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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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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우리는 왜 여전히 읽어야 하는가 | 조지은 옥스퍼드대 교수

언어는 오랫동안 인간만의 고유한 영역으로 여겨져 왔으나, 오늘날 우리는 인공지능이라는 새로운 언어적 존재와 마주하고 있습니다. 세상이 변하고 문화가 바뀌면서 언어 역시 끊임없이 변화합니다. 과거에는 보편적이었던 표현들이 사라지고 '물복'이나 '딱복' 같은 새로운 유행어가 그 자리를 대신하듯, 언어는 시대의 흐름을 가장 민감하게 반영합니다. 이러한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우리가 고민해야 할 지점은 인공지능의 편리함을 누리면서도 어떻게 인간 고유의 언어를 지켜낼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기술의 발전에 매몰되지 않고 우리만의 언어 체계를 유지하는 것은 곧 인류의 정체성을 지키는 일과도 같습니다. 인공지능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며 글쓰기나 대화에서 기계의 도움을 받는 것이 일상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모든 언어 활동을 인공지능에 전적으로 맡기게 될 때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 우리는 깊이 경계해야 합니다. 단순히 효율성만을 따져 인공지능에게 우리의 언어를 의존한다면, 결국 우리는 스스로 사고하고 표현하는 '언어 주권'을 잃어버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언어에 대한 관심은 곧 사람에 대한 관심이며 미래 세대를 준비하는 핵심적인 과정입니다. 인공지능을 잘 다루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사용 목적이 우리 개인의 언어 세계를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 데 머물러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인간의 언어는 단순한 정보 전달의 기능을 넘어 설득과 공감이라는 소중한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이 생성하는 매끄러운 결과물과 달리, 실제 인간의 말은 때때로 불완전하고 세련되지 못하며 불안정하기까지 합니다. 어제의 말을 오늘 똑같이 재현할 수 없는 인간의 언어는 기계적인 복사가 불가능한 고유한 생명력을 가집니다. 이러한 불완전함이야말로 사람과 사람을 진심으로 연결해 주는 소통의 열쇠가 됩니다. 말은 단순히 혼자만의 기록이 아니라 타인과의 유대감을 형성하고 사회를 구성하는 기초가 됩니다. 우리는 이 불완전한 목소리를 통해 서로의 감정을 확인하고 진정한 공감대를 형성하며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웁니다. 언어를 배운다는 행위는 단순한 문장의 습득이 아니라 가족과 이웃 사이에서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익히는 사회화 과정입니다. 어린아이가 부모와 대화를 나누며 서툴게 단어를 내뱉는 과정에서 형성되는 관계는 인공지능이 결코 대체할 수 없는 성질의 것입니다. 우리는 기계적인 완벽함보다는 사람의 온기가 담긴 목소리에 더 큰 매력을 느끼며, 그 안에서 신뢰를 쌓아갑니다. 인공지능은 기존의 정보를 재활용하여 수많은 문장을 생성해낼 수 있지만, 인간처럼 독창적인 감성과 사회적 맥락을 담은 새로운 언어를 스스로 창조하지는 못합니다. 결국 언어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맺기 위한 가장 인간적인 수단인 셈입니다. 인공지능은 인공적인 결과물일 뿐, 그 자체가 우리의 궁극적인 지능이 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인공지능을 우리를 돕는 보조적 지능으로 인식하고 주도적으로 활용하는 지혜로운 자세가 필요합니다. 한편으로 인공지능은 사라져 가는 언어를 복원하거나 문화적 다양성을 보존하는 데 있어 매우 훌륭한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기계의 언어와 인간의 언어 사이에 우열을 가리기보다 각자의 쓰임새를 명확히 인식하고 공생의 길을 모색해야 합니다. 미래 세대에게 사람의 언어를 소중히 가르치면서도 기술을 올바르게 사용하는 방법을 전달할 때, 우리는 비로소 기술과 인문학이 조화를 이루는 밝은 미래를 맞이할 수 있을 것입니다.

AI 시대, 우리는 왜 여전히 읽어야 하는가 | 조지은 옥스퍼드대 교수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과학문화 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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