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를 위한 모든 생명의 분자생물학] 10강. DNA로부터 단백질까지
생명체의 설계도인 DNA는 복제를 통해 유전 정보를 다음 세대로 전달합니다. 1953년 왓슨과 크릭이 구조를 밝힌 이래, DNA 이중나선이 풀리며 각 가닥이 주형이 되어 새로운 가닥을 형성하는 반보존적 복제 방식이 확인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DNA 중합효소는 손바닥 모양의 구조 안에서 새로운 DNA 사슬을 합성합니다. 특이한 점은 복제가 언제나 5'에서 3' 방향으로만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이로 인해 한쪽 가닥은 연속적으로 합성되지만, 반대쪽은 오카자키 단편이라 불리는 짧은 조각들로 불연속적인 합성이 일어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조각들은 DNA 연결효소에 의해 하나로 이어지며 완벽한 복제본을 완성하게 됩니다. 유전 정보가 실제 기능을 수행하는 단백질로 발현되기 위해서는 전사라는 중간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DNA를 거대한 도서관의 원본 책에 비유한다면, RNA는 필요한 부분만을 복사한 복사본과 같습니다. 모든 유전 정보를 한꺼번에 단백질로 만드는 대신, 세포의 환경과 필요에 따라 특정 부분만 RNA로 전사하는 방식은 생명 활동의 효율성을 극대화합니다. RNA 중합효소는 DNA의 프로모터 부위에 결합하여 이중나선을 풀고, 주형 가닥의 정보를 바탕으로 상보적인 RNA 가닥을 만들어냅니다. 이를 통해 세포는 고정된 유전 정보에 머물지 않고 변화하는 환경에 유연하게 적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됩니다. 진핵생물의 유전자 구조는 원핵생물보다 복잡하여, 단백질 정보가 없는 인트론과 실제 정보가 담긴 엑손이 혼재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전사 직후의 초기 RNA는 스플라이싱이라는 정교한 편집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스플라이소좀이라는 복합체가 인트론 부위를 정교하게 잘라내고 엑손들을 연결함으로써, 비로소 세포질로 나가 단백질을 만들 수 있는 성숙한 mRNA가 완성됩니다. 이러한 가공 과정은 핵 안에서만 일어나며, 전사와 번역이 분리된 진핵생물만의 독특한 특징입니다. 이를 통해 유전 정보의 정확성이 유지될 뿐만 아니라, 하나의 유전자로부터 다양한 조합의 단백질이 생성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기도 합니다. RNA에 담긴 암호는 코돈이라는 3개의 염기 조합을 단위로 아미노산으로 번역됩니다. 총 64종의 코돈이 20가지 아미노산을 지정하는 이 체계는 지구상의 거의 모든 생물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보편적인 언어입니다. tRNA는 한쪽 끝에 안티코돈을, 다른 쪽 끝에 특정 아미노산을 달고 mRNA의 코돈을 인식하여 물리적으로 연결하는 매개체 역할을 수행합니다. 아미노아실-tRNA 합성효소는 각 tRNA에 올바른 아미노산이 결합되도록 엄격히 관리하여 유전 암호 해독의 정확성을 보장합니다. 만약 염기 하나가 바뀌거나 빠지는 돌연변이가 발생하면, 이 정교한 암호 체계가 밀리면서 전혀 다른 단백질이 만들어지거나 합성이 중단되기도 합니다. 단백질 합성의 최종 단계는 세포 내 공장인 리보솜에서 이루어집니다. 리보솜의 소단위체가 mRNA와 결합한 후 개시 코돈인 AUG를 인식하면 대단위체가 합류하며 본격적인 번역이 시작됩니다. 리보솜이 mRNA를 따라 이동하며 tRNA가 운반해온 아미노산들을 순차적으로 연결해 긴 폴리펩타이드 사슬을 형성합니다. 그러다 UAA, UAG, UGA와 같은 종결 코돈을 만나면 더 이상 결합할 tRNA가 없기에 방출 인자가 결합하며 합성 중이던 단백질이 떨어져 나옵니다. 이처럼 DNA의 신호에서 시작해 리보솜의 종결 신호에 이르기까지, 정교한 분자 기작들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생명의 핵심 물질인 단백질이 탄생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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