으며, 가시광선을 넘어 적외선과 자외선 영역까지 촬영하는 장비 제작도 가능합니다. 또한 얇고 유연한 구조 덕분에 웨어러블 소자로의 응용이 가능하며, 빠른 응답 속도를 바탕으로 광통신 및 정보 처리 분야에서도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입니다. 연구자의 아이디어와 특화된 장비의 결합은 앞으로도 새로운 과학적 발견의 지평을 넓혀갈 것으로 기대됩니다.

[국산연구장비 활용 캠페인] 11편 이화여자대학교 조수연 교수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 물리학
  • 화학
  • 융합
  • 공학·기술

실험실에도 필요한 소·부·장? 연구장비도 국산화 한다!

분석과학은 관찰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과학 활동과 직결되는 분야로, 노벨 과학상 수상자의 상당수가 이와 관련된 기술 개발로 공로를 인정받을 만큼 중요합니다. 이는 독자적인 분석장비 확보가 곧 국가의 과학 경쟁력임을 시사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그동안 외산장비 의존도가 약 67%에 달할 정도로 높아 진정한 의미의 기술 자립에 어려움을 겪어왔습니다. 다행히 최근 들어 기초 연구의 핵심인 광학 영상 장비들이 국산화되면서 주요 수입국들의 기술적 영향력에서 서서히 벗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기초과학 연구의 대표적 장비인 30kV급 보급형 투과전자현미경은 전자빔을 가속해 시료 내부의 구조를 원자 수준에서 분석할 수 있는 유일한 도구입니다. 그동안 미국과 일본이 세계 시장의 97%를 점유하며 기술을 독점해왔으나, 국내 연구팀이 2015년부터 연구를 시작해 마침내 국산화 플랫폼 구축과 시제품 제작에 성공했습니다. 핵심 요소인 전자원과 카메라, 시료 스테이지 등을 자체 개발함으로써 이제는 나노 수준의 관찰이 필요한 국내 기업과 학교 등 다양한 분야에 고성능 분석 환경을 제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2차 이온 질량 분석기는 시료에 이온빔을 조사하여 발생하는 2차 이온의 질량을 분석해 화학적 조성을 파악하는 필수 장비입니다. 최근 이 장비의 핵심 요소인 기체 클러스터 이온빔 장치가 국산화되면서,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상황을 반전시킬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특히 아르곤 원자 클러스터를 활용한 이온빔은 유기 물질이나 생체 시료를 손상 없이 정밀하게 가공할 수 있어, 반도체와 OLED 디스플레이 같은 국가 전략 산업의 3차원 분자 영상 분석 분야에서 세계적인 수준의 정밀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소자의 미세 발열을 측정하는 기술에서도 획기적인 국산화 성과가 나타났습니다. 기존 적외선 방식의 외산장비는 표면 온도만 측정 가능하고 분해능이 낮다는 한계가 있었으나, 새로 개발된 공초점 열반사 현미경은 가시광을 이용해 소자 내부의 열원까지 3차원으로 측정할 수 있습니다. 이는 기존 외산장비보다 10배 뛰어난 0.3마이크로미터 수준의 분해능을 자랑하며, 해외 선진 기업이 선점한 특허망을 피해 독자적인 원리로 구현되었습니다. 고성능이면서도 가격 경쟁력을 갖춰 향후 기술 수출까지 기대되는 대목입니다. 실험실은 새로운 과학 기술이 탄생하고 다듬어지는 산실입니다. 이곳에서 사용되는 핵심 분석장비들을 우리 기술로 만드는 일은 탄탄한 기초 연구의 기반을 닦고, 그 위에서 더욱 뛰어난 응용 기술이 피어날 수 있게 합니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지속적인 연구장비 국산화 노력은 외산장비의 한계를 넘어 우리나라 과학 기술의 자립을 앞당기는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앞으로도 독자적인 분석 기술 확보를 통해 세계 시장에서 우리 과학의 위상을 높여 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실험실에도 필요한 소·부·장? 연구장비도 국산화 한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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