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은하

45 Contents
최신순

왜 은하를 탈출하는 별이 있을까?

과거 인류는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들이 우주의 전부라고 믿어왔습니다. 하지만 20세기 들어 외부 은하의 존재가 확인되면서 우리의 우주관은 혁명적인 변화를 맞이했습니다. 우리가 보는 은하수는 거대한 우리은하의 단면일 뿐이며, 광활한 우주에는 이와 같은 은하들이 셀 수 없이 많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입니다. 초기 천문학자들은 은하 사이의 거리가 매우 멀기 때문에 그 빈 공간에는 아무것도 없을 것이라 짐작했지만, 기술의 발전은 이러한 고정관념을 다시 한번 깨뜨려 놓았습니다. 허블 우주망원경은 은하 사이의 텅 빈 공간을 홀로 떠도는 '은하간성'을 발견하며 천문학계에 놀라움을 안겼습니다. 이 별들은 처음부터 은하 밖에서 태어난 것이 아닙니다. 별이 탄생하기 위해서는 가스 구름이 높은 압력과 밀도로 뭉쳐야 하는데, 은하 외부의 희박한 환경에서는 이러한 과정이 일어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결국 은하간성은 원래 특정 은하에 속해 있던 별이었으나, 모종의 강력한 물리적 사건을 겪으며 자신이 태어난 고향을 떠나 우주 공간으로 튕겨 나간 방랑자들인 셈입니다. 은하간성이 발생하는 주된 원인은 은하들 사이의 역동적인 상호작용에 있습니다. 은하는 중력을 통해 주변의 물질과 다른 은하를 끌어당기며, 이 과정에서 서로 충돌하고 병합하며 덩치를 키워갑니다. 두 은하가 합쳐질 때 내부의 질량 분포가 급격히 변하면 별들의 운동 궤적도 크게 뒤틀리게 됩니다. 이때 일부 별들은 은하의 강한 중력장을 이겨내고 탈출할 수 있는 에너지를 얻어 외부로 방출됩니다. 이렇게 탈출한 별들은 은하 외곽에서 조석 흔적을 남기며 은하 성장사를 증언하는 기록물이 됩니다. 은하를 탈출하는 별 중에는 초속 1,000km라는 경이로운 속도로 질주하는 '초고속성'도 존재합니다. 이들은 주로 은하 중심에 위치한 초대질량 블랙홀의 강력한 조석력에 의해 탄생합니다. 블랙홀 근처로 접근한 쌍성계가 블랙홀의 중력에 의해 찢기면서, 한 별은 블랙홀로 끌려가고 다른 한 별은 엄청난 반동력을 얻어 은하 밖으로 튕겨 나가는 원리입니다. 또한 밀접한 쌍성계 중 하나가 초신성 폭발을 일으킬 때 그 충격으로 동반성이 튕겨 나가는 경우도 있어, 젊은 별이 많은 은하 원반 지역에서도 초고속성이 발견되곤 합니다. 이러한 떠돌이 별들은 단순한 우주의 미아를 넘어 현대 천문학의 난제를 풀 중요한 단서를 제공합니다. 가이아 우주망원경을 비롯한 최첨단 관측 장비들은 초고속성의 궤도를 정밀하게 추적하여 은하 중심부의 블랙홀 환경과 암흑물질의 분포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은하라는 안식처를 떠나 영원히 돌아올 수 없는 외로운 길을 걷는 이 별들은, 역설적으로 우리에게 우주의 가장 깊은 비밀을 전해주는 메신저가 되어주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이들의 여정을 통해 보이지 않는 우주의 구조를 하나씩 밝혀내고 있습니다.

왜 은하를 탈출하는 별이 있을까?
과학플랫폼 SOAK
  • 천문학

먼― 우주, 가까운 우주🌌(Across the Universe) 2강 2부 제임스웹으로 살피는 첫 번째 별과 은하들🔭│카오스강연 시즌2

최초의 별은 약 2억~3억 년 경에 탄생한 것으로 연구되고 있습니다. 이 별들이 모여 은하를 이루게 되는데, 초기 은하들은 약 5억~10억 년 사이에 형성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론 천문학자들은 시뮬레이션을 통해 이러한 과정을 재현하며, 우주 초기의 모습을 예측해 왔습니다. 그러나 실제 관측 결과는 이론과 다르게, 매우 이른 시기에 이미 무거운 은하들이 존재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관측 결과, 2억~3억 년 시점에 이미 무거운 은하가 발견되었습니다. 이는 기존 이론으로는 극히 드문 확률로만 설명할 수 있는 현상입니다. 관측 방법의 한계로 인한 오차 가능성도 제기되었으나, 분광 관측까지 마친 은하들 역시 이른 시기에 무거운 은하가 많았음을 시사합니다. 이로 인해 천문학계는 큰 혼란에 빠졌고, 기존 표준 우주론으로 설명되지 않는 문제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우주의 밀도 분포가 관측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제기되어, 여러 영역을 관측하고 시뮬레이션을 통해 비교 연구가 진행 중입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명확한 해답은 나오지 않았으며, 표준 우주론의 수정이나 새로운 우주론의 필요성까지 논의되고 있습니다. 우주론은 관측 결과에 따라 계속 변화해 왔으며, 앞으로도 변화할 수밖에 없는 학문임을 알 수 있습니다. 우주의 역사는 인류의 시간에 비해 매우 방대합니다. 인류 문명은 우주 달력의 마지막 1초에 해당할 정도로 짧은 시간에 등장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우주의 기원과 구조를 이해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왔습니다. 이러한 노력은 아직 모르는 것이 많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자연이 보여주는 정답을 해석하고자 하는 과학적 태도에서 비롯됩니다. 우주가 가속 팽창함에 따라 먼 은하들은 점점 더 멀어지고, 결국 우리 은하와 안드로메다 은하만 남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팽창은 인간이나 지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우주의 거대한 스케일에서만 작용합니다. 천문학자들은 우주의 근원을 밝히기 위해 최초의 별과 은하를 찾는 연구를 계속하고 있으며, 이는 인간의 호기심과 존재의 근원을 탐구하는 본능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표준 우주론은 암흑 에너지와 암흑 물질을 기반으로 우주를 설명해 왔으나, 최근 관측 결과와의 불일치로 인해 보완이나 수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암흑 물질의 특성이 우주 초기 구조 형성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 등 다양한 해석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천문학자들은 더 세련된 설명과 합의를 위해 지속적으로 연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론 천문학자들은 컴퓨터 시뮬레이션과 공개된 관측 데이터를 활용해 우주의 구조와 진화를 연구합니다. AI와 빅데이터 기술도 적극적으로 도입되고 있으며, 관측 천문학과 이론 천문학이 상호 보완적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우주의 기원, 암흑 물질, 빅뱅 이전의 상태 등 아직 풀리지 않은 난제들이 많지만, 과학자들은 열린 마음으로 자연의 정답을 찾기 위해 계속 도전하고 있습니다.

먼― 우주, 가까운 우주🌌(Across the Universe) 2강 2부 제임스웹으로 살피는 첫 번째 별과 은하들🔭│카오스강연 시즌2
국립과천과학관과학강연👨‍🏫
  • 물리학
  • 천문학

먼― 우주, 가까운 우주🌌(Across the Universe) 1강 2부 우주의 끝과 시작을 찾아서:허블 우주와 제임스웹 우주🔭│카오스강연 시즌2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2021년 12월 25일 크리스마스에 발사되어, 150만 km 떨어진 L2 지점까지 도달하는 동안 복잡한 변신 과정을 거쳤습니다. 이 망원경은 허블 우주망원경과 달리 태양, 지구, 달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먼 곳에 위치하며, 머리카락보다 얇은 다섯 겹의 차양막과 금으로 코팅된 주경 등 첨단 기술이 집약되어 있습니다. 허블 우주망원경과 비교해 크기와 무게, 그리고 가격 면에서도 혁신적인 발전을 보여주며, 인류의 우주 연구 열망과 기술의 집약체임을 증명합니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주요 목표는 우주 최초의 별과 은하, 은하의 형성과 진화, 별과 행성의 탄생 과정, 그리고 행성계와 생명의 기원을 밝히는 데 있습니다. 이 망원경은 적외선 관측을 통해 허블 우주망원경이 보여주지 못한 새로운 우주의 모습을 드러냅니다. 예를 들어, 솜브레로 은하나 펭귄 은하 등 다양한 천체를 서로 다른 파장으로 관측함으로써, 우주의 진정한 모습을 파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적외선 망원경의 힘은 허블 우주망원경으로는 볼 수 없었던 우주의 신비를 드러내는 데 있습니다. 예를 들어, 허블 우주망원경으로는 보이지 않던 거대한 물음표 모양의 천체나 중력 렌즈 효과로 변형된 은하의 모습 등이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에서는 선명하게 관측됩니다. 이러한 관측은 우주 끝에 존재하는 아기 성단, 아기 은하, 그리고 그 기원을 밝히는 데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합니다. 구상 성단은 우리 은하와 먼 은하단에 널리 분포하며, 나이가 130억 년에 달하는 매우 오래된 천체입니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이와 같은 늙은 성단뿐 아니라, 빅뱅 이후 4.5억 년 만에 태어난 가장 어린 아기 성단도 발견해냈습니다. 또한, 2.8억 년밖에 되지 않은 아기 은하와, 태양 질량의 1억 배에 달하는 무거운 은하 등, 우주 초기의 다양한 천체들을 관측함으로써 기존의 은하 형성 이론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습니다. 블랙홀 역시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관측 대상입니다. 우리 은하 중심의 초대질량 블랙홀은 태양의 400만 배에 달하는 질량을 가지고 있지만, 우주 초기에 이미 태양의 4,000만 배에 달하는 훨씬 무거운 블랙홀이 존재했음이 밝혀졌습니다. 별이 거의 없는 은하에 존재하는 '누드 블랙홀'의 발견은, 기존의 블랙홀 성장 이론을 재고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우주 초기의 블랙홀 형성 과정에 대한 새로운 연구 과제를 제시합니다.

먼― 우주, 가까운 우주🌌(Across the Universe) 1강 2부 우주의 끝과 시작을 찾아서:허블 우주와 제임스웹 우주🔭│카오스강연 시즌2
국립과천과학관과학강연👨‍🏫
  • 물리학
  • 천문학

왜 우리는 아직 외계인을 만나지 못했을까?

광활한 우주에는 우리은하에만 1,000억 개 이상의 별이 존재하며, 우주 전체로는 1조 개가 넘는 은하가 펼쳐져 있습니다. 16세기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 이후, 지오다노 브루노는 우주가 무한하며 수많은 외계인이 존재할 것이라는 파격적인 주장을 펼쳤습니다. 이후 17세기 하위헌스는 외계인의 신체 구조를 상상했고, 19세기 스키아파렐리는 화성의 지형을 외계 문명의 운하라고 믿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호기심은 인류가 우주를 바라보는 중요한 동력이 되었으며, 오늘날까지도 외계 생명체에 대한 탐구는 멈추지 않고 계속되고 있습니다. 현대 과학은 SETI(외계 지성체 탐색)를 통해 우주에서 오는 인공적인 신호를 포착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1977년의 '와우 신호'나 최근의 'BLC1'처럼 정체를 알 수 없는 신호들이 발견되기도 했지만, 아직 외계 문명의 존재를 확증할 결정적인 증거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우주의 나이와 크기를 고려할 때 외계인의 흔적이 발견되지 않는 현상을 '페르미 역설'이라 부릅니다. 외계인이 이미 멸망했거나 의도적으로 자신들을 숨기고 있다는 가설부터, 우리가 그들의 신호를 포착하기에는 기술적 한계가 명확하다는 분석까지 다양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외계 신호를 찾는 과정은 수많은 지문이 찍힌 방 안에서 낯선 이의 흔적을 찾는 것과 같습니다. 지구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인공 신호들은 외계에서 온 미세한 전파를 가로막는 거대한 장벽이 됩니다. 또한 가장 가까운 별조차 빛의 속도로 수년이 걸릴 만큼 멀리 떨어져 있어 신호가 도달하며 급격히 약해지는 문제도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지구의 전파 간섭이 없는 달 뒷면에 전파망원경을 설치하는 혁신적인 방안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인류의 끈기 있는 탐구와 국제적인 협력이 계속된다면, 언젠가 우주의 고독을 끝낼 신호를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왜 우리는 아직 외계인을 만나지 못했을까?
과학플랫폼 SOAKKAOS + AI = SOAK
  • 생명과학
  • 천문학

[연구뭐하지?] 가장 오래된 학문이자 가장 최첨단의 학문, 천문학_황호성 교수 | 서울대학교 "외부은하와 우주론 연구실"

천문학은 인류가 출현한 이래 가장 오래된 학문으로 꼽힙니다.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달과 해의 움직임에 의문을 품었던 고대인들의 호기심이 그 시작이었습니다. 자연과학의 근간이 되는 이 학문은 단순히 과거의 유산에 머물지 않고, 인간이 우주라는 거대한 공간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려는 본능적인 탐구심을 대변합니다. 이러한 순수한 궁금증은 수천 년의 시간을 넘어 현대 천문학의 발전으로 이어지는 강력한 동력이 되었으며, 인류가 자연을 이해하는 첫 번째 창구가 되었습니다. 오늘날 천문학은 가장 오래된 학문인 동시에 가장 최첨단의 학문으로 불립니다. 약 10조 원이 투입된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과 같은 장비는 인류 기술력의 결정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우주의 기원을 밝혀내기 위해서는 이처럼 막대한 자본과 고도의 기술이 집약된 장비가 필수적입니다. 보이지 않는 진실을 포착하기 위해 최첨단 장비를 활용하는 과정은 천문학이 현대 과학의 정점에 서 있음을 증명하며, 우리가 그동안 몰랐던 우주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하게 해주는 중요한 열쇠가 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별과 은하 등 눈에 보이는 물질은 우주 전체의 단 5%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95%는 정체가 밝혀지지 않은 암흑 물질과 암흑 에너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현대 천문학의 핵심 과제는 바로 이 보이지 않는 95%를 이해하는 것입니다. 은하들의 3차원 우주 지도를 제작하고 그들의 움직임을 정밀하게 분석함으로써, 보이지 않는 거대한 힘의 분포와 본질을 추론해 나가는 과정은 우주의 기원을 찾는 여정에서 가장 중요한 이정표가 되며, 보이지 않는 세계를 향한 인류의 도전을 상징합니다. 천문학 연구는 크게 관측, 이론, 기기 제작의 세 분야로 나뉩니다. 보통 한 분야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지만, 종합적인 사고를 기르기 위해서는 이 세 가지를 두루 섭렵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다양한 경험이 축적될 때 현상을 이해하는 시각이 성숙해지고, 비로소 창의적인 연구가 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기획 단계부터 데이터 도출까지 전 과정을 경험하며 얻는 통찰력은 연구자가 복잡한 우주의 원리를 다각도에서 조명할 수 있는 든든한 밑거름이 되어 주며, 학문적 경계를 허무는 창의성의 원천이 됩니다. 연구의 과정은 때로 고독하고 괴롭지만, 학회에서 동료들과 연구 결과를 공유하고 소통하는 순간은 그 모든 고통을 상쇄하는 보람을 줍니다. 천문학자는 혼자만의 세계에 갇히기보다 동료 및 제자들과 협력하며 진리를 탐구하는 사람들입니다. '다른 과학자를 위한 과학자'가 되고자 했던 선구자들의 정신을 이어받아, 함께 연구하며 우주의 비밀을 하나씩 풀어나가는 과정이야말로 천문학이 지닌 진정한 가치이자 매력입니다. 이러한 공동체적 노력은 우리가 우주라는 거대한 신비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게 만드는 힘이 됩니다.

[연구뭐하지?] 가장 오래된 학문이자 가장 최첨단의 학문, 천문학_황호성 교수 | 서울대학교 "외부은하와 우주론 연구실"

황호성

카오스재단연구뭐하지
  • 천문학

[질문과 토론의 과학 #39] 🌌은하 성장기

밤하늘의 별은 우리에게 친숙한 존재이지만, 그 별들이 태어나고 머무는 거대한 집단인 은하는 다소 멀게 느껴지곤 합니다. 하지만 은하는 우주를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단위로, 은하라는 틀이 없다면 별 또한 거대한 규모로 탄생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은하를 이해하는 과정은 별과 행성, 나아가 생명 탄생의 기원을 설명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첫 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주의 역사를 탐구하는 천문학자들에게 은하는 단순한 별들의 모임을 넘어, 우주의 진화 과정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핵심적인 연구 대상입니다. 과거에는 은하의 존재를 명확히 알지 못해 안드로메다 은하와 같은 천체들을 성운이라 부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현대 천문학은 성운과 은하가 엄연히 다른 존재임을 밝혀냈습니다. 성운은 은하 내부에서 별이 탄생하는 가스 구름이며, 여기서 태어난 별들이 모여 산개성단이나 구상성단을 이룹니다. 우리 은하에는 수백억 개의 별이 존재하며, 그 사이사이에는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망원경으로 확인할 수 있는 수많은 외부 은하들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처럼 은하는 우주의 광활함을 보여주는 거대한 별들의 도시와 같습니다. 은하들이 다시 무리를 지어 모여 사는 곳을 은하단이라고 부르며, 이는 인류가 관측할 수 있는 가장 거대한 중력체입니다. 은하단은 우주 초기에 형성된 나이 많은 타원 은하들이 밀집해 있어 우주의 역사를 간직한 화석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특히 은하단의 거대한 중력은 멀리서 오는 빛을 휘게 만드는 중력 렌즈 현상을 일으키는데, 이는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을 입증하는 강력한 증거가 됩니다. 이처럼 극단적인 물리 현상이 발생하는 은하단은 우주의 신비를 풀 수 있는 거대한 실험실과도 같은 장소입니다. 흥미롭게도 은하단에 속한 은하들은 더 이상 새로운 별을 활발하게 만들어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은하가 이동하며 주변 물질의 압력에 의해 별의 원료인 가스를 빼앗기거나, 이미 과거에 가스를 모두 소진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은하 중심부에 위치한 초거대 블랙홀의 활동도 중요한 원인이 됩니다. 태양 질량의 수억 배에 달하는 블랙홀이 강력한 에너지를 내뿜으며 주변 가스를 날려버리면, 은하는 더 이상 별을 탄생시키지 못하고 서서히 나이 들어가는 과정을 겪게 됩니다. 은하의 진화 과정을 두고 천문학자들 사이에서는 타고난 초기 질량인 'DNA'가 중요한지, 아니면 속해 있는 '환경'이 중요한지에 대한 흥미로운 논쟁이 이어집니다. 은하단처럼 밀도가 높은 곳에서는 환경의 영향이 지배적이지만, 우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고립된 은하들에게는 초기 질량이 그 운명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가 되기도 합니다. 결국 은하의 성장은 유전과 환경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생명체의 진화와 닮아 있습니다. 이러한 관점은 우주를 단순한 물질의 집합이 아닌, 끊임없이 변화하고 성장하는 역동적인 존재로 바라보게 합니다.

[질문과 토론의 과학 #39]  🌌은하 성장기
카오스재단질토과 + 짧강

[강연] 중력의 가장 큰 놀이터, 우주_ by 공진욱 / 2023 봄 카오스강연 '상대성 이론' 9강 | 9강

아인슈타인의 중력장 방정식은 시공간의 구조와 그 안에 존재하는 물질 사이의 역동적인 관계를 설명합니다. 방정식의 왼쪽은 시공간의 기하학적 구조를 나타내는 아인슈타인 텐서로 이루어져 있으며, 오른쪽은 에너지와 물질의 분포를 기술하는 에너지-모멘텀 텐서로 구성됩니다. 이는 물질이 시공간을 어떻게 휘게 만드는지, 그리고 그렇게 휘어진 시공간이 다시 물질의 운동을 어떻게 결정하는지를 보여줍니다. 이러한 일반 상대성 이론의 틀을 통해 우리는 비로소 우주라는 거대한 세상을 하나의 체계적인 물리 법칙으로 기술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과거 사람들은 우주가 무한하고 정적이며 영원할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일반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중력은 인력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물질이 존재하는 우주는 가만히 있지 못하고 수축하거나 팽창해야 합니다. 올베르스의 역설은 밤하늘이 왜 어두운가라는 단순한 질문을 통해 정적인 우주관의 모순을 지적했습니다. 아인슈타인조차 초기에는 정적인 우주를 유지하기 위해 우주 상수를 도입했으나, 결국 우주는 고정된 상태가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역동적인 대상임이 밝혀졌으며 이는 현대 우주론의 핵심적인 전제가 되었습니다. 에드윈 허블은 윌슨산 천문대의 거대 망원경을 통해 우주에 대한 인류의 시야를 획기적으로 넓혔습니다. 그는 안드로메다 성운까지의 거리를 측정하여 우리 은하 밖에도 수많은 은하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증명했습니다. 더 나아가 허블은 멀리 있는 은하일수록 더 빠른 속도로 우리에게서 멀어진다는 '허블의 법칙'을 발견하며 우주가 팽창하고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이 발견은 정적인 우주관을 완전히 무너뜨렸으며, 아인슈타인이 자신의 우주 상수를 철회하게 만드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습니다. 스티븐 호킹과 로저 펜로즈는 일반 상대성 이론을 바탕으로 우주가 하나의 특이점에서 시작되었다는 '특이점 정리'를 증명했으며, 이것이 바로 빅뱅 우주론의 시작입니다. 1965년 펜지어스와 윌슨이 발견한 우주 배경 복사는 빅뱅의 결정적인 증거가 되었습니다. 이는 뜨거웠던 초기 우주에서 빛이 물질과 분리되어 온 우주로 퍼져 나간 흔적으로, 오늘날 우리가 관측할 수 있는 가장 오래된 빛입니다. 이 빛은 우주가 탄생한 지 약 38만 년이 지났을 때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으며, 우주의 기원을 이해하는 데 가장 중요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우주 배경 복사는 겉보기에 모든 방향에서 균일한 온도를 가진 것처럼 보이지만, 정밀하게 관측하면 10만 분의 1 정도의 아주 미세한 온도 차이가 존재합니다. 이 작은 불균일함은 초기 우주에서 물질이 미세하게 더 많이 모여 있던 영역을 나타냅니다. 중력은 이 미세한 밀도 차이를 증폭시켜 더 많은 물질을 끌어모았고, 수억 년의 시간을 거쳐 오늘날 우리가 보는 별과 은하, 그리고 거대한 은하단으로 진화하게 되었습니다. 즉, 우주 배경 복사의 미세한 흔적 속에 현재 우주의 거대 구조를 형성한 씨앗이 담겨 있는 셈입니다. 현대 우주론은 관측 데이터를 통해 우주의 구성 성분을 명확히 밝혀냈습니다. 우리가 흔히 보는 원자로 이루어진 일반 물질은 우주의 단 5%에 불과하며, 빛과 상호작용하지 않지만 중력을 행사하는 암흑 물질이 약 25%를 차지합니다. 나머지 70%는 우주의 팽창을 가속화하는 암흑 에너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이 암흑 에너지는 아인슈타인이 과거에 실수라고 치부하며 버렸던 우주 상수의 개념과 맞닿아 있습니다. 결국 우주는 보이지 않는 거대한 에너지와 물질의 상호작용 속에서 그 운명이 결정되고 있습니다. 인류는 이제 허블 우주 망원경과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 그리고 유클리드와 같은 최첨단 장비를 통해 우주의 지도를 더욱 정밀하게 그려나가고 있습니다. 은하들의 분포를 입체적으로 측정하는 적색편이 탐사는 우주가 과거에 어떻게 팽창해 왔으며, 암흑 에너지와 암흑 물질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밝혀내는 핵심적인 수단입니다. 수십억 광년 너머의 은하들을 관측하며 우주의 기원과 진화를 추적하는 이러한 노력은, 우리가 발을 딛고 있는 이 거대한 세상의 신비를 파헤치고 미래를 예측하는 소중한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강연] 중력의 가장 큰 놀이터, 우주_ by 공진욱 / 2023 봄 카오스강연 '상대성 이론' 9강

공진욱

카오스재단카오스강연
  • 물리학

[강연] 우주와 인류를 연결하는 제임스웹 우주망원경 _ by손상모|제30회 서울대 자연과학대학 공개강연 | 3강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단순히 먼 우주를 촬영하는 도구를 넘어, 인류와 우주를 잇는 소중한 매개체입니다. 이 망원경은 우리가 자연의 경이로움을 함께 느끼고 희망적인 메시지를 공유하게 함으로써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결고리 역할도 수행합니다. 미국 볼티모어의 우주망원경 과학연구소(STScI)에서 운영을 총괄하는 이 거대한 장치는 허블의 뒤를 이어 우주의 기원을 밝히는 사명을 띠고 있습니다. 우리가 보는 아름다운 사진들은 단순한 데이터가 아니라 인류의 지적 호기심이 빚어낸 결실입니다. 허블 우주망원경은 30년 넘게 운영되며 천문학의 역사를 새로 썼습니다. 특히 1995년, 아무것도 없어 보이던 텅 빈 하늘을 열흘 동안 관측하여 수천 개의 은하를 발견한 '허블 딥 필드'는 현대 우주론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습니다. 이 사진 한 장은 우리에게 더 멀고 선명한 우주를 보아야 한다는 강력한 동기를 부여했습니다. 제임스 웹은 바로 이러한 허블의 위대한 업적을 계승하고 그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탄생했습니다. 보이지 않던 영역을 탐구하려는 모험적인 시도가 지금의 혁신을 이끌어낸 것입니다. 더 먼 우주를 보기 위해서는 거울의 크기를 키워 빛을 더 많이 모아야 하며, 가시광선보다 파장이 긴 적외선을 관측해야 합니다. 우주가 팽창하면서 멀리 있는 은하의 빛은 붉은색으로 변하는 '적색편이' 현상을 겪기 때문입니다. 제임스 웹은 6.5m의 거대한 주경을 통해 허블보다 훨씬 어두운 천체까지 포착할 수 있습니다. 적외선 전용 망원경으로 설계된 덕분에 우주 초기에 탄생한 최초의 은하들을 관측하는 것이 가능해졌으며, 이는 가시광선으로는 결코 도달할 수 없는 영역을 우리 눈앞에 펼쳐 보입니다. 제임스 웹의 주경은 18개의 육각형 조각 거울로 구성되어 로켓에 접어서 실을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거울 표면은 적외선 반사율이 뛰어난 순금으로 도금되었으며, 지구에서 150만 km 떨어진 제2 라그랑주 점(L2)에서 임무를 수행합니다. 이곳은 태양과 지구의 중력이 균형을 이루어 안정적인 궤도 유지가 가능합니다. 또한 테니스장 크기의 5층 구조 태양 차단막은 300도 이상의 온도 차를 견디며 망원경의 정밀한 관측 환경을 보호합니다. 이러한 공학적 설계는 극한의 우주 환경에서 망원경이 생존할 수 있는 핵심 비결입니다. 발사 후 한 달 동안 제임스 웹은 우주 공간에서 복잡한 전개 과정을 거쳤습니다. 꼬깃꼬깃 접혀 있던 태양 차단막과 거울을 펼치는 과정은 한 치의 오차도 허용되지 않는 정밀한 작업이었습니다. 특히 18개의 거울 조각을 하나의 매끈한 면으로 맞추는 거울 정렬 작업에는 약 3개월이 소요되었습니다. 머리카락 굵기의 만 분의 일 단위로 움직이는 액추에이터를 통해 거울을 조정함으로써, 마침내 예상보다 훨씬 뛰어난 성능의 이미지를 얻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는 인류가 만든 가장 정교한 거울이 우주에서 완성되었음을 의미합니다. 본격적인 관측이 시작되자 목성의 세밀한 대기와 해왕성의 고리, 그리고 별이 탄생하는 용골자리 성운의 장엄한 모습이 공개되었습니다. 중력 렌즈 현상을 이용해 130억 년 전의 은하를 포착하고, 외계 행성의 대기 성분을 분석하여 수증기와 이산화탄소의 존재를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결과들은 우주가 어떻게 형성되고 진화해 왔는지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합니다. 제임스 웹이 보내오는 데이터는 매일같이 새로운 발견을 쏟아내며 전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으며, 이는 우리가 우주를 이해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습니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여정은 이제 막 시작되었습니다. 약 25년의 수명 동안 이 망원경은 135억 년 전의 빛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우리에게 전해줄 것입니다. 지구를 닮은 행성을 찾고 생명체의 흔적을 추적하는 과정은 인류의 근원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우주 과학의 발전은 단순히 지식의 확장을 넘어 새로운 기술 개발의 매개체가 됩니다. 미래의 과학자들이 이 망원경을 통해 자신만의 꿈을 마음껏 펼치기를 기대하며, 제임스 웹이 열어갈 우주의 미래는 우리 모두에게 새로운 희망이 될 것입니다.

[강연] 우주와 인류를 연결하는 제임스웹 우주망원경 _ by손상모|제30회 서울대 자연과학대학 공개강연

손상모

카오스재단서울대자연과학공개강연
  • 천문학

[인터뷰] 손상모 _ 크리스마스의 선물,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제30회 서울대 자연과학대학 공개강연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은 우주 초기의 은하들을 관측하여 우주의 기원을 밝히기 위해 탄생했습니다. 허블 우주망원경이 자외선과 가시광선을 주로 다루었다면,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적외선 전용 망원경으로 설계되어 우주 먼 곳에서 오는 긴 파장의 빛을 포착합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은하가 어떻게 형성되고 진화했는지, 그리고 인류의 근원인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이 망원경에는 특수한 목적을 가진 네 개의 카메라가 장착되어 있습니다. 넓은 영역을 촬영하거나 빛을 나누어 성분을 분석하는 분광기가 대표적입니다. 특히 지구와 비슷한 환경의 외계 행성을 찾는 것이 주요 목표 중 하나입니다.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할 수 있는 적당한 거리의 행성을 탐색하고, 대기 성분에서 이산화탄소나 메탄 등을 확인하여 생명체 존재 가능성을 연구함으로써 외계 생명체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합니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예상 수명은 약 25년으로, 발사 당시 궤도 진입이 매우 정확하게 이루어진 덕분에 충분한 연료를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향후 2027년에는 로만 우주망원경이 발사되어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과 상호보완적인 역할을 수행할 예정입니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좁은 영역을 깊게 들여다본다면, 로만 우주망원경은 훨씬 넓은 영역을 촬영하며 더 많은 별과 은하를 관측합니다. 이러한 협력을 통해 현대 우주론의 거대한 퍼즐 조각들이 하나씩 맞춰질 것입니다. 현대 우주론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는 우주 탄생 직후 최초의 별과 은하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밝히는 것입니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허블 우주망원경의 한계를 넘어 우주 아주 초기의 모습을 관측함으로써 별의 탄생 조건과 은하 형성 과정을 규명하고자 합니다. 이는 단순한 과학적 발견을 넘어 우주의 기원을 이해하는 철학적 토대가 됩니다. 우리가 우주의 시작을 알게 된다면, 인류가 우주라는 거대한 체계 속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 더욱 명확히 깨닫게 될 것입니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단순히 과학 장비를 넘어 전 세계 천문학자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매개체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의 연구 결과들은 과학자들 사이의 활발한 교류를 이끌어내며 인류 공동의 지적 자산을 풍요롭게 만들고 있습니다. 또한, 망원경이 보내오는 아름다운 우주의 모습은 대중에게 깊은 감동을 주며 미래 세대에게 꿈을 심어줍니다. 우주와 인류, 그리고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이 거대한 프로젝트는 우리에게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인터뷰] 손상모 _ 크리스마스의 선물,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제30회 서울대 자연과학대학 공개강연

손상모

카오스재단서울대자연과학공개강연
  • 천문학

[페스티벌+어스] 지구에서 본 우주 by 윤성철, 심채경 ㅣ 2022 대한민국 과학축제(페스티벌 어스)

우주는 겉보기에 차갑고 텅 빈 죽음의 공간처럼 보이지만, 역설적으로 그 안에서 생명을 잉태하는 모순적인 장소입니다. 지구 온난화를 일으키는 이산화탄소가 화산 폭발이라는 재난을 통해 공급되어 지구를 따뜻하게 유지하듯, 우주의 거친 환경 또한 생명 탄생의 필수적인 배경이 됩니다. 광활한 우주에 흩어진 수조 개의 은하와 수많은 별은 단순한 천체가 아니라, 생명이 존재할 수 있는 물리적 토대를 마련하는 거대한 시스템의 일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열역학 제2법칙에 따르면 모든 사물은 질서 있는 상태에서 무질서한 평형 상태로 나아갑니다. 하지만 생명은 주변과 끊임없이 에너지를 주고받으며 스스로를 비평형 상태로 유지하는 독특한 현상입니다. 만약 우주가 영원히 정지해 있었다면 이미 최대 엔트로피에 도달해 죽음의 공간이 되었겠지만, 빅뱅이라는 거대한 사건이 우주를 동적인 변화의 상태로 몰아넣었습니다. 이러한 변화와 비평형 상태 덕분에 우리는 정지된 죽음이 아닌 역동적인 생명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빅뱅 직후 우주에는 수소와 헬륨뿐이었으나, 중력의 작용으로 별이 탄생하면서 생명에 필요한 중원소들이 만들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별의 내부에서 일어나는 핵융합 반응은 탄소, 산소, 질소와 같은 필수 원소들을 합성하고, 초신성 폭발을 통해 이를 우주 공간으로 흩뿌립니다. 이렇게 순환하는 물질들은 다음 세대의 별과 행성을 구성하는 재료가 되며, 시간이 흐를수록 우주 전체에서 생명이 탄생할 가능성은 점차 증가하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생명체가 살기 위해서는 중심 별로부터 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적절한 거리, 즉 '생명체 거주 가능 지대(Habitable Zone)'가 확보되어야 합니다. 천문학자들은 이 지대를 중심으로 수천 개의 외계 행성을 탐색하며 생명의 흔적을 찾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과 같은 첨단 장비를 통해 외계 행성 대기에서 수증기의 신호를 포착하는 등, 지구가 아닌 다른 곳에서도 생명이 존재할 수 있는 환경을 확인하려는 노력이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생명체 거주 가능 지대를 벗어난 곳에서도 생명의 가능성은 발견됩니다. 목성의 위성 유로파나 토성의 위성 엔셀라두스처럼 표면이 얼음으로 덮인 천체들은 그 아래에 거대한 지하 바다를 품고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태양 빛이 직접 닿지 않는 깊은 곳이라도 내부의 열에너지를 이용한 화학합성을 통해 생태계가 유지될 수 있다는 사실은, 생명의 조건이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다양하고 강인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중요한 발견입니다. 단순히 물이 존재하는 것을 넘어, 그 안에 염분과 유기 화합물이 포함되어 있는지는 생명 탐사에서 매우 중요한 지표가 됩니다. 지구의 심해 열수구 주변에서 햇빛 없이도 다양한 생명체가 번성하듯, 외계 위성의 지하 바다에서 뿜어져 나오는 간헐천 성분은 그곳이 생명을 부양할 수 있는 화학적 에너지를 갖췄는지 알려줍니다. 이러한 발견들은 생명의 근원이 반드시 태양 에너지에만 국한되지 않음을 보여주며 인류의 우주 탐사 범위를 획기적으로 넓혀줍니다. 우주적 관점에서 지구는 광활한 어둠 속에 홀로 떠 있는 '창백한 푸른 점'에 불과하며, 생존을 위해 치러야 하는 대가는 지독한 외로움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 외로움은 역설적으로 지구가 생명이 살기에 얼마나 안락하고 보호받는 공간인지를 증명하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우주를 탐구하며 다른 생명체를 찾는 여정은 결국 우리가 발을 딛고 있는 이 행성이 얼마나 특별하고 소중한지를 깨닫고, 이를 보존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끼게 하는 숭고한 과정입니다.

[페스티벌+어스] 지구에서 본 우주 by 윤성철, 심채경 ㅣ 2022 대한민국 과학축제(페스티벌 어스)

심채경, 윤성철

카오스재단2022 대한민국 과학축제 ㅣ 페스티벌 어스
  • 물리학
  • 천문학

[강연] 2021 카오스콘서트 '어둠의 존재들'

블랙홀은 인류의 상상력에서 시작되어 현대 물리학의 정수로 자리 잡은 신비로운 천체입니다. 18세기 존 미첼의 '검은 별' 개념에서 출발한 이 상상은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을 거쳐 슈바르츠실트에 의해 수학적으로 증명되었습니다. 블랙홀은 중력이 너무 강해 빛조차 탈출할 수 없는 시공간의 영역으로, 사건의 지평선 너머의 정보는 우리에게 도달할 수 없습니다. 이는 단순한 이론적 가설을 넘어 우주의 근본적인 구조를 이해하는 핵심 열쇠가 되었습니다. 현대 천문학은 관측 기술의 발전을 통해 블랙홀의 실체를 입증해냈습니다. 우리 은하 중심의 궁수자리 A* 주변 별들의 빠른 공전 궤도를 수십 년간 추적한 결과, 좁은 공간에 태양 질량의 400만 배에 달하는 초거대 질량이 존재함이 밝혀졌습니다. 또한 사건의 지평선 망원경(EHT) 프로젝트는 인류 최초로 블랙홀의 그림자를 촬영하는 데 성공하며 이론적 예측이 실제와 일치함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러한 성과들은 블랙홀이 우주에 실재하는 물리적 실체임을 확고히 했습니다. 블랙홀은 질량에 따라 항성 질량 블랙홀부터 은하 중심의 초거대 질량 블랙홀까지 다양하게 분류됩니다. 특히 초거대 질량 블랙홀은 은하의 생성 및 진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은하의 질량과 블랙홀의 질량 사이에는 일정한 비례 관계가 존재함이 발견되었습니다. 이는 블랙홀이 단순히 물질을 빨아들이는 구멍이 아니라, 막대한 에너지를 방출하며 은하 전체의 환경을 조절하는 엔진 역할을 수행함을 시사합니다. 최근에는 그 기원을 밝히기 위한 중간 질량 블랙홀 연구도 활발히 진행 중입니다. 일반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중력은 힘이 아니라 질량에 의해 휘어진 시공간의 기하학적 특성입니다. 블랙홀 주변의 극도로 휘어진 시공간은 시간 지연과 같은 기묘한 현상을 일으키며, 이는 영화적 상상력을 자극하는 타임머신의 이론적 토대가 되기도 합니다. 또한 스티븐 호킹은 양자역학적 효과를 도입하여 블랙홀이 미세한 빛을 내며 증발할 수 있다는 '호킹 복사' 이론을 제시했습니다. 이는 거시 세계의 상대론과 미시 세계의 양자론이 만나는 지점으로 현대 물리학의 최대 난제 중 하나입니다. 우주에는 눈에 보이는 물질보다 훨씬 많은 양의 암흑 물질이 존재합니다. 은하의 회전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는 사실과 중력 렌즈 효과를 통해 우리는 보이지 않는 거대한 질량의 존재를 추론할 수 있습니다. 암흑 물질은 빛과 상호작용하지 않아 직접 관측할 수는 없지만, 중력을 통해 우주의 거대 구조를 형성하는 뼈대 역할을 합니다. 컴퓨터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암흑 물질이 존재해야만 현재 우리가 보는 은하와 은하단의 분포가 설명될 수 있으며, 이는 우주론의 필수 요소입니다. 암흑 에너지는 우주의 가속 팽창을 일으키는 미지의 힘으로, 우주 전체 에너지 밀도의 약 70%를 차지합니다. 1990년대 후반 초신성 관측을 통해 우주가 시간이 갈수록 더 빠르게 팽창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암흑 에너지는 물질을 서로 밀어내는 척력으로 작용하며, 우주가 팽창할수록 그 영향력이 더욱 커지는 특성을 가집니다. 하지만 그 정체가 진공 에너지인지 혹은 제5원소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한 결론이 나지 않은 현대 과학의 거대한 수수께끼입니다. 블랙홀, 암흑 물질, 암흑 에너지는 우리가 아는 우주의 95% 이상을 차지하는 '어둠의 존재들'입니다. 인류가 이해하고 있는 보통의 물질은 단 5%에 불과하며, 나머지 영역은 여전히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중력파 관측, 지하 입자 검출기, 거대 망원경 등을 동원하여 이들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탐구는 단순히 지적 호기심을 충족하는 것을 넘어, 시공간의 본질과 우주의 시작과 끝을 이해하려는 인류의 위대한 여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강연] 2021 카오스콘서트 '어둠의 존재들'

김지훈, 김형도, 박명구, 우종학

카오스재단카오스콘서트
  • 천문학

[강연] 우주와 기본입자 by 최기운ㅣIBS X KAOS 2021 '기초과학 석학강연'

우주와 기본 입자는 존재의 양 극단에 위치한 대상입니다. 우주는 우리가 아는 가장 거대한 존재이며, 기본 입자는 만물을 구성하는 가장 작은 단위입니다. 고대 신화 속 자신의 꼬리를 삼키는 뱀 '우로보로스'처럼, 이 둘은 서로 멀리 떨어져 있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그 어느 것보다도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현대 물리학은 우주의 기원을 이해하기 위해 가장 작은 입자의 세계를 탐구하며, 반대로 입자들의 상호작용을 통해 거대한 우주의 구조를 설명합니다. 이러한 연결 고리는 우리가 우주의 탄생과 자연의 궁극적인 법칙을 이해하는 데 핵심적인 열쇠가 됩니다. 현대 물리학의 큰 수수께끼 중 하나는 우주가 왜 원자에 비해 이토록 거대한가라는 '계층성 문제'입니다. 원자의 크기는 전자기력과 전자의 질량에 의해 결정되지만, 우주의 크기는 암흑 에너지와 중력의 세기에 의해 결정됩니다. 모든 존재는 양자역학적인 '양자 요동'을 피할 수 없으며, 이 에너지가 합쳐져 시공간을 휘게 만드는 암흑 에너지가 됩니다. 물리학적 관점에서 중력이 전자기력보다 극도로 약하고 암흑 에너지가 매우 작다는 사실은 기적에 가깝습니다. 이러한 미세한 균형 덕분에 지적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광활한 우주가 형성될 수 있었습니다.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사실은 과거의 우주가 현재보다 훨씬 작고 뜨거웠음을 시사합니다. 시간을 거꾸로 돌리면 모든 물질과 빛이 한 점에 모이는 고에너지 상태에 도달하게 되는데, 그 증거가 바로 '우주 배경 복사'입니다. 초기 우주가 식으면서 원자핵과 전자가 결합해 중성 원자를 형성하자, 빛이 방해받지 않고 직진할 수 있게 되며 우주는 투명해졌습니다. 이때 방출된 빛은 현재 영하 270도의 온도로 우주 전역에 퍼져 있으며, 이는 초기 우주의 뜨거웠던 상태를 증명하는 가장 강력한 화석과 같은 단서가 되어 우주 진화의 역사를 보여줍니다. 우주의 모든 방향에서 오는 우주 배경 복사의 온도가 거의 동일하다는 사실은 또 다른 신비를 던져줍니다. 서로 교신할 수 없을 만큼 멀리 떨어진 지역들이 같은 온도를 지녔다는 것은, 과거에 빛보다 빠른 속도로 팽창했던 '인플레이션' 시기가 있었음을 의미합니다. 이 인플레이션 과정에서 발생한 미세한 양자 요동은 우주 전체에 에너지 밀도의 차이를 만들었습니다. 이 작은 차이들이 씨앗이 되어 중력에 의해 물질이 뭉치기 시작했고, 결국 오늘날 우리가 보는 은하와 별, 그리고 거대 구조들이 탄생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었습니다. 이는 관측 데이터와 이론이 기가 막히게 일치하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원자는 우주 전체 에너지의 단 5%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95%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암흑 물질과 암흑 에너지로 채워져 있습니다. 암흑 물질은 빛을 내지 않지만 중력을 통해 은하 내 별들의 운동을 붙잡아두는 역할을 하며, 암흑 에너지는 척력으로 작용하여 우주의 팽창을 가속화합니다. 코페르니쿠스가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 아님을 밝혀냈듯, 현대 과학은 인류를 구성하는 물질조차 우주의 주성분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우리는 이 거대한 우주의 변방에서 극히 일부의 구성 요소로 존재하며 우주를 관찰하고 있는 셈입니다. 자연의 근본 법칙을 설명하는 두 기둥은 표준 모형과 일반 상대성 이론입니다. 표준 모형은 쿼크와 렙톤 같은 기본 입자들과 이들 사이의 전자기력, 약력, 강력의 상호작용을 대칭성 원리로 우아하게 설명합니다. 반면 일반 상대성 이론은 중력을 시공간의 곡률로 이해하며 거시적인 우주의 움직임을 규명합니다. 이 이론들은 인류 지성이 도달한 위대한 성취이지만, 여전히 암흑 물질의 정체나 중력이 왜 다른 힘들에 비해 터무니없이 약한지에 대해서는 답을 주지 못합니다. 이를 통합하여 시공간의 궁극적인 구조를 밝혀내는 것은 현대 물리학이 마주한 가장 거대한 도전 과제입니다. 현재 기초과학연구원(IBS)을 비롯한 전 세계 과학자들은 암흑 물질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치열한 연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유력한 후보인 '윔프'를 찾기 위해 강원도 정선의 지하 1,000m 깊은 곳에서 미세한 신호를 추적하고 있으며, 또 다른 후보인 '액시온'을 탐색하기 위해 초강력 자석을 이용한 정밀 실험을 진행 중입니다. 비록 인류가 우주라는 거대한 캔버스에서 티끌 같은 존재일지라도, 사고의 힘을 통해 자연의 근본 법칙을 파헤치는 과정은 그 자체로 숭고한 가치를 지닙니다. 이러한 탐구는 언젠가 우주 탄생의 비밀과 우리가 발을 딛고 있는 세계의 근원을 밝혀낼 것입니다.

[강연] 우주와 기본입자 by 최기운ㅣIBS X KAOS 2021 '기초과학 석학강연'

최기운

카오스재단카오스크로스
  • 물리학
  • 천문학

[인터뷰] 박창범_암흑에너지는 있다!ㅣ 2021 봄 카오스강연 'GREAT DEBATE 우주론대토론'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는 것은 누구에게나 아름다운 경험이지만, 천문학자에게 그 빛은 단순한 감상을 넘어 탐구의 대상이 됩니다. 수학적 원리와 물리 법칙을 통해 별의 움직임을 이해하던 단계를 지나, 실제로 우주의 천체들을 연구한다는 사실은 무엇보다 가슴 벅찬 일입니다. 특히 가을 하늘에 옹기종기 모여 빛나는 좀생이별, 즉 플레이아데스 성단은 동북아시아 사람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천체로, 연구자에게도 늘 특별한 영감을 주는 존재입니다. 우주의 신비를 풀기 위해 현대 천문학은 정밀한 시뮬레이션을 활용합니다. 먼저 우주가 어떻게 팽창하고 천체가 생성되는지를 결정하는 초기 조건을 설정한 뒤, 이를 거대한 메모리와 빠른 속도를 갖춘 슈퍼컴퓨터에 입력합니다. 중력과 유체역학적 힘을 모두 고려하여 이 방대한 데이터를 진화시키면, 관측 데이터라는 단편적인 스냅샷으로는 알 수 없었던 천체 형성의 전 과정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상세히 분석할 수 있게 됩니다. 한국 연구진이 주도한 '호라이즌 5' 시뮬레이션은 기존의 중력 중심 연구를 넘어 가스의 흐름을 다루는 유체역학까지 포함한 세계 최대 규모의 프로젝트입니다. 이는 기존 시뮬레이션보다 약 10배나 큰 규모로, 은하의 진화와 우주 거대 구조의 변화를 동시에 관찰할 수 있는 최초의 시도를 가능케 했습니다. 현재는 은하의 외부 구조를 분해하는 수준이지만, 향후 분해능을 더 높인다면 별의 탄생과 은하의 성장을 한 화면에서 목격하는 혁신적인 연구가 실현될 것입니다. 이러한 거대 시뮬레이션은 국제적인 협력과 연구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프랑스와 영국 팀의 코드를 바탕으로 국내 연구진이 성능을 10배 이상 개선했으며, KISTI 슈퍼컴퓨팅 센터에서 약 1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계산을 수행했습니다. 예상치 못한 시스템 부하나 소프트웨어의 버그를 해결하기 위해 밤을 지새우며 고군분투한 연구자들의 열정은, 방대한 데이터를 학술적 가치로 전환하는 가장 강력한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우주론은 대상을 쪼개어 이해하는 분석의 학문이라기보다, 여러 관측적 근거를 바탕으로 거대한 체계를 완성하는 과정입니다. 현재의 우주 모형은 수많은 관측 데이터와 수치 실험의 결과가 촘촘하게 얽혀 형성된 견고한 기둥과 같습니다. 따라서 우주론의 변혁은 단 하나의 발견으로 급격히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방대한 자료에 대한 신중한 검증과 상호 비교를 통해 서서히, 그리고 깊이 있게 진행되는 종합적인 과학의 결실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 박창범_암흑에너지는 있다!ㅣ 2021 봄 카오스강연 'GREAT DEBATE 우주론대토론'

박창범

카오스재단카오스강연
  • 물리학
  • 천문학

[술술과학] 암흑에너지는 존재하는가? : 모든 것은 거리 측정의 문제

밤하늘의 별들이 지구를 둘러싼 천구에 박혀 있다고 믿었던 과거와 달리, 현대 천문학은 별까지의 거리를 측정하는 기발한 방법들을 발전시켜 왔습니다. 그중 핵심적인 원리는 '표준 촛불'입니다. 이는 촛불의 밝기가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한다는 물리 법칙을 이용한 것입니다. 우리가 원래의 밝기를 정확히 알고 있는 천체가 있다면, 지구에서 관측되는 겉보기 밝기를 측정함으로써 그 별이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 계산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표준 촛불은 광활한 우주의 크기를 가늠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가 되었습니다. 20세기 초 헨리에타 레빗은 세페이드 변광성의 주기와 밝기 사이에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음을 발견하며 거리 측정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습니다. 변광 주기를 알면 별의 절대 밝기를 추정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에드윈 허블은 이 원리를 이용해 안드로메다 은하가 우리 은하 외부의 독립된 은하임을 증명했고, 나아가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이후 발터 바데와 앨런 샌디지 같은 학자들이 별의 세대 차이를 반영해 계산을 정교화하면서, 인류가 인식하는 우주의 크기와 나이는 비약적으로 확장되었습니다. 세페이드 변광성보다 훨씬 먼 거리를 측정하기 위해 천문학자들은 더욱 강력한 빛을 내는 'Ia형 초신성'에 주목했습니다. 백색왜성이 폭발하며 발생하는 이 현상은 최대 밝기와 광도 감소 속도 사이에 일정한 규칙이 있어 표준 촛불로 활용하기에 적합합니다. 1990년대 말, 과학자들은 먼 우주의 초신성들을 관측한 결과 우주가 단순히 팽창하는 것을 넘어 점점 더 빠르게 가속 팽창하고 있다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이 발견은 현대 우주론의 근간을 이루는 암흑 에너지의 존재를 상정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습니다. 최근 연세대학교 이영욱 교수팀은 기존의 가속 팽창 이론을 뒤흔드는 파격적인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Ia형 초신성의 밝기가 우주 어디서나 일정한 것이 아니라, 은하의 나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광도 진화' 가능성을 제기한 것입니다. 만약 초신성이 젊은 은하에서 더 어둡게 관측되는 특성이 있다면, 우리가 가속 팽창의 증거라고 믿었던 데이터는 단순히 별의 진화 과정에서 나타난 착시일 수 있습니다. 이는 2011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연구 결과에 대한 정면 도전이자 우주론의 거대한 전환점을 시사합니다. 만약 광도 진화 가설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가속 팽창의 원인으로 지목된 암흑 에너지의 존재 근거는 희박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현대 물리학의 표준 우주론을 뿌리째 흔드는 도미노 현상을 불러올 것입니다. 물론 표준 우주론을 뒷받침하는 다른 증거들도 존재하지만, 우주의 운명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인 암흑 에너지에 대한 재검토는 피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과연 암흑 에너지로 가득 찬 신비로운 우주에 살고 있는 것일까요, 아니면 우리가 아직 이해하지 못한 별의 생애가 빚어낸 오해 속에 있는 것일까요.

[술술과학] 암흑에너지는 존재하는가? : 모든 것은 거리 측정의 문제
카오스재단술술과학
  • 물리학
  • 천문학

[강연] 에필로그: 21세기 천문학 _ by이석영ㅣ 2021 봄 카오스강연 'SPACE OPERA' 10강 | 10강

인류는 아주 오래전부터 근원적인 질문을 던져왔습니다. 화가 폴 고갱이 그의 작품 제목으로 남긴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라는 질문은 비단 예술가뿐만 아니라 모든 인류가 공유하는 궁극적인 화두입니다. 현대 천문학은 이 철학적인 질문에 대해 과학적인 답을 찾아가는 여정입니다. 138억 년이라는 장대한 우주의 역사를 추적하며, 우리는 단순히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는 것을 넘어 우리 존재의 뿌리를 탐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탐구는 인류가 우주라는 거대한 무대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를 깨닫게 해줍니다. 보이저 1호와 2호가 태양계의 경계를 넘어 성간 우주로 나아갔지만, 인류의 직접적인 탐사에는 한계가 명확합니다. 가장 가까운 별인 알파 센타우리까지 현재의 속도로 가려 해도 10만 년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빛과 전파를 통해 우주를 이해합니다. 빅뱅 이론은 우주가 한 점에서 시작되어 급격히 팽창했다는 과학적 바탕을 제공하며,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과 함께 현대 우주론의 기틀을 마련했습니다. 이는 우리가 직접 가볼 수 없는 먼 우주까지도 물리 법칙을 통해 조망할 수 있는 지도를 선사했습니다. 우주 초기에서 온 가장 오래된 빛인 우주 배경 복사는 빅뱅 이론의 결정적인 증거입니다. 1948년 가모프의 예언 이후, 펜지어스와 윌슨에 의해 발견된 이 신호는 오늘날 플랑크 우주 망원경을 통해 정밀한 지도로 재탄생했습니다. 지구의 영향을 받지 않는 라그랑주 점 위에서 관측된 이 지도는 우주 전역에서 오는 절대 온도 3도의 미세한 복사 에너지를 보여줍니다. 이 신호 속에는 초기 우주의 밀도 변화와 에너지 구조에 대한 방대한 정보가 숨겨져 있어, 우주의 탄생 비밀을 푸는 가장 강력한 열쇠가 됩니다. 우주 배경 복사 속에 숨겨진 미세한 온도 변화는 마치 악기가 내는 조화 진동과 같습니다. 오보에가 하나의 음을 낼 때 여러 배음이 섞여 아름다운 소리를 만드는 것처럼, 초기 우주의 급팽창 과정에서 발생한 진동은 오늘날 7개의 뚜렷한 신호로 분석됩니다. 이는 우주가 무작위로 형성된 것이 아니라, 정교한 물리 법칙에 따라 조율되었음을 시사합니다. 수학적 분석을 통해 추출된 이 신호들은 우주의 기하학적 구조가 평평하다는 사실과 함께 초기 우주의 팽창 과정을 생생하게 증명하며 현대 우주론의 신뢰도를 높여줍니다. 현대 천문학의 '조화 모형'은 우리가 아는 물질이 우주 전체 에너지의 단 4%에 불과하다는 놀라운 사실을 알려줍니다. 나머지 대부분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암흑 물질과 암흑 에너지로 채워져 있습니다. 비록 눈에 보이지 않지만, 이들은 중력을 통해 우주의 거대 구조를 형성하고 팽창 속도를 조절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우리가 인지하는 원자 중심의 세계는 거대한 우주의 아주 일부분일 뿐이며, 보이지 않는 요소들이 조화롭게 맞물려 현재의 우주를 지탱하고 있다는 점은 인간의 지적 호기심과 경이로움을 동시에 자아냅니다. 슈퍼컴퓨터를 활용한 시뮬레이션은 우주론적 가설을 시각적으로 검증하는 강력한 도구입니다. 수천 대의 컴퓨터를 연결해 수년에 걸쳐 계산한 결과, 초기 우주의 미세한 밀도 차이가 거대한 은하와 별들을 만들어내는 과정이 재현되었습니다. 별들은 내부의 핵융합을 통해 탄소, 산소, 철과 같은 필수 원소들을 제조하고, 죽음을 맞이하며 이를 우주로 환원합니다. 태양과 지구, 그리고 우리 몸을 구성하는 원소들은 모두 초신성 폭발의 잔해에서 온 것이기에, 인류는 진정으로 '초신성의 후예'이자 우주가 빚어낸 걸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21세기 천문학은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과 거대 마젤란 망원경을 통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외계 행성을 직접 관측하고 생명체의 흔적을 찾으며, 양자 컴퓨팅과 핵융합 기술을 통해 우주 탐사의 영역을 넓혀갈 것입니다. 천문학은 단순한 과학을 넘어 음악, 미술, 철학이 어우러진 종합 예술인 '오페라'와 같습니다. 인류가 어디에서 왔는지 알아낸 지난 세기를 지나, 이제 우리는 어디로 향할 것인지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능동적으로 우주라는 무대 위로 나아가며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고 있습니다.

[강연] 에필로그: 21세기 천문학 _ by이석영ㅣ 2021 봄 카오스강연 'SPACE OPERA' 10강

이석영

카오스재단카오스강연
  • 천문학

[인터뷰] 이석영_ 우주는 브로콜리다 | 2021 봄 카오스강연 'SPACE OPERA'

우주를 바라볼 때 우리는 흔히 거대한 별이나 은하의 화려함에 주목하곤 합니다. 하지만 현대 천문학에서 제가 주목하는 가치는 오히려 '우주의 잡음'에 가깝습니다. 우주배경복사의 미세한 흔들림, 소행성, 그리고 작은 왜소은하들은 과거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사실 우주의 역사를 이해하는 데 있어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해 왔습니다. 이는 역사를 연구할 때 위대한 지도자뿐만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것과 같습니다. 소외되었던 작은 존재들이 지닌 가치를 재발견하는 과정은 우주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야를 더욱 넓고 깊게 만들어 줍니다. 천문학을 공부하면 먹고사는 데 지장이 없을지 걱정하는 시선이 많지만, 실제 천문학도들의 생존율과 사회적 진출은 매우 긍정적입니다. 천문학적 훈련을 받은 이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그 역량을 인정받고 있으며, 단순히 경제적인 수치를 넘어 삶의 만족도를 스스로 정의하며 살아갑니다. 저는 학생들에게 자신의 행복을 구성하는 요소들을 주관적으로 수치화해 보라고 권하곤 합니다. 돈의 가치와 일에 대한 만족도 사이에서 자신만의 균형을 찾는 과정은, 광활한 우주를 연구하는 학자로서 삶이라는 작은 우주를 대하는 가장 성실한 자세이기도 합니다. 21세기 천문학은 과거의 수동적인 관측에서 벗어나 능동적이고 융합적인 학문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단순히 하늘을 바라보는 것을 넘어, 우주로 직접 나가 실험을 수행하고 우주 자원을 활용하는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지구라는 특수한 환경에서만 적용되던 자연법칙을 넘어 더 궁극적인 우주의 원리를 탐구하기 위해서는 과학과 공학의 긴밀한 협력이 필수적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지구를 더 아름답게 보존하고 인류의 미래를 설계하는 데 있어 천문학이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임을 시사하며, 학문의 경계를 허무는 새로운 지평을 열어주고 있습니다. 천문학자로서 가장 깊은 영감을 받았던 순간 중 하나는 애리조나의 그랜드 캐니언에서 마주한 밤하늘이었습니다. 지평선 끝까지 가로막는 것 하나 없이 펼쳐진 빽빽한 별들을 보며, 그것들이 늘 그 자리에 있었음을 잊고 지냈던 미안함을 느꼈습니다. 이러한 감성은 예술로도 이어져, 저는 오보에라는 악기를 통해 새로운 소통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수십 명의 연주자 사이에서도 맑고 선명하게 울려 퍼지는 오보에의 선율은 마치 거대한 우주 속에서 자기만의 빛을 내는 작은 별과 닮았습니다. 과학적 탐구와 예술적 감성은 결국 존재의 아름다움을 찾는다는 점에서 맞닿아 있습니다. 저는 우주를 브로콜리에 비유하곤 합니다. 브로콜리 한 송이가 맺히기까지 태양 빛과 대지, 그리고 우주의 온갖 조화가 관여하듯, 우리를 둘러싼 모든 존재는 우주가 빚어낸 걸작입니다. 천문학은 단순히 별의 위치를 찾거나 운세를 점치는 학문이 아니라, 인간 사상의 지평을 넓히고 우리가 어디까지 다다를 수 있는지를 탐구하는 여정입니다. 우주 먼지에서 시작된 우리가 가치 있는 창작의 삶을 지향하듯, 천문학적 사고는 우리 실생활 깊숙이 침투하여 삶을 풍요롭게 만듭니다. 더 많은 이들이 천문학의 진정한 가치를 이해하고, 이 분야의 인재들이 사회 곳곳에서 중용되기를 희망합니다.

[인터뷰] 이석영_ 우주는 브로콜리다  | 2021 봄 카오스강연 'SPACE OPERA'

이석영

카오스재단2021 카오스강연 'SPACE OPERA'
  • 천문학

[술술과학] 우주(6): 암흑의 존재들 - 천문학의 암흑시대?

인공위성에서 촬영한 지구의 밤 풍경은 도시의 불빛을 통해 인류의 거주 분포를 선명하게 보여줍니다. 이와 유사하게 우주를 거대한 관점에서 바라보면 별과 은하들이 무작위로 흩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마치 거미줄이나 그물망 같은 특정한 구조를 형성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가장 밝게 빛나는 지점은 물질이 밀집된 은하단을 나타내며, 이들을 잇는 필라멘트 구조는 가스와 먼지가 상대적으로 풍부한 영역을 상징합니다. 우주의 빛은 곧 질량의 밀도를 반영하는 지표가 됩니다. 우주 구성 성분 중 우리가 인지하는 보통 물질은 20% 미만에 불과하며, 나머지 80% 이상은 암흑물질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암흑물질은 빛과 상호작용하지 않아 눈에 보이지 않지만, 강력한 질량을 바탕으로 중력 효과를 일으켜 우주의 구조를 형성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합니다. 즉, 암흑물질이 거대한 중력으로 보통 물질을 끌어당김으로써 별과 은하, 그리고 은하단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보이지 않는 이 거대한 존재가 우주의 골격을 유지하는 실질적인 주인인 셈입니다. 우리 은하 역시 암흑물질의 영향권 아래에 놓여 있습니다. 보통 물질로만 이루어진 우리 은하는 가로 약 13만 광년의 원반 형태를 띠고 있지만, 이를 감싸고 있는 암흑물질 헤일로까지 고려하면 그 규모는 훨씬 거대해집니다. 암흑물질 헤일로는 우리 은하를 공 모양으로 넓게 감싸고 있으며, 그 폭은 약 65만 광년에 달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태양계를 오르트 구름이 감싸듯, 은하 전체가 암흑물질의 품 안에서 형성되고 유지되고 있다는 사실은 우주의 신비로움을 더해줍니다. 현대 우주론은 암흑에너지와 차가운 암흑물질을 핵심으로 하는 '람다 CDM' 패러다임을 통해 우주를 설명합니다. 과거 코페르니쿠스가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 아님을 증명했듯이, 이제는 우리가 아는 보통 물질조차 우주의 주류가 아니라는 사실이 명확해지고 있습니다.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를 가정하지 않고서는 현재의 관측 결과와 이론적 계산을 일치시킬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제 보이지 않는 강력한 존재들을 인정하고 그들의 정체를 밝혀내야 하는 새로운 탐구의 단계에 서 있습니다. 우주 전체 에너지 예산의 약 95%는 여전히 우리가 정체를 알 수 없는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로 채워져 있습니다. 우리가 관측할 수 있는 빛나는 세계는 전체의 고작 5%에 불과하며, 나머지 광활한 영역은 여전히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현대는 역설적으로 '천문학의 암흑 시대'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아는 것은 유한하고 모르는 것은 무한하다는 격언처럼, 인류는 보이지 않는 95%의 진실을 찾기 위해 끝없는 우주의 심연을 향해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술술과학] 우주(6): 암흑의 존재들 - 천문학의 암흑시대?
카오스재단술술과학
  • 물리학
  • 천문학

[연구뭐하지] 임명신 교수_서울대학교 '초기우주천체연구단' | 나랑 같이 별 보러 갈래?~♬ 공동묘지로

서울대학교 초기 우주 천체 연구단은 우주의 기원과 진화를 밝히기 위해 다양한 천체를 탐구하고 있습니다. 임명신 교수를 필두로 한 연구팀은 은하의 진화부터 퀘이사, 그리고 초신성과 같은 돌발 천체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분야를 연구합니다. 특히 최근에는 중력파와 전자기파를 동시에 활용하여 천체를 관측하는 다중신호 천문학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는 우주의 거대한 사건들을 입체적으로 이해하려는 시도로, 세계 각지의 망원경 네트워크를 통해 우주의 신비를 파헤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연구단은 우주 탄생 초기인 우주 나이 약 9억 년 시점의 초거대질량 블랙홀과 은하단 연구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은하들이 서로 충돌하고 성장하며 별을 탄생시키는 과정을 추적하는 것은 우주의 역사를 재구성하는 핵심 작업입니다. 또한, 매일 밤 폭발하는 초신성을 감시하여 초기 광도곡선을 확보함으로써 우주의 거리를 측정하는 '표준 촛불'을 정밀하게 찾아냅니다. 이러한 연구는 단순히 천체를 관측하는 것을 넘어, 우주가 어떻게 팽창해 왔는지 그 역사를 이해하는 근본적인 데이터를 제공합니다. 관측 천문학자의 삶은 낭만적이기보다 치열한 현장에 가깝습니다. 전 세계 오지에 위치한 천문대를 방문하며 밤낮이 바뀐 생활을 견뎌야 하고, 낯선 환경과 식습관에 적응하는 강인한 체력이 필수적입니다. 관측 시간은 분당 수백만 원 이상의 가치를 지니기에 연구자들은 극도의 긴장감 속에서 정밀한 데이터를 얻기 위해 노력합니다. 때로는 불빛이 없는 공동묘지나 험준한 산속에서 은하수를 마주하며 고독한 관측을 이어가기도 하지만, 이러한 인내의 시간들이 모여 인류의 지식 지평을 넓히는 밑거름이 됩니다. 임명신 교수가 은하 진화 연구에 발을 들이게 된 계기는 1990년 허블 우주망원경의 발사와 맞물려 있습니다. 당시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교로 유학을 떠난 그는 허블 우주망원경을 운영하는 연구소와 인접한 환경 덕분에 인류가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세밀한 우주의 모습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멀리 떨어진 은하의 형체를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웠던 시절, 허블 우주망원경은 천문학의 패러다임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이러한 역사적 전환점에서 시작된 연구는 오늘날 초기 우주를 탐구하는 거대한 학문적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과학 연구는 개인의 천재성만큼이나 전 세계 연구자들과의 긴밀한 협력이 중요합니다. 임 교수는 과거 공동 연구 회의에서 젊은 교수를 대학원생으로 착각했던 일화를 통해, 직책에 얽매이지 않고 연구 내용 자체로 소통하는 태도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현재도 연구단은 다양한 국적과 배경을 가진 학자들과 교류하며 우주라는 거대한 퍼즐을 함께 맞춰가고 있습니다. 학문적 열정과 유연한 사고방식을 갖춘 새로운 인재들이 합류하여 우주의 비밀을 밝히는 여정은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연구뭐하지] 임명신 교수_서울대학교 '초기우주천체연구단'  |  나랑 같이 별 보러 갈래?~♬  공동묘지로

임명신

카오스재단연구뭐하지
  • 천문학

[강연]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구현한 가상 우주와 은하 _ by신지혜ㅣ 2021 봄 카오스강연 'SPACE OPERA' 8강 | 8강

우주는 인류에게 끊임없는 질문을 던져온 대상입니다. 하지만 은하의 형성과 진화는 수십억 년이라는 방대한 시간 동안 일어나기에, 인간의 짧은 생애 동안 그 과정을 직접 관측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가상 우주를 구현하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활용합니다. 시뮬레이션 속에서 연구자들은 공간과 시간의 제약을 벗어나 은하를 뜯어보고 돌려보며, 우주의 조물주가 된 것처럼 그 진화의 비밀을 파헤칩니다. 우리가 속한 우리 은하의 구조를 파악하는 일은 마치 숲속에서 숲 전체의 지도를 그리는 것과 같습니다. 17세기 갈릴레오가 은하수가 별로 이루어졌음을 발견한 이래, 인류는 별의 연주시차를 이용해 은하의 3D 구조를 측량해 왔습니다. 우리 은하는 약 4~5개의 나선팔을 가진 원반 형태이며, 중심부의 핵 팽대부와 이를 감싸는 별 헤일로로 구성됩니다. 이러한 구조적 특징을 이해하는 것은 외부 은하의 생성 원리를 파악하는 중요한 기초가 됩니다. 우주는 거대한 거미줄이나 거품 같은 독특한 그물망 구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를 '우주 거대 구조'라 부르며, 은하들이 밀집한 필라멘트 영역과 텅 빈 보이드 영역으로 나뉩니다. 현재의 우주 표준 모형에 따르면, 우주는 대폭발 이후 가속 팽창을 거듭해 왔으며 그 중심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암흑 물질과 암흑 에너지가 존재합니다. 특히 암흑 물질은 일반 물질보다 5~6배나 많아 중력적으로 우주의 뼈대를 형성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합니다. 우주 초기의 미세한 밀도 차이는 오늘날 거대한 은하를 탄생시킨 씨앗이 되었습니다. 우주 배경 복사에서 발견되는 10만 분의 1 정도의 미세한 온도 변화는 당시 물질의 밀도 요동을 의미합니다. 중력은 밀도가 높은 곳으로 더 많은 물질을 끌어당겼고, 시간이 흐름에 따라 이 요동은 점점 커져 중력적으로 결박된 거대 구조물을 형성했습니다. 결국 초기 우주의 양자 요동이 수천억 개의 은하가 빛나는 현재의 우주를 만들어낸 근원이 된 셈입니다. 수천억 개의 입자가 상호작용하는 다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막강한 계산 능력이 필수적입니다. 컴퓨터의 연산 능력이 2년마다 두 배씩 증가한다는 무어의 법칙은 우주론 시뮬레이션의 규모를 비약적으로 키워왔습니다. 현대 과학자들은 수천 개의 프로세서를 동시에 사용하는 병렬 처리 기술과 슈퍼컴퓨터를 동원해 가상 우주를 정밀하게 묘사합니다. 이는 단순한 수치 계산을 넘어, 이론적 가설을 실험실에서 검증하듯 우주의 진화를 재현하는 유일한 실험 방식입니다. 은하의 모습을 더욱 사실적으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중력뿐만 아니라 가스의 유체역학적 움직임과 별의 탄생 과정을 고려해야 합니다. 특히 초신성 폭발이나 활동성 은하핵에서 방출되는 에너지는 주변 가스를 밀어내어 폭발적인 별 탄생을 조절하는 '에너지 환원' 작용을 합니다. 이러한 복잡한 물리 현상을 수치 알고리즘으로 정밀하게 설계할 때 비로소 시뮬레이션 속의 가상 은하는 실제 망원경으로 관측한 은하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정교한 모습을 갖추게 됩니다. 한국 연구진이 주도한 '호라이즌 런 5(HR5)'는 현존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우주론적 유체역학 시뮬레이션 중 하나로 꼽힙니다. 이 프로젝트는 우주 거대 구조와 은하의 형성을 동시에 구현하며 현대 우주론의 신뢰성을 검증하는 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관측 천문학이 우주의 현재와 과거를 포착한다면, 시뮬레이션은 그 인과 관계를 설명하는 이론적 토대를 제공합니다. 두 분야의 유기적인 협력은 인류가 우주의 기원을 이해하는 여정에 가장 강력한 등불이 될 것입니다.

[강연]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구현한 가상 우주와 은하 _ by신지혜ㅣ 2021 봄 카오스강연 'SPACE OPERA' 8강

신지혜

카오스재단카오스강연
  • 천문학

[인터뷰] 신지혜_ 은하연구자가 가상우주를 만드는 이유 | 2021 봄 카오스강연 'SPACE OPERA'

우주는 대부분 검고 텅 비어 있지만, 그 속의 밝고 아름다운 천체들은 우리에게 깊은 평온함을 줍니다. 어린 시절 느꼈던 우주의 안락함은 학문적 탐구로 이어졌고, 이제는 인간이 가진 근원적인 철학적 질문들에 과학이라는 도구로 답하는 과정에서 큰 매력을 느낍니다. 우주의 조화로움 속에서 그 근원을 찾아가는 여정은 단순한 지식 습득을 넘어 인류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과학은 차가운 수식의 나열이 아니라, 우리가 어디에서 왔는지에 대한 따뜻한 대답이 되어줍니다. 천문학 연구에 있어 보편적인 경향을 따르는 은하들보다 데이터상에서 외따로 떨어져 있는 은하들에 더 큰 애착을 느낍니다. 별이 생성되기 어려운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별이 태어나는 은하처럼, 상식을 벗어난 존재들은 그 이면에 수많은 비밀을 감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예외적인 사례들을 분석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은 우주의 복잡한 메커니즘을 파악하는 중요한 열쇠가 됩니다. 통계적 수치 너머에 숨겨진 은하의 개별적인 사연을 읽어내는 일은 연구자에게 큰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실제 은하를 관측하는 것은 특정 시점의 단편적인 정보만을 제공하지만, 수치 시뮬레이션은 시공간의 제약을 뛰어넘게 해줍니다. 가상 우주에 가설을 설정하고 이를 관측 결과와 비교하며 유효성을 검증하는 과정은 은하의 생성과 진화라는 거대한 역사를 재구성하는 작업입니다. 정립된 물리 법칙을 적용하여 인과관계를 파악하고 모형을 세밀하게 분석함으로써, 우리는 수십억 년에 걸친 우주의 변화 과정을 한눈에 조망하고 그 원리를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연구의 긴장감 속에서 차를 마시는 행위는 온전한 휴식과 사유의 시간을 제공합니다. 특히 다기를 준비하고 차를 우려내는 일련의 과정은 복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시공간을 소유하는 특별한 경험이 됩니다. 최근에는 아홉 살 아이와 함께 차를 마시며 하루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더해져, 혼자만의 고요함 대신 소중한 사람과의 유대감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습니다. 이러한 일상의 조화는 우주를 연구하는 이성적인 태도와 삶을 대하는 감성적인 태도 사이의 균형을 잡아주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와 앤 드루얀의 후속작은 우주와 인류의 관계를 깊이 있게 성찰하게 하는 훌륭한 길잡이입니다. 특히 과학적 사실에 풍부한 상상력과 문장력을 더한 저작들은 우주가 단순한 공간이 아닌 끝없는 질문의 대상임을 일깨워줍니다. 미세한 밀도 요동에서 시작해 우주 거대 구조가 형성되기까지의 과정을 연구하는 것은 결국 우리 존재의 근원을 묻는 일과 맞닿아 있습니다. 세계적인 규모의 수치 시뮬레이션을 통해 우주의 신비를 밝히려는 노력은 앞으로도 인류의 지적 지평을 넓혀갈 것입니다.

[인터뷰] 신지혜_ 은하연구자가 가상우주를 만드는 이유  | 2021 봄 카오스강연 'SPACE OPERA'

신지혜

카오스재단2021 카오스강연 'SPACE OPERA'
  • 천문학

[관측회] 서울대 천문대 '별 볼 일 있는 밤'

서울대학교 관악 캠퍼스에 위치한 서울대학교 천문대는 2018년 새롭게 개관하며 국내 대학 천문대 중 최대 규모인 1m 반사망원경을 보유하게 되었습니다. 이 망원경은 단순히 별을 보는 것을 넘어 실제 연구에 활발히 사용되는 정밀한 장비입니다. 주경과 부경을 거쳐 모인 빛은 측광기와 분광기로 나뉘어 천체의 밝기와 성분을 동시에 분석할 수 있게 해줍니다. 과거 1969년부터 이어온 천문학적 전통을 계승하며, 현대적인 관측 시스템을 통해 우주의 신비를 밝히는 중요한 거점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천문 관측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시상'이라 불리는 대기의 상태입니다. 날씨가 맑더라도 대기가 불안정하면 별빛이 번지거나 초점이 맞지 않는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 천문대에서는 북극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며 대기의 흔들림을 기록하고, 습도와 구름의 양을 전천카메라로 확인합니다. 첨단 제어 시스템은 망원경과 돔의 움직임을 일치시켜 관측 효율을 극대화하며, 연구자들은 모니터를 통해 우주에서 온 미세한 신호를 포착하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춥니다. 천문학 연구의 핵심 도구인 분광은 빛을 나누어 그 안에 숨겨진 성분을 확인하는 작업입니다. 프리즘이나 회절격자를 통해 빛을 무지개처럼 펼치면 천체의 온도, 밀도, 화학적 조성을 알려주는 스펙트럼이 나타납니다. 이는 마치 천체의 지문과 같아서, 우리가 직접 가볼 수 없는 먼 우주의 별이나 행성에 어떤 원소가 존재하는지 알려줍니다. 특히 특정 파장에서 나타나는 흡수선과 방출선은 해당 천체의 물리적 상태를 진단하는 결정적인 단서가 되며, 현대 천문학이 우주의 진화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합니다. 지구와 가장 가까운 천체인 달과 화성은 태양빛을 반사하여 빛을 냅니다. 달의 스펙트럼을 분석하면 태양의 특성과 함께 지구 대기를 통과하며 생긴 산소와 수증기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화성의 경우, 붉은 표면 아래 숨겨진 극관의 드라이아이스 성분인 이산화탄소 흡수선을 관측함으로써 행성의 환경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퍼서비어런스와 같은 탐사 로버가 화성 표면에서 직접 생명체의 흔적을 찾고 있으며, 지상 망원경을 통한 분광 관측은 이러한 탐사 임무를 보완하는 중요한 기초 데이터를 제공합니다. 별의 일생 마지막 단계에서 탄생하는 행성상 성운인 사자성운은 우주의 경이로움을 잘 보여줍니다. 태양과 비슷한 질량의 별이 가스를 내뿜으며 백색왜성으로 변해가는 과정은 분광 관측을 통해 더욱 선명해집니다. 뜨거운 열기에 의해 이온화된 산소와 수소 가스는 특정한 방출선을 만들어내며 성운의 화려한 모습을 완성합니다. 또한 수만 개의 늙은 별들이 공 모양으로 뭉쳐 있는 구상성단은 은하의 형성과 진화 과정을 담고 있는 화석과 같습니다. 이러한 천체들은 우주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살아있는 증거입니다. 은하는 수많은 별과 성운, 성단이 모여 있는 거대한 종합 선물 세트와 같습니다. 큰곰자리에 위치한 보데 은하와 시가 은하는 약 1억 년 전 서로 충돌하며 폭발적인 별 탄생을 겪었습니다. 특히 시가 은하는 우리 은하보다 10배나 높은 비율로 새로운 별을 만들어내고 있어 '별폭발 은하'라 불립니다. 은하의 스펙트럼은 수많은 천체의 빛이 섞여 있어 복잡하지만, 그 안에서 발견되는 수소 방출선은 은하 내부에서 일어나는 역동적인 활동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관측은 우주의 거대 구조를 이해하는 중요한 열쇠가 됩니다. 천문학은 단순히 먼 우주를 바라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인류가 우주 속에서 어떤 존재인지를 깨닫게 해줍니다. 에라토스테네스가 그림자의 길이를 통해 지구의 둘레를 측정했듯이, 현대의 천문학자들도 빛의 파장을 분석하며 우주의 크기와 기원을 탐구하고 있습니다. 외계 행성의 대기에서 생명체의 흔적을 찾고 소행성 탐사를 계획하는 모든 과정은 인류의 지평을 넓히는 도전입니다.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며 우주와 소통하려는 노력은 과학적 호기심을 넘어 미래 세대에게 무한한 상상력과 꿈을 심어주는 소중한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관측회] 서울대 천문대 '별 볼 일 있는 밤'
카오스재단카오스강연
  • 천문학

[강연] 은하해부학 _ by정애리ㅣ 2021 봄 카오스강연 'SPACE OPERA' 7강 | 7강

밤하늘을 가로지르는 은하수는 우리에게 익숙한 풍경이지만, 사실 이는 우리가 속한 거대한 중력계인 우리 은하의 일부입니다. 은하는 수천억 개의 별과 가스, 먼지가 한데 어우러진 거대한 생태계와 같으며, 별의 탄생과 죽음이 끊임없이 반복되는 '사건의 현장'이기도 합니다. 인류는 오랫동안 이 뿌연 빛의 띠를 성운으로 오해해 왔으나, 현대 천문학은 이를 통해 우주의 광활한 구조를 이해하는 중요한 열쇠를 찾아냈습니다. 우리가 거주하는 우리 은하를 넘어 우주에는 수천억 개의 또 다른 은하들이 존재하며 각기 다른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습니다. 20세기 초반까지만 해도 우주의 크기에 대한 논쟁은 매우 뜨거웠습니다. 에드윈 허블은 당시 안드로메다 성운으로 알려졌던 천체까지의 거리를 측정함으로써, 그것이 우리 은하 내부의 천체가 아니라 외부에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거대한 은하임을 밝혀냈습니다. 이 발견은 우주의 규모를 비약적으로 확장시켰으며, 은하가 우주 거대 구조를 이루는 기본 단위인 '세포'와 같은 존재임을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이후 은하는 단순한 관측 대상을 넘어 우주의 기원과 진화를 탐구하고 우주의 역사를 탐험하는 핵심적인 수단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은하의 형태는 단순한 외관 이상의 정보를 담고 있습니다. 허블은 은하를 나선 은하, 타원 은하, 렌즈형 은하, 불규칙 은하 등으로 분류했는데, 이는 은하 내부 별들의 역학적 운동 방식을 반영합니다. 나선 은하의 별들이 원반을 따라 질서 있게 회전하며 오랜 시간 운동해 왔다면, 타원 은하의 별들은 불규칙한 여러 궤도면을 그리며 공 모양의 형태를 유지합니다. 이러한 형태학적 분류는 은하가 과거에 어떤 경로로 진화해 왔으며, 내부에서 별들이 얼마나 오랫동안 어떠한 방식으로 상호작용했는지를 알려주는 아주 중요한 별들의 역학적 정보를 담고 있는 잣대가 됩니다. 은하 연구에서 가장 본질적인 정보 중 하나는 바로 '거리'입니다. 천문학자들은 맥동 변광성의 주기와 광도 사이의 상관관계를 이용해 우주의 거리를 측정하는 '표준 광원'으로 활용합니다. 리비트가 발견한 이 원리는 허블이 외부 은하의 존재를 증명하는 결정적인 도구가 되었습니다. 거리를 정확히 알아야만 은하의 실제 크기와 절대적인 밝기를 계산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우리는 평면적인 밤하늘을 넘어 입체적인 우주의 지도를 그려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거리는 은하의 본질을 좌우하는 정보이자 우주의 규모를 결정짓는 천문학의 핵심적인 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눈으로 보는 은하의 모습은 전체 질량의 극히 일부에 불과합니다. 은하의 회전 속도를 분석해 보면 별과 가스의 질량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강력한 중력이 존재함을 알 수 있는데, 이것이 바로 암흑 물질의 증거입니다. 암흑 물질은 은하를 거대한 구 형태로 감싸는 '암흑 물질 헤일로'를 형성하며, 일반 물질보다 대여섯 배나 많은 질량을 차지합니다. 이 보이지 않는 물질은 빛과는 상호작용하지 않지만 중력을 제공함으로써 은하가 형성되고 성장하는 과정에서 결정적인 뼈대 역할을 합니다. 암흑 물질의 존재는 은하를 이해하는 데 있어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은하의 일생은 내부적 요인과 외부 환경에 의해 끊임없이 변화합니다. 은하 중심의 초거대 질량 블랙홀이나 폭발적인 별 형성 현상인 스타버스트는 성간 가스를 은하 밖으로 밀어내어 진화의 방향을 극적으로 바꿉니다. 또한 은하들이 밀집한 은하단 환경에서는 은하 간의 충돌과 병합이 빈번하게 일어나며, 주변 가스의 압력으로 인해 은하 내부의 물질이 소실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상호작용은 활발하게 별을 만들던 나선 은하를 점차 별 형성이 멈춘 붉은 타원 은하로 변모시키며, 은하가 처한 환경이 그 종족의 특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이 됨을 보여줍니다. 우주의 역사를 되짚어보면 약 100억 년 전인 '우주의 정오' 시기에 별 형성이 가장 활발했습니다. 이후 우주가 팽창함에 따라 은하들의 별 형성률은 점차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현대 천문학은 ALMA와 같은 전파 간섭계와 제임스 웹 망원경을 통해 아주 먼 과거의 은하들을 관측하며 우주의 물질과 에너지 순환 과정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방대한 관측 데이터와 정밀한 컴퓨터 시뮬레이션의 결합은 인류가 우주라는 거대한 생태계의 비밀에 한 걸음 더 다가서게 하며, 은하의 탄생부터 현재의 모습까지 이어지는 장대한 서사를 완성해 나가고 있습니다.

[강연] 은하해부학 _ by정애리ㅣ 2021 봄 카오스강연 'SPACE OPERA' 7강

정애리

카오스재단카오스강연
  • 천문학

[석학인터뷰] 정애리_ 요즘 은하 관측은 어떻게 할까? | 2021 봄 카오스강연 'SPACE OPERA'

은하는 단순히 별들의 집합을 넘어 성간 물질과 암흑 물질이 어우러진 거대한 체계입니다. 우주라는 거대 구조를 이루는 하나의 작은 단위 세포와도 같은 은하는 그 형태와 구성이 매우 다양하여 연구자들에게 끊임없는 영감을 제공합니다. 특히 은하의 내부적인 요인과 외부 환경에 따라 그 특성이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탐구하는 과정은 우주의 역사를 이해하는 핵심적인 열쇠가 됩니다. 이러한 은하의 다채로운 모습은 천문학자들이 우주에 매료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입니다. 과거의 천문 관측은 연구자가 직접 망원경을 조작하며 밤을 지새우는 고된 작업이었습니다. 안테나에 올라가 기기를 직접 만지던 시절의 경험은 이제 자동화된 시스템과 전문 오퍼레이터의 역할로 대체되며 점차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남반구의 하늘처럼 아직 탐험되지 않은 영역에는 이름조차 붙지 않은 수많은 은하가 여전히 존재합니다. 목록에 없던 작은 은하를 발견하고 자신만의 이름을 붙였던 기억은 관측 천문학자가 느낄 수 있는 가장 특별하고 애착이 가는 순간 중 하나로 남습니다. 칠레의 아타카마 사막과 같은 외딴곳으로의 관측 여행은 예상치 못한 인연과 삶의 철학을 선사하기도 합니다. 고원 지대의 작은 마을에서 만난 프랑스인 빵집 주인처럼, 익숙한 환경을 벗어나 전혀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은 연구자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합니다. 낯선 땅에서 마주한 그들의 자유로움과 용기는 단순히 과학적 탐구를 넘어 인생을 바라보는 태도에 깊은 울림을 줍니다. 이러한 여정은 천문학이라는 학문이 단순히 숫자와 데이터에 국한되지 않음을 보여줍니다. 하와이 마우나케아 산 정상의 천문대 입구에는 물리학의 정수인 맥스웰 방정식과 함께 '빛이 있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어 연구자들에게 즐거운 농담을 건넵니다. 이곳에서 아름다운 은하수를 바라보며 제자와 함께 연구 논문을 투고하던 순간은 관측 천문학자로서 잊지 못할 특별한 경험이 됩니다. 거대한 망원경을 등 뒤에 두고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분석하며 학문적 성과를 일구어내는 과정은, 고된 관측의 피로를 잊게 할 만큼 커다란 성취감과 기쁨을 안겨주는 소중한 시간입니다. 관측 천문학의 세계를 더 깊이 이해하고 싶다면 선배 관측자들의 생생한 에피소드가 담긴 도서나 우주와 인류를 고찰하게 하는 영화들을 접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외계 지성체와의 교신을 다룬 작품들은 과학적 상상력을 자극할 뿐만 아니라 종교와 철학적 의미를 되새기게 합니다. 은하가 어떻게 구성되고 시간에 따라 어떻게 진화하는지를 살펴보는 과정은 결국 우리가 속한 코스모스의 심오한 의미를 찾아가는 여정입니다. 이러한 탐구는 우주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야를 한층 더 넓혀줄 것입니다.

[석학인터뷰] 정애리_ 요즘 은하 관측은 어떻게 할까?  | 2021 봄 카오스강연 'SPACE OPERA'

정애리

카오스재단2021 카오스강연 'SPACE OPERA'
  • 천문학

[술술과학] 우주(3): 空하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를 4억 분의 1로 축소하는 것부터 시작해 태양계의 광활함을 탐험해 봅니다. 축척을 계속해서 줄여나가면 수성과 금성, 지구를 지나 화성과 목성, 그리고 해왕성까지의 행성들이 차례로 모습을 드러냅니다. 태양계의 진정한 경계라 할 수 있는 오르트 구름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무려 4광년에 해당하는 거리를 한 화면에 담아야 할 정도로 축소해야 합니다. 이 거대한 규모 속에서 우리가 아는 행성들은 아주 작은 흔적처럼 보일 뿐이며, 우주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넓은 공간을 품고 있습니다. 태양계를 벗어나 가장 가까운 이웃인 알파 센타우리 계에 도달하면 세 개의 별이 공존하는 삼중성계를 만나게 됩니다. 태양과 질량이 비슷한 알파 센타우리 A와 B, 그리고 가장 가까운 별인 적색왜성 프록시마 센타우리가 그 주인공입니다. 프록시마 센타우리는 태양에서 약 4.24광년 떨어져 있으며, 이는 우주적 거리로는 매우 가깝지만 인간의 척도로는 가늠하기 힘든 먼 거리입니다. 이러한 별들의 배치를 통해 우리는 태양계가 우주라는 거대한 바다 속에서 결코 고립된 존재가 아님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됩니다. 우주의 빈 공간이 얼마나 거대한지 실감하기 위해 서울 광화문과 미국 LA 할리우드 거리에 각각 등을 설치하는 비유를 들어보겠습니다. 두 지점 사이의 수만 킬로미터 구간에는 전구 몇 개를 제외하면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어둠뿐입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 은하의 평균적인 밀도이며, 별과 별 사이에는 상상을 초월하는 공허함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칼 세이건의 말처럼 우주에 우리만 있다면 엄청난 공간의 낭비겠지만, 실제 우주는 이미 물질보다 공간이 압도적으로 많은 상태로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광활한 공간의 법칙은 거시 세계뿐만 아니라 원자와 같은 미시 세계에서도 동일하게 발견됩니다. 수소 원자의 경우, 질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원자핵은 전체 크기의 10만 분의 1에 불과할 정도로 작습니다. 만약 원자핵을 운동장 한가운데 놓인 작은 모래알이라고 한다면, 전자는 그로부터 100m나 떨어진 외곽을 돌고 있는 셈입니다. 우리가 만지는 단단한 물체들도 실제로는 그 내부가 텅 비어 있으며, 우리는 물질의 실체가 아닌 원자들 사이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물질의 감촉으로 느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태양계와 수소 원자는 구조적으로도 놀라운 유사성을 보입니다. 태양은 태양계 전체 질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중심을 잡고 있고, 원자핵 역시 원자 질량의 거의 전부를 차지하며 중심에 위치합니다. 우주 전체의 밀도를 보더라도 1세제곱미터당 양성자가 단 몇 개에 불과할 정도로 우주는 텅 비어 있습니다. 결국 거대한 은하계부터 작은 원자 하나에 이르기까지, 우주의 본질은 빽빽한 물질이 아니라 끝을 알 수 없는 광대한 공간 그 자체라는 사실을 우리는 이 비유들을 통해 명확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술술과학] 우주(3):  空하다!
카오스재단술술과학
  • 천문학

[강연] 보이는 만큼 안다 _ by임명신ㅣ 2021 봄 카오스강연 'SPACE OPERA' 1강 | 1강

천문학은 흔히 '아는 만큼 보인다'는 격언과 달리 '보이는 만큼 안다'는 원리가 지배하는 학문입니다. 인류는 아주 오래전부터 맨눈으로 밤하늘을 관측하며 별의 밝기와 위치를 기록해 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규칙적으로 움직이는 별들 사이를 자유롭게 유랑하는 '행성'의 존재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티코 브라헤와 케플러 같은 선구자들은 정밀한 위치 관측을 통해 행성 운동의 법칙을 정립했으며, 이는 훗날 뉴턴 역학의 기초가 되어 근대 과학의 문을 여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안시 관측의 역사는 인류가 우주의 질서를 이해하기 시작한 위대한 첫걸음이었습니다. 망원경의 발명은 인류의 시야를 획기적으로 확장했습니다. 갈릴레오 갈릴레이는 작은 망원경으로 목성의 위성들을 발견하며 지동설의 결정적 증거를 제시했고, 이는 우주에 대한 인류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습니다. 이후 천문학자들은 더 희미한 천체를 보기 위해 망원경의 크기를 키우는 데 집중했습니다. 윌리엄 허셜과 로스 백작 등은 거대 망원경을 통해 수많은 성운을 발견하고 목록화했으며, 이는 우리 은하 너머의 세계를 탐구하기 위한 중요한 발판이 되었습니다. 더 큰 거울과 렌즈를 향한 열망은 천문학 발전의 핵심 동력이 되었습니다. 20세기 초, 천문학계는 나선 성운의 정체를 두고 거대한 논쟁에 휩싸였습니다. 에드윈 허블은 당시 세계 최대였던 후커 망원경을 이용해 이 성운들이 우리 은하 밖에 존재하는 거대한 '섬 우주'임을 밝혀냈습니다. 또한 그는 은하들이 거리에 비례해 멀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여 우주 팽창의 증거를 제시했습니다. 이러한 관측 기술의 대형화는 현대에 이르러 암흑 에너지의 존재와 우주의 가속 팽창을 확인하는 등 우주의 기원과 진화를 이해하는 핵심적인 도구가 되었습니다. 이는 우주가 정지해 있다는 고정관념을 깨뜨린 혁명적인 발견이었습니다. 현대 천문학은 가시광선을 넘어 다양한 파장의 빛으로 우주를 바라봅니다. X선으로는 블랙홀의 강력한 에너지를 포착하고, 적외선으로는 먼지에 가려진 별의 탄생지를 관측하며, 전파로는 우주 탄생의 흔적인 우주배경복사를 연구합니다. 이처럼 다파장 관측은 동일한 천체라도 파장에 따라 전혀 다른 정보를 제공한다는 사실을 알려주었습니다. 이를 통해 인류는 블랙홀의 존재를 실증하고 우주 초기의 밀도 요동을 분석하는 등 우주의 구조를 더욱 입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보이지 않는 빛을 통해 우주의 숨겨진 면모를 드러낸 것입니다. 지상 관측의 한계인 대기의 흔들림을 극복하기 위해 인류는 망원경을 우주로 보냈습니다. 허블 우주 망원경은 전례 없는 고해상도 영상을 제공하며 초기 우주의 은하들을 선명하게 보여주었습니다. 또한 지상에서도 적응 광학 기술을 통해 대기의 왜곡을 실시간으로 보정하며 허블 우주 망원경을 능가하는 해상도를 구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적 진보는 외계 행성계의 공전 모습을 직접 촬영하고, 130억 광년 떨어진 원시 은하의 상세한 구조를 분석하는 등 관측의 정밀도를 극대화하고 있습니다. 이는 우주를 보는 인류의 눈이 더욱 맑고 깊어졌음을 의미합니다. 최근 천문학은 빛이 아닌 중력파와 중성미자를 이용하는 '다중 신호 천문학'의 시대로 접어들었습니다. 중력파는 블랙홀이나 중성자별의 충돌과 같은 거대한 시공간의 뒤틀림을 포착하여 빛으로 볼 수 없는 우주의 이면을 드러냅니다. 특히 중성자별의 충돌 관측은 우주의 금과 같은 무거운 원소들이 어디서 생성되는지에 대한 오랜 의문을 풀어주었습니다. 다른 물질과 거의 상호작용하지 않는 중성미자 역시 고에너지 천체 내부의 비밀을 전달하며 우주를 이해하는 새로운 창이 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우주의 소리를 듣고 입자를 느끼며 다각도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천문 관측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은 인류가 우주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끊임없이 재정의해 왔습니다. 태양계의 작은 행성에서 시작된 우리의 시선은 이제 우주의 탄생 순간과 보이지 않는 암흑의 영역까지 닿아 있습니다. 앞으로 건설될 거대 마젤란 망원경과 차세대 우주 망원경들은 외계 생명체의 흔적을 찾고 새로운 물리 법칙을 발견하는 등 인류의 지평을 더욱 넓혀줄 것입니다. 결국 천문학은 보이는 만큼 아는 단계 넘어, 아는 만큼 더 깊이 보게 되는 지혜의 여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광활한 우주 속에서 우리의 존재 의미를 찾는 탐구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강연] 보이는 만큼 안다 _ by임명신ㅣ 2021 봄 카오스강연 'SPACE OPERA' 1강

임명신

카오스재단카오스강연
  • 물리학
  • 천문학

[술술과학] 우주(1): 왜행성 134340 - 대체 어디까지가 태양계야?

우리가 숨 쉬고 만지는 모든 것들은 과연 어디에서 왔을까요? 현대 천문학은 우리 몸을 구성하는 탄소, 질소, 산소와 같은 필수 원소들이 아주 오래전 거대한 별의 내부에서 만들어졌음을 밝혀냈습니다. 우주 초기에는 수소와 헬륨만이 존재했지만, 수십억 년의 세월 동안 별들이 탄생하고 죽어가는 과정을 반복하며 지금의 풍요로운 화학적 구성을 갖추게 된 것입니다. 우리는 말 그대로 별의 파편으로 이루어진 존재이며, 우주의 역사가 우리 몸속에 고스란히 새겨져 있습니다. 별의 내부인 별의 내부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뜨겁고 압력이 높습니다. 이 극한의 환경에서 수소 원자핵들이 결합하여 헬륨이 되는 핵융합 반응이 일어납니다. 이 과정에서 막대한 에너지가 방출되며 별은 스스로 빛을 내게 됩니다. 별이 진화함에 따라 헬륨은 다시 탄소로, 탄소는 더 무거운 원소들로 변해갑니다. 이러한 연쇄적인 핵융합 반응은 별이 가진 연료를 모두 소진할 때까지 계속되며, 우주를 구성하는 다양한 물질의 기초를 닦는 거대한 용광로 역할을 수행합니다. 별의 내부에서 철이 만들어지는 순간, 별은 더 이상 에너지를 생성하지 못하고 급격한 붕괴를 맞이합니다. 이때 발생하는 거대한 폭발인 초신성 폭발은 우주에서 가장 화려하고도 격렬한 사건 중 하나입니다. 초신성 폭발은 별이 평생토록 만들어낸 원소들을 우주 공간으로 멀리 비산시킵니다. 또한, 이 폭발의 엄청난 에너지는 철보다 무거운 금이나 은, 우라늄과 같은 원소들을 순식간에 합성해내며 우주의 물질적 다양성을 완성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됩니다. 초신성 폭발로 흩어진 성간 물질들은 다시 중력에 의해 뭉쳐지며 새로운 별과 행성을 탄생시킵니다. 약 46억 년 전, 우리 태양계 역시 이러한 과정을 통해 형성되었습니다. 이전 세대의 별들이 남긴 유산이 없었다면 지구와 같은 암석 행성도, 그 위에서 살아가는 생명체도 존재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우리가 매일 마시는 물의 산소나 뼈를 구성하는 칼슘은 모두 수십억 년 전 어느 이름 모를 별이 폭발하며 우주로 던져준 소중한 선물인 셈입니다. 천문학을 공부하는 것은 결국 우리의 뿌리를 찾는 여정과 같습니다. 광활한 우주 속에서 인간은 한낱 미미한 존재처럼 보일 수 있지만, 우리 몸의 원자 하나하나가 별의 내부에서 기원했다는 사실은 경이로움을 자아냅니다. 우리는 우주를 관찰하는 존재인 동시에, 우주 그 자체가 자신을 인식하기 위해 만들어낸 특별한 파편들입니다. 별의 죽음이 생명의 시작이 되었다는 이 숭고한 순환의 원리는 우리가 왜 우주를 탐구하고 사랑해야 하는지를 다시금 일깨워 줍니다.

[술술과학] 우주(1): 왜행성 134340 - 대체 어디까지가 태양계야?
카오스재단술술과학
  • 천문학

[연구뭐하지] 샤샤 트리페 교수_서울대학교 '활동성 은하핵 연구실' | 은하와 블랙홀을 집중 연구! 우주의 신비를 밝혀라

서울대학교 사샤 트리페 교수님 연구실은 외부 은하 천체물리학을 전문적으로 탐구하며, 특히 은하 중심의 초거대 질량 블랙홀인 활동성 은하핵(AGN)을 중점적으로 연구합니다. 은하 내 성간 가스는 수백만 도에 달하는 초고온 상태로 존재하며, 이는 우주에서 가장 역동적인 현상 중 하나로 꼽힙니다. 연구진은 전 세계의 다양한 망원경을 활용해 수십만 광년 거리의 우주를 관측하며, 광년 단위의 거대한 구조부터 아주 미세한 규모의 물리 현상까지 아우르는 폭넓은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연구실의 주요 과제 중 하나는 은하 중심부에서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강력한 감마선 폭발의 기원과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것입니다. 초거대 질량 블랙홀은 '제트(Jet)'라고 불리는 거대한 플라즈마 방출물을 내뿜는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물리적 현상이 바로 감마선 폭발입니다. 연구원들은 전파 관측 데이터를 통해 이 제트가 어떻게 형성되고 어떤 과정을 거쳐 광속에 가까운 엄청난 속도를 얻게 되는지 추적하며, 아직 베일에 싸인 제트의 구체적인 발생 위치와 가속 원리를 밝히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이곳 연구실의 가장 큰 특징은 교수와 학생 사이의 수평적이고 존중하는 문화에 있습니다. 사샤 트리페 교수님은 학생들을 단순한 제자가 아닌 연구 파트너로 대하며, 자유로운 소통이 가능한 환경을 조성합니다. 이러한 분위기 덕분에 학생들은 권위적인 구조에서 벗어나 자신의 연구에 더욱 몰입할 수 있으며, 선후배 간에도 서로의 연구를 지지해 주는 긍정적인 유대감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이는 대학원 생활의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하며 창의적인 연구 성과를 내는 밑거름이 됩니다. 천문학 연구는 방대한 관측 자료를 분석해야 하므로 상당한 시간과 인내심이 요구됩니다. 따라서 연구실에서는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독립적인 태도와 끈기 있게 연구에 매진하는 열정을 가진 인재를 높게 평가합니다. 또한 미세한 데이터를 찾아내는 예리한 관찰력과 더불어, 좋은 연구 주제와 동료를 만나는 긍정적인 에너지 또한 중요한 요소로 언급됩니다. 연구원들은 이러한 자질을 바탕으로 매일의 연구 루틴을 성실히 수행하며 우주의 비밀을 풀기 위한 최적의 과정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미래의 과학자를 꿈꾸는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진정으로 설레는 분야를 찾는 일입니다. 천문학은 단순히 직업으로서의 선택이 아니라, 우주에 대한 순수한 호기심과 애정을 가진 이들을 위한 학문이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지속할 때 비로소 진정한 성공과 학문적 성취를 이룰 수 있으며, 이러한 내면의 동기부여는 연구를 즐겁게 지속하게 하는 강력한 원동력이 됩니다. 연구실은 이러한 열정을 가진 이들과 함께 우주의 거대한 비밀을 밝히는 여정을 계속하고자 합니다.

[연구뭐하지] 샤샤 트리페 교수_서울대학교 '활동성 은하핵 연구실'  |  은하와 블랙홀을 집중 연구! 우주의 신비를 밝혀라

Sascha Trippe(샤샤 트리페)

카오스재단연구뭐하지
  • 천문학

[과학자가 쓴 과학책#9] 모든 사람을 위한 빅뱅 우주론 강의 by이석영 | KAOS X 공원생활 특집

보이저호가 40년 넘게 항해했음에도 겨우 태양계를 벗어난 수준이라는 사실은 우주의 광활함을 실감하게 합니다. 아인슈타인 이전의 인류는 시간과 공간을 절대적이고 고정된 배경으로만 여겼으나, 상대성 이론의 등장은 이를 완전히 뒤바꿔 놓았습니다. 이제 우리는 공간의 모습과 시간의 흐름이 그 안에 담긴 에너지에 따라 결정되며, 우주 자체가 고정된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하고 팽창할 수 있는 역동적인 존재임을 인지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인식의 전환은 우리가 우주를 바라보는 근본적인 시각을 바꾸었으며, 수많은 은하가 존재하는 광대한 우주의 신비를 풀 수 있는 열쇠가 되었습니다. 우주가 한 점에서 시작해 팽창했다는 빅뱅 우주론은 가모프와 같은 과학자들의 대담한 예측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초기 우주가 매우 뜨거웠다면 그 흔적인 빛의 입자들이 오늘날에도 발견되어야 한다는 주장은 당시에는 조롱을 받았으나, 1960년대에 이르러 우주 배경 복사가 관측되며 증명되었습니다. 전 하늘에서 동일하게 측정되는 영하 270도의 이 에너지는 우주에 '시작'이 있었음을 알리는 결정적인 증거가 되었으며, 현대 천문학의 가장 중요한 이정표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 발견은 인류가 우주의 기원을 과학적으로 이해하기 시작했음을 상징하는 역사적인 사건이었습니다. 우주 배경 복사 속에 숨겨진 미세한 온도 차이는 단순한 잡음이 아니라 우주 구조 형성의 씨앗이었습니다. 과학자들은 은하의 회전 속도를 통해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있는 별의 질량보다 훨씬 더 많은 '암흑 물질'이 존재함을 깨달았고, 우주의 가속 팽창을 설명하기 위해 '암흑 에너지'라는 개념을 도입했습니다. 이러한 요소들이 결합하여 완성된 '조화 우주론'은 지난 137억 년 동안 우주가 어떤 속도로 어떻게 팽창해 왔는지를 정밀하게 설명하며 현대 우주론의 근간을 이루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제 보이지 않는 거대한 힘들이 우주의 운명을 결정짓고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현대 천문학은 암흑 물질과 보통의 물질인 바리온 입자를 포함한 정교한 수치 모사 실험을 통해 은하의 기원을 추적합니다. 초기 우주의 미세한 밀도 차이는 중력에 의해 시간이 흐를수록 양극화되었고, 기체가 모여 별이 탄생하고 초신성이 폭발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 거대한 은하단이 형성되었습니다. 백 년 전만 해도 인간이 결코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 여겼던 은하의 탄생 원리를 이제 우리는 과학적으로 재현하고 이해할 수 있는 단계에 도달하게 된 것입니다. 이는 수많은 과학자가 쌓아 올린 관측 데이터와 이론적 토대가 있었기에 가능한 성취였습니다. 우리 몸을 구성하는 원소들은 우주 137억 년 역사가 빚어낸 경이로운 산물입니다. 수소는 빅뱅 초기 3분 만에 만들어졌고, 탄소와 산소 같은 원소들은 별의 내부에서 수십억 년 동안 구워졌으며, 인과 황은 초신성 폭발을 통해 우주에 흩뿌려졌습니다. 이처럼 여러 세대의 별들이 태어나고 죽으며 남긴 유산이 지구라는 최적의 환경에서 생명으로 피어난 것입니다. 따라서 인류는 단순히 우주의 관찰자가 아니라, 온 우주가 137억 년의 시간을 들여 완성한 최고의 역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 광활한 우주의 주인으로서 그 역사를 몸소 증명하고 있는 존재입니다.

[과학자가 쓴 과학책#9] 모든 사람을 위한 빅뱅 우주론 강의 by이석영 | KAOS X 공원생활 특집

이석영

카오스재단읽다과학
  • 천문학

[연구뭐하지?] 우종학 교수_서울대학교 '거대질량블랙홀 연구실' | 굶주린 괴물을 사냥하는 연구실?!

서울대학교 거대질량 블랙홀 연구실은 우주의 가장 신비로운 천체인 블랙홀의 기원과 진화 과정을 탐구하는 국내 최고의 연구 그룹입니다. 이들은 블랙홀이 우주 초기 단계에서 어떻게 처음 형성되었으며, 수십억 년의 세월 동안 어떤 과정을 거쳐 오늘날의 거대한 모습으로 성장했는지를 밝히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연구를 위해 하와이나 칠레와 같은 세계 최정상급 지상 망원경은 물론, 우주 망원경과 X선 카메라 등 다양한 첨단 장비를 동원하여 블랙홀 근처에서 일어나는 역동적인 현상들을 정밀하게 관측하고 분석하며 우주의 비밀에 다가갑니다. 연구실의 주요 과제 중 하나는 블랙홀의 질량을 정확히 측정하는 정교한 방법론을 연구하고, 아직 베일에 싸인 중간질량 블랙홀의 존재를 찾아내는 것입니다. 또한 블랙홀이 강력하게 내뿜는 가스와 제트가 은하 전체의 구조와 환경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하며, 블랙홀과 은하가 서로 상호작용하며 공동진화하는 메커니즘을 심도 있게 파헤칩니다. 블랙홀 주변 가스의 움직임을 시각화하고 분석함으로써, 이러한 활동이 은하의 미래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를 예측하는 작업은 우주의 거대한 역사를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열쇠가 됩니다. 이곳은 학부생 인턴부터 박사 과정 연구원까지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나누며 실제 관측 데이터를 바탕으로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제공합니다. 국내외 유수의 연구진과 긴밀히 협력하며 실전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열려 있으며, 특히 지도 교수의 학문적 한계를 뛰어넘어 자신만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독립적으로 펼칠 수 있는 인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블랙홀에 대한 뜨거운 열정과 탐구심을 가진 이들이 모여 우주의 거대한 수수께끼를 하나씩 풀어가는 과정은 미래의 천문학자들에게 무한한 가능성과 도전의 장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연구뭐하지?] 우종학 교수_서울대학교 '거대질량블랙홀 연구실'  |  굶주린 괴물을 사냥하는 연구실?!

우종학

카오스재단연구뭐하지
  • 천문학

[정말 읽었니?#3] 이석영 교수 "[코스모스] 과학자가 쓴 책 중 가장 과학적이지 않은 책?!"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는 단순한 과학 지식의 전달을 넘어 인류 문명과 철학을 아우르는 독특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이 책은 우주를 정밀하게 기술하기보다는 우주라는 거대한 매개체를 통해 저자가 가진 삶과 문화에 대한 통찰을 제시합니다. 천문학자 이석영은 이 책을 과학자가 쓴 가장 과학적이지 않은 책이라 평하며, 칼 세이건을 단순한 연구자가 아닌 사유하는 사상가로 정의합니다. 보이저호가 찍은 '창백한 푸른 점'이 우리에게 인류의 존재 의미를 묻게 했듯, 이 책은 과학의 틀 안에서 형이상학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천문학을 전공하기 전 처음 접한 '코스모스'는 기대와 달라 당혹감을 주기도 했습니다. 당시에는 우주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원했지만, 책은 오히려 문명과 존재에 대한 복잡한 사유를 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다시 마주한 이 책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저술가로서의 탁월함을 보여주었습니다. 과학자들은 대개 증거에 따라 의견을 바꾸는 데 익숙하지만, 칼 세이건은 자신만의 확고한 철학적 일관성을 바탕으로 우주와 인간의 관계를 정의했습니다. 이러한 태도는 과학이 단순한 데이터의 나열이 아님을 깨닫게 합니다. 천문학의 다양한 분야를 연구하다 보면 결국 도달하게 되는 지점은 '인간이 우주 전체의 결정체'라는 사실입니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서 시공간이 연동되듯, 인간 역시 우주와 분리된 존재가 아니라 우주의 산물로서 함께 호흡합니다. 우주를 광대하고 무서운 공간으로만 인식하기보다, 그 거대한 흐름의 최종 결과물이 바로 나 자신이라는 사실을 인지할 때 우리는 스스로를 더욱 소중하게 여길 수 있습니다. 이는 천문학이 우리에게 주는 가장 큰 위로이자 존재론적인 가르침이라 할 수 있습니다. 현대 천문학은 1970년대 칼 세이건이 활동하던 시기에 비해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당시에는 미처 알지 못했던 암흑 물질과 암흑 에너지, 그리고 수많은 외계 행성에 대한 발견은 우주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한층 넓혀주었습니다. 만약 오늘날 '코스모스'에 새로운 장을 추가한다면 은하의 형성과 외계 행성 탐사에 대한 현대적 지식이 담겨야 할 것입니다. 비록 과학적 정보는 갱신되어야 할 부분이 있을지라도, 우주를 바라보며 '나는 누구인가'를 묻는 근본적인 탐구 정신은 여전히 유효한 가치를 지닙니다. 결국 코스모스는 외부에 존재하는 관찰 대상이 아니라, 관찰자인 우리 자신과 동일시되는 개념입니다. 내가 존재함으로써 우주가 의미를 갖고, 우주가 존재함으로써 내가 존재할 수 있다는 상호 의존성은 과학과 철학의 경계를 허뭅니다. 천문학자로서 평생을 바쳐 연구하는 궁극적인 목적도 결국 '나는 무엇이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원초적인 질문에 답을 얻기 위함입니다. 137억 년의 세월을 품고 400억 광년의 팽창을 함께해 온 우리 모두는 각자가 하나의 소우주로서 거대한 우주의 역사를 몸소 증명하고 있습니다.

[정말 읽었니?#3] 이석영 교수 "[코스모스] 과학자가 쓴 책 중 가장 과학적이지 않은 책?!"

이석영

카오스재단읽다과학
  • 천문학

[노벨상 해설 강연] 빅뱅에서 외계생명체까지_ 박명구|카오스재단 x 고등과학원 '2019 노벨상 해설 강연' | 1강

2019년 노벨 물리학상은 인류가 우주를 바라보는 관점을 근본적으로 바꾼 두 분야에 수여되었습니다. 현대 물리 우주론의 기틀은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에서 시작되었습니다. 1915년 발표된 장 방정식은 중력을 수학적으로 정의했으며, 이후 프리드만은 이 식을 우주 전체에 적용하여 우주가 정지해 있지 않고 팽창해야 한다는 사실을 이론적으로 도출했습니다. 이는 우주가 영원불변하다는 당시의 철학적 믿음을 깨뜨리고, 우주의 역사와 구조를 과학적으로 탐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혁명적인 사건이었습니다. 우주 팽창 이론은 관측을 통해 증명되었습니다. 허블은 멀리 있는 은하일수록 더 빨리 멀어진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이는 과거의 우주가 현재보다 훨씬 작고 뜨거웠음을 시사했습니다. 이로부터 대폭발, 즉 빅뱅 이론이 탄생했습니다. 빅뱅 이론의 결정적인 증거는 우주 모든 방향에서 관측되는 우주배경복사입니다. 초기 우주의 뜨거운 빛이 팽창과 함께 식어 현재까지 남아있는 이 복사는, 우주의 탄생 직후 상태를 알려주는 소중한 화석과 같은 역할을 하며 현대 우주론의 표준 모델을 뒷받침합니다. 제임스 피블스 교수는 이러한 이론적 토대 위에 현대 우주론의 정교한 체계를 세웠습니다. 그는 우주배경복사를 정밀하게 계산하고, 우주의 물질들이 중력에 의해 어떻게 거대한 구조를 형성하는지 통계적으로 분석했습니다. 특히 우리 눈에 보이지 않지만 우주 구조 형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차가운 암흑 물질'의 존재를 강조하며 표준 우주론 모형을 정립했습니다. 그의 연구는 138억 년에 걸친 우주의 진화 과정을 하나의 일관된 물리적 서사로 완성하는 데 핵심적인 공헌을 했습니다. 우주론이 거시적인 우주의 역사를 다룬다면, 외계 행성 탐색은 우리 태양계 너머의 구체적인 세상을 찾는 여정입니다. 별은 스스로 빛을 내어 밝게 빛나지만, 그 주변을 도는 행성은 너무 작고 어두워 직접 관측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천문학자들은 행성이 별 주위를 공전할 때 발생하는 미세한 반작용에 주목했습니다. 행성의 중력으로 인해 별이 아주 조금씩 흔들리는 현상을 도플러 효과를 이용해 측정하는 것입니다. 이는 별빛의 파장이 주기적으로 변하는 것을 포착하여 행성의 존재를 간접적으로 증명하는 방식입니다. 1995년 미셸 마요르와 디디에 쿠엘로 교수는 이 방법을 통해 태양과 유사한 별인 '페가수스자리 51' 주변에서 첫 외계 행성을 발견했습니다. 이 행성은 목성만큼 거대하면서도 별에 매우 가까이 붙어 공전하는 '뜨거운 목성'이었습니다. 이는 거대 행성은 별에서 먼 곳에서만 형성된다는 기존의 천문학적 상식을 완전히 뒤집는 결과였습니다. 이 발견 이후 수천 개의 외계 행성이 추가로 발견되었으며, 인류는 태양계가 우주에서 유일한 형태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고 행성 형성 이론을 새롭게 쓰게 되었습니다. 한국의 천문학계 역시 이러한 외계 행성 탐색 분야에서 꾸준한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보현산 천문대의 연구진은 독자적인 분광기와 분석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여러 개의 외계 행성을 발견했으며, 최근에는 국민 참여를 통해 외계 행성계에 이름을 붙이는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건설될 거대 마젤란 망원경(GMT)과 같은 차세대 관측 장비들은 외계 행성의 대기 성분을 분석하여 생명체의 흔적을 찾는 단계까지 나아갈 것입니다. 이는 인류가 우주에서 홀로 존재하는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에 답하는 과정이 될 것입니다. 2019년 노벨 물리학상이 조명한 두 연구는 우주의 거대한 기원부터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작은 행성까지, 인류의 지평을 무한히 확장했습니다.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에서 시작된 우주론은 이제 우주의 정밀한 지도를 그리는 수준에 도달했으며, 외계 행성 탐사는 지구와 닮은 또 다른 세상을 찾는 구체적인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우주의 어디에서 왔으며, 이 광활한 공간 속에서 우리의 위치는 어디인지 이해하려는 과학적 열정은 앞으로도 인류를 새로운 발견의 시대로 인도할 것입니다.

[노벨상 해설 강연] 빅뱅에서 외계생명체까지_ 박명구|카오스재단 x 고등과학원 '2019 노벨상 해설 강연'

박명구

카오스재단노벨상/필즈상 해설강연
  • 물리학
  • 천문학

[카오스 술술과학] 은하수를 여행할 지구인을 위한 안내서 II - 저건 또 다 뭐지?(은하)

1990년 미 항공우주국(NASA)이 쏘아 올린 허블 우주 망원경은 인류의 시야를 획기적으로 넓혀준 망원경계의 절대 강자입니다. 특히 2003년에 진행된 '허블 울트라 딥 필드' 프로젝트는 별이나 은하가 전혀 발견된 적 없는, 밤하늘의 아주 작은 영역을 끈질기게 관측한 도전이었습니다. 많은 이들이 아무것도 없는 곳에 막대한 예산을 낭비하는 것이 아니냐며 우려를 표했지만, 천문학자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무언가를 찾아내겠다는 신념으로 관측을 이어갔습니다. 이 무모해 보이던 시도는 결국 우주의 끝자락을 엿보는 기적 같은 순간을 만들어내며 인류의 우주관을 완전히 뒤바꾸어 놓았습니다. 관측 결과, 텅 비어 있다고 믿었던 좁은 공간에서 무려 1만 개에 달하는 은하들이 유령처럼 쏟아져 나왔습니다. 이 중에는 우주 탄생 직후인 130억 년 전의 모습을 간직한 아기 은하들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이는 우주가 영원 전부터 존재했던 것이 아니라 명확한 시작점이 있었음을 암시하는 결정적인 증거가 되었습니다. 초기 우주의 불균일한 모습에서 오늘날의 거대한 은하들이 성장해왔음을 확인한 순간, 인류는 비로소 우리가 발을 딛고 있는 우주의 장대한 역사를 실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100억 광년 너머의 빛들은 그렇게 인류에게 우주의 기원을 속삭여 주었습니다. 우주에는 다양한 형태의 은하들이 존재하는데, 크게 타원 은하와 나선 은하로 나뉩니다. 타원 은하들이 거대한 은하단을 이루며 무리 지어 다니는 반면, 우리 은하와 같은 나선 은하들은 상대적으로 홀로 떨어져 존재하는 독특한 특성을 보입니다. 특히 일부 타원 은하 중심부에 존재하는 태양 질량의 수억 배에 달하는 초거대 블랙홀은 현대 천문학의 거대한 미스터리 중 하나로 남아 있습니다. 이러한 은하들의 형태와 분포는 우주가 단순히 무작위로 흩어진 공간이 아니라, 정교한 물리 법칙과 아직 밝혀지지 않은 거대한 힘에 의해 설계된 구조물임을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현대 과학은 빅뱅 우주론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통해 우주의 수수께끼를 풀어가고 있습니다. 비록 급팽창, 암흑 물질, 암흑 에너지라는 다소 황당해 보이는 세 가지 가정을 전제로 하지만, 이 이론은 우주 배경 복사라는 결정적인 증거를 통해 그 타당성을 입증받았습니다. 우주 배경 복사에 나타난 10만 분의 1이라는 아주 미세한 밀도 차이가 오늘날의 별과 은하를 만드는 씨앗이 되었다는 사실은 경이롭기까지 합니다. 과학자들은 이러한 이론적 토대 위에서 우주의 탄생과 진화 과정을 정밀하게 예측하며, 보이지 않는 암흑의 영역 속에 숨겨진 우주의 진실에 한 걸음씩 다가서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정교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빅뱅 이후 우주 거대 구조와 나선 은하가 형성되는 과정이 실제 관측 결과와 놀라울 정도로 일치함을 확인했습니다. 이는 138억 년의 시간과 수천억 개의 은하가 존재하는 현재의 우주가 하나의 거대한 패키지처럼 연결되어 있음을 의미합니다. 결국 생명이라는 존재가 탄생하기 위해서는 온 우주의 역사가 필요했던 셈입니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곧 138억 년 우주의 모든 사건이 응축된 결과이며, 그런 의미에서 생명은 그 자체로 우주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우주라는 거대한 역사가 빚어낸 소중한 결실입니다.

[카오스 술술과학] 은하수를 여행할 지구인을 위한 안내서 II - 저건 또 다 뭐지?(은하)
카오스재단술술과학
  • 천문학

[강연] 저건 다 뭐지? - 별과 은하의 기원 _ by이석영|2019 봄 카오스강연 '기원, 궁극의 질문들' 4강 | 4강

인류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질문은 아마도 밤하늘을 바라보며 던진 "저건 다 뭐지?"일 것입니다. 수백 년 전까지만 해도 별은 대기권 위의 가까운 천체로 여겨졌으나, 이제 우리는 그것들이 아주 멀리 떨어진 거대한 별임을 압니다. 원시 시대부터 문명이 끝나는 순간까지 변치 않을 이 질문은 단순히 지적 호기심을 넘어, 우주와 나 사이의 관계를 파악하려는 본능적인 시도입니다. 하늘의 반짝임이 우리와 어떤 상관이 있는지 이해하는 과정은 곧 인류의 기원을 찾는 여정과 같습니다. 1990년 허블 우주 망원경의 발사는 우주를 바라보는 인류의 시각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습니다. 천문학자들은 아무것도 없다고 믿었던 좁은 하늘을 4개월간 끈질기게 관측한 끝에, 수천 개의 은하가 드글드글한 '허블 딥 필드'를 발견했습니다. 이곳에서 포착된 은하들은 100억 년 전의 초기 은하들로, 오늘날의 우아한 모습과는 달리 작고 찌그러진 형태를 띠고 있었습니다. 이는 우주 초기에 은하가 시작된 시점이 있었으며, 오랜 세월에 걸쳐 성장해 왔음을 증명하는 결정적인 단서가 되었습니다. 우주에는 약 1,000억 개 이상의 은하가 존재하며, 그 형태는 크게 나선 은하와 타원 은하로 나뉩니다. 흥미롭게도 나선 은하는 주로 홀로 존재하는 반면, 타원 은하는 수천 개씩 모여 거대 도시인 은하단을 형성합니다. 특히 타원 은하의 중심에는 태양 질량의 수억 배에 달하는 초거대 블랙홀이 존재하여 강력한 에너지를 뿜어냅니다. 반면 나선 은하는 거대한 별의 집단임에도 불구하고 피자 도우처럼 매우 얇은 원반 구조를 유지하는데, 이러한 형태적 다양성은 여전히 천문학계의 주요 미스터리로 남아 있습니다. 현대 우주론은 암흑 물질과 암흑 에너지라는 보이지 않는 존재를 통해 우주의 골격을 설명합니다. 빅뱅 초기, 우주 배경 복사에 나타난 10만분의 1이라는 미세한 밀도 차이는 중력의 영향으로 시간이 흐르며 거대한 구조를 형성했습니다. 밀도가 높은 곳은 더 많은 물질을 끌어당겨 은하와 은하단을 만들었고, 낮은 곳은 텅 빈 공간인 보이드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이론적 모델은 실제 관측된 우주의 은하 분포와 놀라울 정도로 일치하며, 우리가 발을 딛고 있는 우주의 설계도를 보여줍니다. 과학자들은 슈퍼컴퓨터를 활용해 우주 초기 조건으로부터 은하가 탄생하는 과정을 재현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4,800대의 컴퓨터를 병렬로 연결하여 3,000만 시간 동안 계산한 결과, 무질서하게 소용돌이치던 기체들이 특정 시점에 이르러 아름다운 나선팔을 가진 은하로 변모하는 과정을 목격했습니다. 이는 복잡한 물리 법칙들이 상호작용하여 우주론적 초기 조건만으로도 오늘날 우리가 보는 은하의 모습을 만들어낼 수 있음을 입증한 사례입니다. 인류는 이제 은하의 탄생을 과학의 틀 안에서 설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별은 은하라는 요람 속에서 기체가 응축되어 탄생하며, 평생을 태우고 남은 진귀한 원소들을 우주로 환원하며 생을 마감합니다. 태양 같은 별은 탄소와 질소를 만들고, 거대한 별은 초신성 폭발을 통해 산소, 인, 황 같은 생명의 필수 원소를 우주 전역에 뿌립니다. 우리 몸을 구성하는 수소는 빅뱅 초기에, 나머지 무거운 원소들은 수많은 별의 죽음을 통해 만들어진 것입니다. 결국 우리는 별이 남긴 유산으로 빚어진 존재이며, 우리 안에는 우주의 역사가 고스란히 새겨져 있습니다. 138억 년이라는 광활한 우주의 시간과 1,000억 개가 넘는 은하의 존재는 결코 낭비가 아닙니다. 생명에 필요한 복잡한 원소들이 만들어지고 지적인 존재가 나타나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긴 세월과 거대한 규모의 우주적 프로세스가 반드시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우주는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을 탄생시키기 위해 이 모든 과정을 거쳐온 셈입니다. 따라서 밤하늘의 별과 은하를 바라보는 것은 단순히 외부 세계를 관찰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존재의 근원을 확인하고 삶의 경이로움을 되새기는 일입니다.

[강연] 저건 다 뭐지? - 별과 은하의 기원 _ by이석영|2019 봄 카오스강연 '기원, 궁극의 질문들' 4강

이석영

카오스재단카오스강연
  • 천문학

[석학인터뷰] 그래서 과학이 말하는 기원이 뭔데?!?!ㅣ기원 릴레이 - '모든 것의 기원' 2편_ 원소, 별과 은하, 지구와 달, 물

우리가 매일 마시는 물 한 잔에는 우주의 장대한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물을 구성하는 수소 원자는 약 138억 년 전 우주가 탄생한 순간인 빅뱅을 통해 생성되었으며, 산소 원자는 수많은 별의 탄생과 죽음이라는 진화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물을 마시는 행위는 단순히 수분을 섭취하는 것을 넘어, 빅뱅의 흔적과 별의 유산을 몸속으로 받아들이는 경이로운 경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광활한 우주에 흩어져 있는 별과 은하들도 저마다의 시작점이 존재합니다. 초기 우주는 물질이 매우 고르게 분포되어 있어 천체가 형성되기 어려운 환경이었으나, 시간이 흐르며 밀도가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중력 응축이 일어났습니다. 빅뱅 이후 약 10억 년이 지났을 무렵 거대한 기체 덩어리에서 첫 번째 별들이 탄생했고, 이들이 모여 은하의 기틀을 마련했습니다. 우리가 아는 안드로메다나 우리 은하 같은 거대 은하들은 약 100억 년이라는 긴 세월을 거쳐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우리 태양계는 약 45억 6,800만 년 전 태양의 형성과 함께 그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태양 주변을 돌던 물질들이 서로 충돌하고 뭉쳐지면서 여러 행성이 탄생했는데, 지구는 태양계 형성 후 약 6,800만 년이 지난 시점에 지금의 형태를 갖추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원시 지구와 화성 크기의 천체인 '테이아'가 충돌하는 거대한 사건을 통해 현재의 지구가 만들어졌고, 그 과정에서 튕겨 나간 파편들이 모여 달이 형성되었다는 가설은 지구 탄생의 신비를 설명하는 중요한 열쇠가 됩니다. 지구 표면의 상당 부분을 덮고 있는 막대한 양의 물이 어디에서 왔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흥미로운 논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쪽에서는 지구 내부의 암석에 포함되어 있던 수분이 화산 폭발을 통해 수증기로 분출된 후 비가 되어 내렸다는 '내부 기원설'을 주장합니다. 반면, 초기 지구가 너무 뜨거워 수분을 유지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전제하에, 물을 머금은 소행성이나 혜성이 지구와 충돌하며 외부에서 물을 공급했다는 '외부 기원설'도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지구의 물이 내부에서 비롯되었든 혹은 머나먼 소행성대에서 날아온 외계의 선물이었든, 두 가설은 여전히 팽팽하게 맞서며 과학자들의 탐구심을 자극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발을 딛고 있는 이 행성의 근원과 생명의 필수 요소인 물의 기원을 밝혀내는 과정은 곧 우주의 비밀을 풀어나가는 과정과도 같습니다. 아직 완벽하게 확정된 정답은 없지만, 끊임없는 연구와 새로운 가설의 등장은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라는 행성을 더욱 깊이 이해하게 만드는 소중한 밑거름이 됩니다.

[석학인터뷰] 그래서 과학이 말하는 기원이 뭔데?!?!ㅣ기원 릴레이 - '모든 것의 기원' 2편_ 원소, 별과 은하, 지구와 달, 물

윤성철, 이강근, 이석영, 최덕근

카오스재단릴레이 인터뷰
  • 지구환경과학
  • 천문학

2019 카오스 콘서트 '변신, 기원이야기' 티저 영상 (by우종학, 김상욱, 장대익) (끝까지 보셔야합니다! 1분짜리임)

우주는 아주 작은 입자에서 시작하여 거대한 생명에 이르기까지 끊임없는 변신 과정을 거쳐왔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우리가 어디에서 왔는지, 그리고 이 세상의 모든 것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에 대한 근원적인 궁금증을 품고 살아갑니다. 이러한 기원의 미스터리는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질문 중 하나이며, 현대 과학이 여전히 풀고자 노력하는 핵심적인 과제이기도 합니다. 우주의 탄생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여정은 단순한 시간의 흐름이 아니라, 존재의 형태가 근본적으로 바뀌는 경이로운 변신의 연속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광활한 우주 공간 속에서 은하가 형성되고 그 안에서 수많은 별이 탄생하는 과정은 우주 변신의 정점을 보여줍니다. 별의 내부에서 만들어진 다양한 원소들은 다시 우주로 퍼져나가 생명의 씨앗이 되었으며, 이는 결국 우리라는 존재로 이어졌습니다. 무생물인 입자가 모여 생명이라는 고도의 복잡성을 지닌 존재로 진화한 과정은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서사시와 같습니다. 이러한 변신 단계마다 숨겨진 과학적 원리를 이해하는 것은 우주의 질서를 파악하는 일이며, 동시에 우리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소중한 탐구의 과정이 됩니다. 현대 과학은 관측 기술의 발전과 이론적 토대를 바탕으로 우주의 놀라운 변신을 하나씩 증명해 나가고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작은 세계에서부터 끝을 알 수 없는 거시 세계에 이르기까지, 모든 존재는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끊임없이 변신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신의 세계를 들여다보는 일은 우리에게 경외감을 불러일으키며,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혀줍니다. 기원에 대한 탐구는 멈추지 않을 것이며, 우리는 그 속에서 발견되는 새로운 지식들을 통해 우주와 생명이 지닌 진정한 가치를 깨닫게 될 것입니다.

2019 카오스 콘서트 '변신, 기원이야기' 티저 영상 (by우종학, 김상욱, 장대익) (끝까지 보셔야합니다! 1분짜리임)
카오스재단카오스콘서트

[석학인터뷰] [KAOS x KIAS] 무카노프(고등과학원 교수) _ 노벨상? 중요한 게 아니다!!

우주의 기원을 이해하는 데 있어 양자역학은 필수적인 열쇠입니다. 초기 우주는 극도로 작은 상태였기에 미시 세계의 법칙이 거시적인 구조를 결정짓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양자역학의 핵심 원리에 따르면 자연에는 완벽한 정지 상태가 존재할 수 없으며,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에 의해 끊임없는 양자 요동이 발생합니다. 이러한 미세한 양자 요동이 시간이 흐름에 따라 증폭되어 오늘날 우리가 목격하는 거대한 은하와 은하단의 씨앗이 되었다는 사실은 현대 우주론의 가장 놀라운 성과 중 하나로 꼽힙니다. 과거에는 이러한 이론적 가설이 실제 관측과 연결될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려웠습니다. 1980년대만 하더라도 우주의 양자적 기원은 순수한 이론적 탐구의 영역에 머물러 있었으며, 이를 증명하는 데 수천 년이 걸릴지도 모른다는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했습니다. 그러나 199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전파 천문학의 혁명과 다양한 우주 탐사 임무는 반전을 가져왔습니다. 우주 탄생 초기인 30만 년 시점의 모습을 포착한 관측 데이터는 양자 기원설의 예측과 놀라울 정도로 일치했으며, 이는 이론 물리학이 실제 우주의 구조를 정확히 설명할 수 있음을 입증했습니다. 과학자에게 가장 큰 보람은 명예나 상이 아니라, 복잡한 계산이 풀리고 자연의 비밀이 밝혀지는 순간의 즐거움에 있습니다. 이론이 실현될 것이라고 상상하지 못했던 시절에도 연구를 지속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순수한 지적 호기심이었습니다. 자신의 이론이 교과서에 실리고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것은 분명 기쁜 일이지만, 그보다 본질적인 가치는 연구 과정 자체에서 느끼는 행복입니다. 과학적 발견은 때로 운과 시기적절한 기회가 맞물려야 하지만, 그 기회를 포착할 수 있는 명민함과 끈기 또한 연구자가 갖추어야 할 중요한 덕목입니다. 물리학을 꿈꾸는 젊은 세대에게 가장 필요한 태도는 마음이 시키는 대로 호기심을 따르는 것입니다. 단순히 전문가가 되기 위해 혹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학문에 접근한다면 진정한 학문적 성취를 이루기 어렵습니다. 이론 물리학은 마치 예술과 같아서, 자신이 하는 일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평생을 바칠 수 있다는 확신이 들 때 비로소 그 길을 걸어야 합니다. 주변의 기대나 사회적 압박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내면이 말하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야말로 불행을 피하고 진정한 과학자로 성장하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기초 과학은 모든 실용적 응용의 뿌리와 같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나 소크라테스 같은 고대 철학자들이 그러했듯, 우리는 실용적인 이득을 따지기보다 자연의 작동 방식을 이해하려는 순수한 열정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만약 사회가 당장의 실용적인 결과물에만 집중한다면 과학의 발전은 멈추게 될 것입니다. 모든 나무가 열매를 맺기 위해 튼튼한 뿌리가 필요하듯, 인류의 미래를 바꿀 기술적 혁신은 자유로운 탐구 시스템 아래에서 이루어지는 기초 연구라는 토대 위에서만 가능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근원을 탐구하는 연구자들의 자유를 보장해야 합니다.

[석학인터뷰] [KAOS x KIAS] 무카노프(고등과학원 교수) _ 노벨상? 중요한 게 아니다!!

Viatcheslav Mukhanov(비아체슬라프 무카노프)

카오스재단석학인터뷰
  • 물리학
  • 융합

[석학인터뷰] 이석영_ 외계인이랑 대화하고 싶은데 못하는 이유는... | 2019 봄 카오스강연 '기원, 궁극의 질문들'

밤하늘의 은하는 우리에게 익숙하면서도 거대한 의문을 던집니다. 수많은 별이 모여 있는 은하가 왜 하필이면 납작한 원반 형태나 정교한 나선팔 모양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입니다. 중력의 법칙을 고려할 때 별들이 공 모양으로 뭉쳐 있는 것은 수학적으로 설명하기 쉽지만, 이탈리아 피자보다도 더 납작한 원반을 형성하며 질서정연하게 배열된 모습은 현대 천문학에서도 오랫동안 풀지 못한 숙제였습니다. 지난 200년 동안 천문학계는 이 복잡하고 신비로운 은하의 구조를 이해하기 위해 끊임없이 고뇌하며 그 기원을 추적해 왔습니다. 우주의 광활함을 고려할 때 지구 외에 지적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우리 은하에만 천억 개의 별이 있고, 관측 가능한 우주에는 다시 천억 개의 은하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비록 현재의 기술로는 그들과 교신하거나 직접 만날 확률이 매우 희박할지라도, 우주 어딘가에 우리와 같은 존재가 있을 것이라는 가설은 여전히 매력적입니다. 만약 시공간을 초월할 정도의 문명이 존재한다면 이미 우리 곁에 가득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서 그들을 마주하기 어려운 이유는 천문학계의 거대한 미스터리 중 하나로 남아 인류의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최근 3~4년 사이, 천문학계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을 것만 같았던 은하의 기원에 대해 놀라운 실마리를 찾아내기 시작했습니다.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베일에 싸여 있던 은하 형성의 비밀이 현대 과학의 발전과 함께 서서히 밝혀지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바라보는 우주에는 태양과 같은 별이 천억 개씩 담긴 은하가 다시 천억 개나 존재하며, 그 크기는 인간의 가늠을 불허합니다. 이 거대하고 복잡한 우주의 질서를 이해하려는 여정은 이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으며, 우리는 비로소 은하의 탄생 비화를 과학적으로 증명할 준비를 마쳤습니다.

[석학인터뷰] 이석영_ 외계인이랑 대화하고 싶은데 못하는 이유는...  |  2019 봄 카오스강연  '기원, 궁극의 질문들'

이석영

카오스재단카오스강연
  • 천문학

[석학인터뷰] 이필진_ 다중우주요? 우리가 생각하는 다중우주는 그게 아니에요 | 2019 봄 카오스강연 '기원, 궁극의 질문들'

초끈 이론은 아인슈타인이 꿈꿨던 모든 근본적인 힘을 하나의 체계로 통합하려는 시도에서 탄생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이론을 넘어 새로운 물리 법칙들을 담아낼 수 있는 거대한 패러다임으로 평가받습니다. 현대 물리학이 직면한 가장 큰 과제인 중력과 양자역학의 결합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이 이론은 여전히 과학계의 핵심적인 연구 대상으로 남아 있습니다. 우주의 근본 원리를 이해하려는 인류의 노력이 집약된 이 체계는 우리가 우주를 바라보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대중 매체에서 묘사하는 다중우주와 달리, 물리학자들이 말하는 다중우주는 광활한 바다에 흩어져 있는 고립된 섬 우주들과 같습니다. 우리 우주는 그 수많은 섬 우주 중 하나에 불과하며, 각 섬 우주는 서로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일반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어떠한 교류도 불가능합니다. 심지어 다른 섬 우주에는 우리와 전혀 다른 물리 법칙이 적용될 수도 있습니다. 비록 우리가 관측하거나 도달할 수는 없지만, 이러한 다중우주는 우주의 전체적인 구조를 이해하려는 현대 물리학의 중요한 흐름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우주의 탄생 초기에는 미세한 밀도 요동이 존재했습니다. 이러한 양자 요동은 중력의 작용을 통해 시간이 흐르며 거대한 변화를 일으켰습니다. 중력은 물질이 많은 곳으로 더 많은 물질을 끌어당기는 성질이 있어, 밀도가 높은 곳은 점점 더 무거워지고 낮은 곳은 빈 공간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은하와 별, 행성이 형성되었으며 결국 우리와 같은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습니다. 즉, 우리 존재의 근원은 우주 초기의 아주 작은 양자 요동에 맞닿아 있습니다. 만약 우주 초기에 이러한 밀도 요동이 없었다면, 빅뱅 이후 137억 년이라는 시간은 은하가 만들어지기에 턱없이 부족했을 것입니다. 양자 요동이 없었다면 우주는 아무것도 없는 텅 빈 상태로 남았을지도 모릅니다. 다행히도 지난 40여 년간의 이론 물리학 연구와 정밀한 관측 결과는 이러한 가설들이 실제 우주의 모습과 매우 잘 일치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중력과 양자역학이 우주 형성 과정에서 수행한 역할에 대한 새로운 이해는 인류에게 우주를 바라보는 완전히 새로운 시각을 제공했습니다. 일반 상대성 이론은 발표 이후 수많은 검증을 거치며 그 정당성을 입증해 왔지만, 양자역학과의 결합이라는 근원적인 미제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수십 년 동안 일반 상대성 이론을 어떻게 수정하고 보완해야 하는지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어 왔습니다. 이번 논의를 통해 우리는 현대 물리학의 기초가 되는 이론들이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 그리고 우주의 비밀을 풀기 위해 과학자들이 어떤 질문을 던지고 있는지 깊이 있게 살펴보고자 합니다.

[석학인터뷰] 이필진_ 다중우주요? 우리가 생각하는 다중우주는 그게 아니에요 |  2019 봄 카오스강연  '기원, 궁극의 질문들'

이필진

카오스재단카오스강연
  • 물리학
  • 천문학

[강연] 빛과 함께하는 시간여행 (2) _이명균 교수 | 2015 가을 카오스 강연 '빛 색즉시공' 6강 | 6강 ②

망원경의 역사는 1608년 네덜란드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한스 리페르스헤이가 처음 발명한 이 도구는 이탈리아의 갈릴레오 갈릴레이에 의해 천문학적 도구로 거듭났습니다. 갈릴레오는 지름 5cm의 작은 망원경으로 하늘을 관측하며 인류 역사에 남을 놀라운 발견들을 해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망원경을 처음 만든 리페르스헤이보다 이를 활용해 우주를 본 갈릴레오가 훨씬 더 유명해졌다는 사실입니다. 갈릴레오는 호기심을 바탕으로 하늘을 관측함으로써 명성뿐만 아니라 경제적 안정까지 얻게 되었습니다. 이는 도구의 발명만큼이나 그것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오늘날 망원경의 개념은 과거보다 훨씬 넓어졌습니다. 단순히 가시광선을 보는 것을 넘어 우주에서 오는 모든 종류의 빛과 입자를 포착하는 기기를 통칭합니다. 현대 천문학자들은 눈 대신 CCD 카메라와 같은 정밀 관측 기기를 사용하여 데이터를 기록하고 분석합니다. 망원경의 종류도 전파, 적외선, 자외선, X선, 감마선 등 전자기파의 영역에 따라 다양하며, 최근에는 중력파나 입자를 관측하는 망원경도 등장했습니다. 특히 물리학자와 천문학자를 구분하는 기준 중 하나가 망원경의 위치라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물리학자는 주로 지하에서, 천문학자는 지상이나 우주에서 망원경을 사용합니다. 세계 곳곳에는 거대한 거울을 가진 광학 망원경들이 우주를 향해 있습니다. 스페인에는 지름 10m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GTC(그란 텔레스코피오 카나리아스)가 있으며, 하와이와 칠레에는 쌍둥이 망원경이라 불리는 8m급 제미니 망원경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보현산 천문대에 1.8m 크기의 반사 망원경을 운영하며 우주 연구에 힘쓰고 있습니다. 유럽 연합은 칠레의 맑은 하늘 아래 '거대 망원경'이라는 뜻의 VLT를 건설하여 여러 나라가 공동으로 연구를 수행합니다. 이러한 대형 망원경들은 거대한 구조물과 정밀한 가대 시스템을 갖추고 인류의 시야를 우주 깊숙한 곳까지 확장하고 있습니다. 전파 망원경과 우주 망원경은 우리가 볼 수 없는 우주의 이면을 보여줍니다. 지름 305m에 달하는 아레시보 망원경은 외계 지성체와의 교신을 시도하는 무대가 되기도 했으며, 해발 5,000m 고지에 위치한 알마(ALMA) 망원경은 전 세계 학자들이 원격으로 조정하며 정밀한 자료를 얻습니다. 한편, 지구 대기의 방해를 받지 않는 허블 우주 망원경은 1990년 발사 이후 25년 넘게 환상적인 우주의 모습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우주 망원경은 지상 망원경이 가진 한계를 극복하고 성운과 은하의 세밀한 구조를 포착함으로써 현대 천문학의 비약적인 발전을 이끌어낸 일등 공신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주를 관측할 때 가장 중요한 원칙 중 하나는 '아는 만큼 보인다'는 것입니다. 밤하늘의 별들은 무심코 보면 모두 비슷해 보이지만, 관심을 가지고 응시하면 붉은색이나 푸른색 등 고유의 색깔을 드러냅니다. 또한 가시광선으로는 어둡게만 보이던 암흑 성운도 적외선으로 관측하면 그 속에서 새로 태어나는 아기 별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안드로메다 은하나 소용돌이 은하(M51)처럼 거대한 천체들도 관측 파장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이처럼 우주는 우리가 어떤 시각과 도구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다채로운 얼굴을 보여주는 조화로운 코스모스의 세계입니다.

[강연] 빛과 함께하는 시간여행 (2) _이명균 교수 | 2015 가을 카오스 강연 '빛 색즉시공' 6강

이명균

카오스재단카오스강연
  • 물리학
  • 천문학

[강연] 우주의 기원 by우종학 | 2015 여름 카오스 콘서트 '기원 Origin' 1강 | 1강

인류는 밤하늘을 바라보며 우주의 기원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왔습니다. 138억 년이라는 장구한 시간과 빛의 속도로도 수백억 년을 가야 하는 광대한 시공간 속에서 우리는 과연 어디에서 왔는지 탐구해 왔습니다. 현대 과학은 20세기 동안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며 고대인들이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놀라운 사실들을 밝혀냈습니다. 우리 은하 너머에 수천억 개의 또 다른 은하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우주의 규모를 실감하게 하며, 인간의 지성이 도달할 수 있는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시험하고 있습니다. 뉴턴은 우주가 무한하다고 믿었지만, 이는 '올버스의 역설'이라는 모순에 직면했습니다. 우주가 무한하고 별들이 균일하게 분포한다면 밤하늘은 낮처럼 밝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수수께끼를 해결한 열쇠는 우주의 나이가 유한하다는 사실에 있었습니다. 빛의 속도는 유한하기 때문에, 우주의 나이보다 더 먼 곳에 있는 별빛은 아직 우리에게 도달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밤하늘이 어둡다는 사실 자체가 우주에게는 시작점이 있었으며, 우리가 관측할 수 있는 범위가 제한되어 있음을 증명하는 강력한 증거가 됩니다. 1920년대 허블과 르메트르는 멀리 있는 은하일수록 더 빠른 속도로 멀어진다는 '허블의 법칙'을 발견하며 우주 팽창의 시대를 열었습니다. 이는 마치 풍선을 불 때 표면의 점들이 서로 멀어지는 것과 같은 원리로, 우주 공간 자체가 늘어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시간을 거꾸로 되돌린다면 과거의 우주는 지금보다 훨씬 작았을 것이며, 결국 모든 만물이 한 점에서 시작되었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이러한 발견은 정적인 우주를 믿었던 아인슈타인조차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게 만든 현대 우주론의 거대한 전환점이었습니다. 조지 가모프는 초기 우주가 매우 뜨겁고 밀도가 높았을 것이라고 예측하며, 그 흔적인 전자기파가 우주 전체를 채우고 있을 것이라 보았습니다. 이 가설은 1960년대 펜지어스와 윌슨이 '우주 배경 복사'를 우연히 발견하면서 사실로 입증되었습니다. 우주의 모든 방향에서 균일하게 관측되는 이 복사 에너지는 빅뱅의 메아리와도 같습니다. 이후 COBE(코비)와 플랑크 위성을 통한 정밀한 관측은 빅뱅 우주론을 현대 과학의 확고한 정설로 자리 잡게 했으며, 우주가 고온 고밀도의 상태에서 진화해 왔음을 명확히 보여주었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허블 우주 망원경을 통해 100억 광년 이상 떨어진 아기 은하의 모습까지 관측하며 우주의 역사를 파노라마처럼 살펴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138억 년 전 빅뱅이 일어난 바로 그 찰나의 순간에 대해서는 여전히 많은 베일에 싸여 있습니다. 현대 우주론은 우주의 팽창과 진화 과정을 상세히 설명해 주지만, 기원 그 자체에 대한 근원적인 해답은 미래 세대의 몫으로 남아 있습니다. 광대한 시공간 속에서 인류가 쌓아 올린 지식은 우주라는 거대한 서사의 일부를 이해하려는 끊임없는 도전의 기록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강연] 우주의 기원 by우종학 | 2015 여름 카오스 콘서트 '기원 Origin' 1강

우종학

카오스재단카오스콘서트
  • 천문학

[강연] 별빛이 우리에게 밝혀준 것들 - 태양과 별 (3) _윤성철 교수 | 2015 가을 카오스 강연 '빛 색즉시공' 2강 | 2강 ③

밤하늘의 별이 영원해 보이는 이유는 인간의 시간 척도에서 거의 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태양은 약 46억 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중심 온도가 고작 5% 내외로 변했을 만큼 정밀한 메커니즘으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이는 온도 변화에 극도로 민감한 핵융합 반응이 매우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음을 의미하며, 이러한 정밀함 덕분에 별은 급격히 폭발하지 않고 수십억 년 동안 일정한 빛을 내며 존재할 수 있는 것입니다. 별의 안정성은 일상적인 상식과는 반대로 작동하는 특별한 성질에서 비롯됩니다. 별에 에너지가 공급되어 내부 압력이 높아지면 별은 팽창하며 오히려 온도가 낮아지고, 반대로 에너지가 줄어들면 중력에 의해 수축하며 온도가 올라갑니다. 이러한 자기 조절 시스템을 통해 별은 특정한 온도를 기가 막히게 유지합니다. 이처럼 극도로 안정한 시스템 덕분에 지구와 같은 행성에서 생명체가 진화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확보되었습니다. 우리 은하에는 태양과 같은 별이 수천억 개 존재하며, 그중 상당수는 생명이 탄생하기에 적합한 조건을 갖추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 외계 지적 생명체의 흔적을 찾지 못했는데, 이를 '페르미 역설'이라 부릅니다. 지구가 생명 거주에 적합한 이유는 적절한 질량과 자기장, 그리고 지각 활동을 통해 대기와 온도를 유지하기 때문입니다. 과연 지구가 우주에서 유일하게 특별한 곳인지, 아니면 흔한 사례 중 하나인지는 현대 천문학의 핵심 질문입니다. 외계 생명체를 찾기 위한 첫걸음은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할 수 있는 '생명 거주 가능 영역'에 위치한 행성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별과 너무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이 구역은 생존의 필수 조건인 온도를 제공합니다. 천문학자들은 식 현상을 관측하여 이러한 행성들을 찾아냅니다. 만 분의 일에 불과한 아주 작은 밝기 변화를 포착함으로써 우리는 보이지 않는 먼 우주의 행성들을 식별해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현재까지 발견된 외계 행성은 수천 개에 달하며, 그중 수십 개는 생명 거주 가능 영역에 속해 있습니다. 한국의 KMTNet 프로젝트처럼 전 세계 여러 대륙에 망원경을 설치해 24시간 내내 별을 감시하는 노력 덕분에 탐사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토록 간절하게 외계 행성을 찾는 이유는 단순히 새로운 세상을 발견하기 위함이 아닙니다. 그것은 광활한 우주 속에서 인간이라는 존재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우리의 근원을 이해하려는 본능적인 탐구 과정입니다.

[강연] 별빛이 우리에게 밝혀준 것들 - 태양과 별 (3) _윤성철 교수 | 2015 가을 카오스 강연 '빛 색즉시공' 2강

윤성철

카오스재단카오스강연
  • 천문학

[강연] 우주의 기원 (4) - 패널토의 & 질의응답 | 2015 봄 카오스 강연 'ORIGIN' 1강 | 1강 ④

우주의 운명은 팽창을 일으키는 암흑 에너지와 이를 억제하려는 중력 사이의 치열한 경쟁으로 결정됩니다. 현재 우주에는 약 천억 개의 은하가 존재하며, 이들이 만들어내는 거대한 중력이 팽창 속도를 늦추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관측 결과에 따르면 이미 승부는 결정되었습니다. 우주는 단순히 팽창하는 것을 넘어 그 속도가 점점 빨라지는 가속 팽창의 단계에 진입했습니다. 결국 중력은 암흑 에너지를 이기지 못하고, 우주는 영원히 팽창하며 모든 별이 식어버리는 차갑고 고요한 종말을 맞이하게 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우주의 기원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바로 블랙홀입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거의 모든 은하의 중심에는 태양 질량의 백만 배가 넘는 초거대 질량 블랙홀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흔히 블랙홀은 모든 것을 빨아들이기만 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물질이 사건의 지평선으로 넘어가기 직전에는 막대한 에너지가 방출됩니다. 이 에너지는 은하 전체의 진화 과정을 좌우할 정도로 강력하여, 블랙홀은 우주의 역사를 써 내려가는 핵심적인 주인공 역할을 수행해 왔으며 은하의 운명과도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우주를 구성하는 별들의 운명은 오직 그 질량에 의해 결정됩니다. 역설적이게도 질량이 큰 별일수록 내부의 핵융합 반응이 격렬하게 일어나 연료를 빨리 소모하므로 수명이 짧습니다. 반면 질량이 작은 별들은 에너지를 천천히 태우며 훨씬 오래 생존합니다. 우리 태양은 약 46억 년 전에 탄생하여 현재 전체 수명인 100억 년의 절반 정도를 지나온 중년기에 해당합니다. 앞으로도 약 50억 년 동안은 수소를 태우며 빛을 낼 것이기에, 인류의 관점에서는 매우 긴 시간이 남아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주의 거시적 구조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암흑 물질과 암흑 에너지의 정체를 파악해야 합니다. 암흑 물질은 빛을 내지는 않지만 강력한 중력을 행사하여 은하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반면 암흑 에너지는 우주 공간 자체에 존재하는 에너지로, 우주를 밖으로 밀어내는 척력으로 작용합니다. 현대 물리학은 이들의 존재를 정량적으로 측정하는 데 성공했지만, 그 근본적인 정체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21세기 과학의 가장 큰 숙제로 남아있으며 우주의 미래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입니다. 과학의 대전제는 우리가 관측 가능한 우주 전체에서 동일한 물리 법칙이 성립한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보편성은 생명 현상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큽니다. 우리 은하에만 천억 개의 별이 있고 우주 전체에 다시 천억 개의 은하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지구 외에도 생명체가 존재할 확률이 매우 높음을 시사합니다. 비록 아직 외계 생명의 직접적인 증거를 찾지는 못했지만, 물과 탄소를 기반으로 하는 지구형 생명체뿐만 아니라 우리가 상상하지 못한 전혀 다른 형태의 존재가 우주 어딘가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추론이 가능합니다. 우주를 관측한다는 것은 곧 과거를 들여다보는 일과 같습니다. 빛은 시공간을 따라 여행하며 우주의 역사를 우리에게 전달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빛이 항상 직선으로만 움직이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거대한 질량을 가진 천체 주변에서는 시공간이 휘어지며, 빛 또한 이 굴곡진 경로를 따라 휘어져 들어오게 됩니다. 이를 중력 렌즈 현상이라고 부르는데, 이러한 현상을 통해 우리는 직접 보이지 않는 암흑 물질의 분포를 확인하고 우주의 기하학적 구조를 연구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를 얻으며 우주의 광활함을 실감하게 됩니다. 우주의 시작에 대해서는 과거에 빅뱅 우주론과 정상 우주론이 치열하게 대립했습니다. 우주가 팽창하면서 새로운 물질이 계속 생성된다는 정상 우주론은 한때 매력적인 가설이었으나, 우주 배경 복사라는 결정적인 증거가 발견되면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습니다. 138억 년 전 뜨거운 빅뱅으로 시작된 우주는 그 흔적을 마이크로파의 형태로 온 우주에 남겨두었습니다. 오늘날 빅뱅 우주론은 수많은 관측 데이터에 의해 뒷받침되는 가장 견고한 과학적 정설로 자리 잡았으며, 인류는 이를 통해 우주의 탄생 신비를 풀어가고 있습니다.

[강연] 우주의 기원 (4) - 패널토의 & 질의응답 | 2015 봄 카오스 강연 'ORIGIN' 1강

김성근, 오세정, 우종학, 이현숙

카오스재단카오스강연
  • 천문학

[강연] 우주의 기원 (3) - 우주의 거시구조 _ 우종학 교수 | 2015 봄 카오스 강연 'ORIGIN' 1강 | 1강 ③

우주는 지난 100억 년의 시간 동안 끊임없이 팽창하며 그 내부에서 우주 거시 구조를 형성해 왔습니다. 슬론 전천 탐사와 같은 정밀한 관측을 통해 확인된 천억 개 단위의 은하들이 이루는 거대한 필라멘트 구조는 암흑 물질의 지휘 아래 중력이 감독하여 만들어낸 경이로운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놀랍게도 우리가 화학 시간에 배우는 수소나 헬륨 같은 보통 물질은 우주 전체 에너지의 약 5%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영역은 눈에 보이지 않는 암흑 물질이 약 30%, 그리고 그 정체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암흑 에너지가 약 7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인지하는 영역이 극히 일부라는 사실은 우주의 신비로움을 더해줍니다. 암흑 물질의 존재 가능성은 1930년대 프리츠 츠비키에 의해 처음으로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그는 은하단 내 은하들의 매우 빠른 운동 속도를 관찰하면서, 눈에 보이는 질량만으로는 이들을 중력적으로 묶어두기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이후 베라 루빈은 은하 외곽 별들의 회전 속도가 중심부와 비교해 줄어들지 않고 일정하게 유지된다는 놀라운 관측 사실을 발견하며 암흑 물질 가설에 결정적인 근거를 제공했습니다. 이는 은하 바깥쪽에 강한 중력을 행사하는 보이지 않는 물질이 광범위하게 분포하고 있음을 시사하며, 암흑 물질이 현대 천문학의 정설로 자리 잡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암흑 물질은 빛을 내지 않아 직접 볼 수는 없지만, 중력 렌즈 현상을 통해 그 실체를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거대한 질량을 가진 은하단은 주변의 시공간을 휘게 만들어 먼 곳에서 오는 빛의 경로를 굴절시킵니다. 실제로 관측된 중력 렌즈 현상을 정밀하게 분석하여 은하단의 전체 질량을 계산해 보면, 우리가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가시적인 물질들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엄청난 양의 추가 질량이 존재함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관측 결과는 빛을 내지 않으면서도 강력한 중력을 행사하는 암흑 물질이 우주 곳곳에 실재한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뒷받침하는 강력한 증거가 됩니다. 슈퍼컴퓨터를 활용한 정밀한 시뮬레이션은 암흑 물질이 우주 거시 구조를 형성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재현해 줍니다. 초기 우주의 미세한 밀도 불균형에서 시작된 암흑 물질 덩어리들은 중력의 영향으로 서로 뭉쳐지며 거대한 필라멘트 구조를 형성합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작은 은하들이 서로 충돌하고 합쳐지는 계층적 합병 과정을 거치며, 현재 우리가 목격하는 거대 은하와 은하단이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이러한 시뮬레이션 연구는 직접 관측하기 어려운 수십억 년에 걸친 우주의 진화 과정을 통계적으로 이해하고, 암흑 물질 헤일로 안에서 보통 물질들이 어떻게 별과 은하로 성장해 나가는지를 추적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인류는 과학의 점진적인 발전을 통해 우주의 기원과 구조에 대해 이전보다 훨씬 깊고 자세한 이해를 갖게 되었습니다. 비록 암흑 물질과 암흑 에너지의 본질을 완벽히 규명하지 못했고 여전히 풀어야 할 수수께끼들이 많이 남아 있지만, 이러한 지적 도전은 우리의 지성을 자극하고 탐구의 열정을 불러일으킵니다. 우주의 모든 비밀을 한 번에 다 풀 수는 없을지라도, 진리를 향한 인류의 끊임없는 노력은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한 걸음씩 우주라는 거대한 실체에 더 가깝게 다가가고 있으며, 그 여정 속에서 발견하는 새로운 지식들은 인류의 가슴을 벅차게 만드는 위대한 유산이 될 것입니다.

[강연] 우주의 기원 (3) - 우주의 거시구조 _ 우종학 교수 | 2015 봄 카오스 강연 'ORIGIN' 1강

우종학

카오스재단카오스강연
  • 천문학

[강연] 우주의 기원 (2) - 빅뱅우주론 _ 우종학 교수 | 2015 봄 카오스 강연 'ORIGIN' 1강 | 1강 ②

지난 100년 동안 인류가 이룩한 과학적 성취 중 가장 위대한 발견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 우주 팽창을 들 수 있습니다. 이 놀라운 이야기는 미국의 천문학자 에드윈 허블의 연구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는 안드로메다와 같은 이웃 은하들까지의 거리를 측정하기 위해 세페이드 변광성이라는 특별한 별을 관찰했습니다. 그 결과, 안드로메다가 우리 은하 내부의 성운이 아니라 훨씬 먼 곳에 존재하는 독립적인 외부 은하라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이는 인류의 우주관을 우리 은하 너머로 확장한 역사적 사건이었습니다. 허블은 은하들의 거리를 측정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들의 운동 방식도 함께 연구했습니다. 그는 멀리 있는 은하일수록 더 빠른 속도로 우리에게서 멀어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는데, 이를 '허블의 법칙'이라고 부릅니다. 예를 들어 거리가 두 배 멀어지면 후퇴 속도도 두 배 빨라지는 일정한 비례 관계가 나타납니다. 이는 은하 자체가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은하 사이의 공간이 일률적으로 늘어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마치 풍선을 불 때 표면의 점들이 서로 멀어지는 것과 같은 원리로 우주가 팽창하고 있는 것입니다. 은하들이 멀어지는 속도는 도플러 효과를 이용해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습니다. 앰뷸런스가 다가올 때 소리의 피치가 올라가고 멀어질 때 낮아지는 것처럼, 빛 역시 운동 상태에 따라 파장이 변합니다. 은하가 우리로부터 멀어지면 관측되는 빛의 파장이 붉은색 쪽으로 치우치는 '적색편이' 현상이 발생합니다. 과학자들은 칼슘 이온과 같은 특정 원소의 흡수선이 얼마나 이동했는지를 분석하여 은하의 후퇴 속도를 계산합니다. 오늘날에는 초신성 관측을 통해 허블 시대보다 훨씬 먼 우주의 팽창 속도까지 정확히 파악하고 있습니다. 우주가 팽창한다는 사실은 시간을 거꾸로 돌렸을 때 과거의 우주가 지금보다 훨씬 작았음을 암시합니다. 현재의 팽창 속도인 '허블 상수'와 우주의 크기, 그리고 은하들의 중력 작용을 고려한 미분 방정식을 풀면 우주의 나이를 추정할 수 있습니다. 최신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리 우주의 나이는 약 138억 년으로 계산됩니다. 아주 작았던 한 점에서 시작된 우주가 장구한 세월 동안 팽창을 거듭하여, 오늘날 우리가 마주하는 수백억 광년 규모의 광활하고 역동적인 공간으로 진화해 온 것입니다. 빅뱅 우주론은 "밤하늘은 왜 어두운가?"라는 소박하지만 심오한 질문에 대한 답을 제시합니다. 만약 우주가 무한하고 정적이며 별들이 균일하게 분포해 있다면, 어느 방향을 보더라도 시선 끝에는 별이 있어야 하므로 밤하늘은 낮처럼 밝아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올버스의 역설'입니다. 하지만 우주의 나이가 유한하기 때문에 우리는 빛이 도달할 수 있는 거리 내의 별들만 볼 수 있습니다. 즉, 138억 년이라는 시간 동안 빛이 달려올 수 있는 '관측 가능한 우주'의 한계가 존재하기에 밤하늘은 어둡게 유지되는 것입니다. 빅뱅 우주론의 결정적인 증거는 1960년대 펜지어스와 윌슨이 발견한 '우주배경복사'입니다. 그들은 전파 망원경의 잡음을 제거하려다 우주 모든 방향에서 균일하게 오는 마이크로파를 포착했습니다. 이는 태초의 우주에서 빛과 물질이 분리될 때 퍼져 나간 '태초의 빛'이 138억 년 동안 식어 현재 절대 온도 2.7K의 열복사 형태로 관측되는 것입니다. 코비와 플랑크 위성을 통해 정밀하게 관측된 이 빛의 지도는 우주 초기 밀도의 미세한 차이를 보여주며, 이것이 훗날 거대 은하 구조를 형성하는 씨앗이 되었음을 증명합니다. 현대 천문학은 우주에 중심이나 경계가 없다는 사실을 가르쳐 줍니다. 3차원 공간을 2차원 구의 표면으로 비유하면, 개미가 표면 어디를 가도 끝을 만날 수 없지만 면적은 유한한 것과 같습니다. 현재 관측 결과에 따르면 우리 우주는 기하학적으로 '평평한' 상태입니다. 다만 이 평평한 우주가 무한히 펼쳐져 있는지, 아니면 도넛 모양처럼 유한하면서도 연결되어 있는지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인류는 관측 가능한 우주의 지평선 너머를 끊임없이 탐구하며 광대한 시공간의 신비를 하나씩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강연] 우주의 기원 (2) - 빅뱅우주론 _ 우종학 교수 | 2015 봄 카오스 강연 'ORIGIN' 1강

우종학

카오스재단카오스강연
  • 천문학

[강연] 우주의 기원 (1) - 우주 시공간과 그 팽창 _ 우종학 교수 | 2015 봄 카오스 강연 'ORIGIN' 1강 | 1강 ①

우주는 경이로운 현상들로 가득 찬 공간입니다. 요람 속 아기처럼 막 태어난 별들이 우주를 수놓는가 하면, 수만 개의 별이 모여 공동체를 이루는 성단이 존재하기도 합니다. 태양과 같은 별들은 생애 마지막 순간에 내부 물질을 우주로 흩뿌리며 아름다운 행성상 성운을 만들어냅니다. 반면 질량이 큰 별들은 초신성 폭발이라는 역동적인 죽음을 맞이하며 자신의 내부에 있던 가스를 우주 공간으로 퍼뜨립니다. 우리가 밤하늘에서 목격하는 이 장관은 단순한 빛의 잔치가 아니라, 별들이 태어나고 죽어가는 장엄한 생애의 기록입니다. 우리 은하에는 태양처럼 밝게 빛나는 별이 약 1,000억 개나 존재하며, 이들은 중력에 묶여 거대한 나선 구조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주에는 우리 은하뿐만 아니라 안드로메다 은하와 같은 수많은 외부 은하들이 존재합니다. 은하는 우주를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단위로, 마치 집을 짓는 벽돌과 같습니다. 은하 하나에는 수천억 개의 별이 있고, 그중 상당수는 태양계처럼 행성들을 거느리고 있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이 거대한 은하들이 서로 충돌하고 융합하며 새로운 별을 탄생시키는 과정은 우주의 진화가 얼마나 역동적인지를 잘 보여줍니다. 우주의 광활함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빛의 속도를 기준으로 한 거리 개념이 필요합니다. 빛의 속도로 달리면 달까지 1초, 태양까지는 10분이면 도달하지만, 가장 가까운 별까지 가는 데만도 4년 이상의 시간이 걸립니다. 우리 은하를 가로지르는 데는 무려 10만 년이 소요됩니다. 이처럼 거대한 시공간 속에서 우리는 멀리 있는 천체를 관측할수록 더 먼 과거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250만 광년 떨어진 안드로메다 은하를 보는 것은 곧 250만 년 전의 과거를 들여다보는 것과 같습니다. 천문학은 결국 빛을 통해 우주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는 시간 여행인 셈입니다. 현대 천문학은 허블 우주 망원경과 같은 첨단 장비를 통해 우주 끝자락의 모습까지 포착해내고 있습니다. 밤하늘의 아주 작은 영역을 깊게 관측하면 수천 개의 은하가 담긴 사진을 얻을 수 있는데, 이는 우주 초기의 젊은 은하부터 현재의 성숙한 은하까지 아우르는 시간의 파노라마입니다. 더 나아가 수십만 개의 은하 분포를 3차원적으로 분석하면, 우주가 거미줄이나 필라멘트 같은 거대한 구조를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은하들이 빽빽하게 모인 곳과 텅 빈 공간인 보이드가 교차하며 형성된 이 거대 구조는 우주 탄생 직후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우주는 100억 광년 이상의 크기를 가진 상상조차 힘든 광활한 공간입니다. 그에 비하면 우리가 발을 딛고 있는 지구는 아주 작은 점에 불과하며, 인간의 일상적인 삶의 영역은 더욱 좁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인류는 지성을 통해 이 거대한 우주의 기원과 원리를 탐구해 왔습니다. 비록 우리가 우주 전체를 직접 탐험할 수는 없지만, 우주가 작동하는 물리 법칙을 이해하고 그 광대함을 인식의 틀 안에 담아낼 때 우리는 비로소 우주의 진정한 일부가 됩니다. 지성의 힘으로 우주를 품는 순간, 우리는 이 경이로운 시공간의 시민으로서 당당히 서게 되는 것입니다.

[강연] 우주의 기원 (1) - 우주 시공간과 그 팽창 _ 우종학 교수 | 2015 봄 카오스 강연 'ORIGIN' 1강

우종학

카오스재단카오스강연
  • 천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