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RI] 노년의 건강한 삶을 지키다, 고령친화식품
인류의 과학기술과 의료 수준이 비약적으로 발달하면서 지난 200년 사이 인간의 평균수명은 두 배 이상 늘어났습니다. 현재 우리 국민의 기대수명은 83세에 육박하며, 우리나라는 그 어느 선진국보다 빠르게 65세 이상 인구가 20%를 넘어서는 초고령사회를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늘어난 수명에 비해 질병 없이 건강하게 활동하는 ‘건강수명’의 연장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통계에 따르면 대다수의 고령자가 생애 마지막 20여 년을 질병이나 부상을 안고 보내고 있으며, 이는 개인의 고통을 넘어 국가적 차원의 큰 손실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고령층의 건강수명을 위협하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신체 기능 저하로 인한 섭식 장애입니다. 나이가 들면 치아가 약해지고 소화력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필수적인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지 못하는 악순환에 빠지기 쉽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개념이 바로 ‘고령친화식품’입니다. 이는 고령자의 신체적 특성을 정밀하게 고려하여 제조 및 가공된 식품으로, 영양실조나 탈수를 방지하고 음식을 잘못 삼켜 발생하는 흡인성 폐렴을 예방하는 역할을 합니다. 일본은 이미 수조 원대의 시장을 형성하며 고령자들을 위한 맞춤형 식단과 디저트 등 2천여 종 이상의 제품을 일상적으로 유통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고령친화식품에 대한 과학적 연구가 결실을 보고 있는데, 그 핵심에는 ‘식품 물성 조절 기술’이 있습니다. 물성이란 식품의 물리적 특성을 의미하며, 이를 조절하여 단단한 음식을 연하게 만들거나 목넘김이 쉽도록 점성을 관리하는 것이 기술의 요체입니다. 특히 고령자는 일반인에 비해 씹는 힘과 삼키는 기능이 저하되어 있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기 위한 물리적 특성 제어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연구진은 치아가 결손되거나 뒤틀리는 등 고령자 개별의 저작 환경 변화를 과학적으로 측정하고 이를 데이터화하여, 누구에게나 적합한 표준화된 식품 물성 기준을 정립해 나가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러한 고령친화식품을 국가 차원의 미래 유망 식품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법률적,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기존의 자율표시제로 운영되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농림축산식품부 인증제를 도입하고, 한국식품연구원을 통해 품질보증체계를 한층 강화하였습니다. 이러한 인증 마크는 소비자에게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여 선택의 폭을 넓혀주고, 관련 기업에는 제품 개발을 위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는 이정표가 됩니다. 기술 이전을 통해 실험실 수준의 연구를 대량 생산 체계로 연결하는 일련의 과정들은 기업 경쟁력을 높이고 관련 시장을 활성화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이제 초고령사회는 피할 수 없는 현실로 다가왔으며, 이에 대응하는 고령친화식품의 가치는 갈수록 높아질 것입니다. 이는 단순한 먹거리를 넘어 고령층의 삶의 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개인의 존엄을 지키는 중요한 수단이 될 것입니다. 또한 고령친화식품 산업의 활성화는 식품 산업 전반의 패러다임을 기술 중심의 정밀 영양으로 전환하는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기술의 진보가 고령자의 식탁을 풍성하게 만들고, 건강수명을 기대수명에 가깝게 끌어올리는 과정은 우리 사회가 함께 나아가야 할 지속 가능한 미래의 모습이라 할 수 있습니다.
![[KFRI] 노년의 건강한 삶을 지키다, 고령친화식품](https://i.ytimg.com/vi/Ranj21cZ-yI/mqdefault.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