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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치료,치료의 패러다임 전환 - 바이오 이슈 컨퍼런스 / 충남대학교 김연수 교수

유전자 치료는 단순히 질병의 증상을 완화하는 수준을 넘어 의료계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이를 '휴먼 진 트랜스퍼'라 부르며, 기존의 난치성 및 불치성 질환을 단 한두 번의 치료로 완치할 수 있는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미 여러 품목 허가가 이루어지면서 그 실효성이 입증되고 있으며, 유전자 전달 체계의 비약적인 발전 덕분에 근원적인 치료가 가능해졌습니다. 이에 따라 글로벌 빅파마들은 기술 도입과 M&A에 막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으며, 이론적으로 약 6,000종에 달하는 유전 질환을 타깃으로 하는 거대한 시장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대적 성취는 유전학 선구자들의 기초 연구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1975년 역전사 이론으로 노벨상을 받은 하워드 테민과 재조합 DNA 기술의 초석을 다진 폴 버그의 공로가 컸습니다. 특히 폴 버그는 1980년 노벨상 강연에서 바이러스 벡터를 이용한 유전자 치료의 가능성을 처음으로 제시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1990년 NIH에서 프렌치 앤더슨에 의해 선천성 면역 결핍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최초의 공식 임상 시험이 시행되었습니다. 당시 환자들은 막대한 비용의 단백질 투여에 의존해야 했으나, 유전자 치료는 조혈모세포를 이용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며 새로운 장을 열었습니다. 유전자 치료의 성공 여부는 유전 물질을 얼마나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전달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초기에는 아데노바이러스나 레트로바이러스 벡터가 주로 쓰였으나, 안전성과 유효성 문제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그러나 2010년경부터 렌티바이러스와 AAV 벡터 기술이 실용화 단계에 들어서며 상황이 반전되었습니다. 렌티바이러스는 세포 외부에서 유전자를 도입하는 ex vivo 치료에, AAV는 인체에 직접 주입하는 in vivo 치료에 최적화된 성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벡터 기술은 최근 유전자 교정 기술과 결합하여 더욱 다양한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정교한 도구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실제 임상 현장에서 들려오는 완치 소식은 이 기술의 잠재력을 실감케 합니다. 백혈병으로 더 이상 가망이 없던 아이가 CAR-T 임상 시험을 통해 완치되어 건강하게 성장한 사례나, 선천성 망막 질환으로 실명 위기에 처했던 아이가 시력을 회복하여 자전거를 타는 모습은 큰 감동을 줍니다. 이는 질병의 원인을 분자 수준에서 정확히 규명하고, 이를 조작할 수 있는 유전학적 도구가 완성되었음을 의미합니다. 현재 대부분의 치료제는 희귀 난치성 질환을 타깃으로 하지만, 기술적 성숙도가 높아짐에 따라 점차 혈액암을 넘어 대사성 및 퇴행성 질환으로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유전자 치료가 대중화되기 위해서는 생산 공정과 경제적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합니다. 미국 FDA는 최근 유전자 치료제 심사에서 작용 기전보다 생산 공정 관리인 CMC 비중을 80%까지 높였습니다. 이는 제품이 설계된 대로 정확히 제조되었는지를 엄격히 검증하겠다는 의지입니다. 또한 한 번 치료에 수십만 달러가 소요되는 고가 약제비는 큰 사회적 과제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삶의 질 개선 정도에 따라 약가를 책정하는 '질 보정 수명(QALY)' 개념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장기적인 부작용 관찰과 표적 이탈 효과 감소와 같은 기술적 난제 역시 지속적으로 연구되어야 할 부분입니다. 유전자 치료 기술의 확장성은 항암 치료와 백신 개발 분야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공격하는 항암바이러스 기술은 면역관문억제제와 병용 시 치료 반응률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습니다. 또한,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한 mRNA 백신이나 아데노바이러스 기반 백신들 역시 유전자 치료 기술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과거 사스나 메르스 당시 축적된 유전자 전달 기술이 있었기에 전례 없는 속도로 백신을 개발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처럼 유전자 치료는 특정 질환의 치료를 넘어 인류를 위협하는 감염병에 대응하는 강력한 플랫폼 기술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글로벌 흐름에 발맞추어 유전자 치료 연구를 위한 인프라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생산 시설 부족과 막대한 비용 문제로 연구자 임상이 활발하지 못했으나, 최근 충남대학교를 비롯한 여러 기관에 GMP 시설이 구축되면서 변화의 전기를 맞이했습니다. 이제 국내에서도 연구자들이 직접 디자인한 바이러스 벡터를 생산하고 임상 시험을 수행할 수 있는 지원 체계가 마련되고 있습니다. 규제 정책의 유연한 변화와 국가적 차원의 집단 연구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한국의 유전자 치료 기술도 희귀 질환을 넘어 질병 전반의 표준 치료법을 선도하는 수준으로 도약할 것입니다.

유전자치료,치료의 패러다임 전환 - 바이오 이슈 컨퍼런스 / 충남대학교 김연수 교수
한국생명공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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