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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500m 동굴, 핵폐기물을 연구하는 곳 [with 한국원자력연구원, 카페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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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요약

우리나라 원전 부지에는 사용후핵연료가 지속적으로 쌓이고 있으며, 이를 안전하게 처리하는 것은 국가적인 과제입니다. 국제원자력기구는 지하 500m 깊이에 핵연료를 심층처분하는 방식을 권고하고 있지만, 실제 환경에서의 안전성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정밀한 연구가 필수적입니다. 이를 위해 대전에는 사용후핵연료의 심층처분 기술을 연구하기 위한 지하연구시설(KURT)이 건설되었습니다. 2006년 첫 굴착을 마친 이 터널은 10만 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방사성폐기물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하는 과학적 근거를 마련하는 핵심 기지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지하연구시설(KURT) 내부는 연중 18도 정도의 일정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여 연구에 최적화된 환경을 제공합니다. 지하 120m 깊이에 총 550m 길이로 조성된 이 터널에서는 암석 사이의 틈을 따라 흐르는 지하수의 거동을 면밀히 관찰합니다. 특히 단층면에서 발견되는 단층비지와 같은 물질들을 분석하며, 지하수가 오염 물질을 이동시키는 통로가 될 수 있는지 여부를 시험합니다. 연구진은 지하 500m 깊이까지 도달하는 관측공을 설치하여 다양한 깊이에서의 수리적 특성을 파악하고 있으며, 이는 폐기물 격리를 위한 기초 데이터를 축적하는 데 매우 중요한 과정입니다.

고준위방사성폐기물은 10만 년 동안 외부로 유출되지 않아야 하기에, 서류상의 계산만으로는 그 안전성을 온전히 증명할 수 없습니다.

사용후핵연료는 처분된 이후에도 지속적인 붕괴열을 방출하기 때문에, 이 열이 주변 암반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하연구시설(KURT)에서는 지름 86cm의 시추공에 전기 히터를 설치하여 5년 동안 장기 가열 시험을 수행했습니다. 열로 인해 암석이 팽창하고 응력이 재분배되는 과정에서 미세한 균열이 발생하기도 했으나, 시간이 흐르며 안정화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연구진은 열-수리-역학-화학(THMC)의 상호 복합 반응을 모니터링하며 실제 처분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변수를 과학적으로 검증하고 데이터로 입증하고 있습니다.

방사성폐기물을 지하수에 닿지 않게 보호하기 위해 벤토나이트라는 완충재와 처분용기가 활용됩니다. 벤토나이트는 물과 만나면 부피가 팽창하는 팽윤 성질을 가지고 있어 암반의 틈새를 메우고 지하수 유입을 차단하는 역할을 합니다. 처분용기는 강도가 높은 주철로 내부를 만들고, 부식에 강한 구리로 외부를 감싸 수천 년 이상의 내구성을 확보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최근에는 적층제조기술을 활용해 구리 두께를 줄이면서도 성능을 유지하여 경제성을 높이는 연구도 진행 중입니다. 이러한 다중방벽시스템은 10만 년 이상의 설계 수명을 목표로 완성도를 높여가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사용후핵연료를 인간의 생활권으로부터 완전히 격리하기 위해 물리학, 화학, 지질학, 재료공학 등 다양한 학문 분야가 융합된 연구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지하연구시설(KURT) 터널에서 측정되는 미세한 수치들은 단순한 수식을 넘어 미래 세대의 안전을 지키겠다는 과학자들의 약속과도 같습니다. 3D 적층 기술로 정밀하게 제작된 구리 처분용기와 틈새를 막는 벤토나이트 입자 하나하나가 안전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연결되어 있습니다. 기초과학의 탄탄한 토대 위에서 이루어지는 이 실험들은 훗날 안전한 지구를 만드는 소중한 첫걸음으로 기억될 것이며, 지금 이 순간에도 연구는 멈추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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