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ssion II : 지능형반도체의 동향과 전망 / 정무경 SK사피온코리아 CTO
인공지능의 핵심 기술인 딥러닝은 1950년대에 이미 개념이 등장했으나, 오랜 시간 'AI 겨울'이라 불리는 정체기를 겪었습니다. 이러한 정체기를 극복하고 오늘날의 폭발적인 성장을 이룬 결정적인 요인은 방대한 데이터의 확보와 이를 뒷받침할 반도체 기술의 발전입니다. 과거에는 학습에만 수년이 걸렸던 복잡한 신경망 연산이 병렬 처리에 최적화된 하드웨어를 만나면서 단 며칠, 혹은 몇 시간 만에 가능해졌고, 이는 연구 효율을 비약적으로 높이며 새로운 지능의 시대를 열었습니다. 인공지능 연산의 본질은 수많은 데이터를 가중치와 곱하고 더하는 거대한 행렬 연산으로 요약됩니다. 범용적인 작업을 수행하는 CPU는 제어 장치가 비대하여 이러한 단순 반복 연산을 처리하는 데 효율이 떨어지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등장한 GPU가 병렬 처리의 길을 열었다면, 최근 주목받는 NPU는 아예 행렬 연산만을 위해 최적화된 전용 하드웨어 구조를 가집니다. NPU는 데이터 흐름을 극대화하여 딥러닝 모델의 추론과 학습 속도를 혁신적으로 가속하며 인공지능 반도체의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인간의 뇌는 약 1,000억 개의 뉴런과 이를 연결하는 수백조 개의 시냅스로 구성되어 물리적으로 완벽한 3차원 구조를 이룹니다. 반면 현대의 반도체 공정은 미세화의 한계에 직면해 있으며 평면적인 연결 구조로 인해 뇌의 복잡성을 모사하기에 여전히 부족합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여러 개의 반도체 다이를 하나로 묶는 '칩렛' 기술이나 반도체를 수직으로 쌓아 올리는 3D 적층 기술이 급격히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는 물리적 공간의 한계를 넘어 데이터 전송 효율을 높이고 인간의 신경망에 한 걸음 더 다가가려는 시도입니다. 거대 언어 모델이 등장함에 따라 메모리 용량과 대역폭의 부족 문제는 인공지능 발전의 새로운 병목 현상으로 떠올랐습니다. 방대한 파라미터를 메모리에서 프로세서로 읽어오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지연 시간과 전력 소모는 전체 시스템 성능을 저하시키는 주요 원인입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메모리 내부에서 직접 연산을 수행하는 PIM 기술이 각광받고 있습니다. 데이터를 프로세서로 옮기지 않고 저장된 위치에서 즉시 처리함으로써, 데이터 이동을 최소화하고 성능과 에너지 효율을 동시에 확보하는 것이 이 기술의 핵심 목표입니다. 인공지능의 확산은 막대한 에너지 소모라는 과제를 안겨주었습니다. 한정된 전력 내에서 더 높은 지능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디지털 연산 방식을 넘어 아날로그 컴퓨팅과 뉴로모픽 기술로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아날로그 방식은 트랜지스터 수천 개가 담당하던 연산을 단일 메모리 셀에서 처리할 수 있게 하여 효율을 극대화하며, 뉴로모픽 반도체는 생물의 신경망 작동 방식을 그대로 흉내 내어 초저전력 지능을 지향합니다. 이러한 혁신적인 반도체 기술들은 미래 인공지능이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기반이 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