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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초에 빛이 있었다|고재현 교수와 함께 읽는 『빛의 핵심』 1강|고재현

(주)사이언스북스빛의 물리학자 고재현 교수의 『빛의 핵심』 미리보기
  • 물리학
  • 생명과학
영상요약

태초에 빛이 있었다는 말은 비유적이지만 과학적으로도 매우 깊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빛은 인간의 눈이 인지할 수 있는 전자기파의 일부분으로, 우리 주변의 수면파나 음파처럼 파장과 진동수라는 물리량으로 그 성질이 규정됩니다. 전자기파는 진행 방향에 대해 서로 직교하며 진동하는 전기장과 자기장의 흐름입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가시광선은 감마선부터 전파에 이르는 광범위한 전자기파 영역 중 극히 일부분인 400에서 700나노미터 사이의 파장 대역을 의미하며, 이를 통해 우리는 세상을 봅니다.

빛은 직진하다가 다른 물질을 만나면 반사하거나 굴절하는 기본적인 성질을 가집니다. 특히 굴절률이 큰 매질에서 작은 매질로 빛이 나갈 때 특정 각도 이상에서 발생하는 전반사 현상은 현대 정보 통신을 지탱하는 광섬유 기술의 핵심이 됩니다. 또한, 빛의 전기장이 특정 방향으로 진동하는 편광 성질은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모니터나 TV 화면의 구동 원리가 되며, 눈부심을 방지하는 선글라스 등 실생활의 다양한 영역에서 응용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빛의 물리적 특성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형성하는 기초가 됩니다.

가속된 전하가 빛을 방출하는 원리는 우리가 원하는 특정한 전자기파를 인위적으로 만들어 포항 방사광 가속기와 같은 최첨단 연구에 활용하는 기초가 됩니다.

인간의 눈은 각막과 수정체라는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을 망막에 집중시켜 정보를 받아들입니다. 망막에는 어두운 곳에서 작동하는 막대 세포와 색상을 감지하는 세 종류의 원추 세포가 존재합니다. 원추 세포는 각각 빨간색, 초록색, 파란색 파장에 반응하며, 뇌는 이들 세포가 자극받는 상대적인 비율을 계산하여 수만 가지의 색상을 인지하게 됩니다. 결국 우리가 느끼는 색채의 풍요로움은 빛의 파장 정보가 우리 눈의 감각 세포와 만나 뇌에서 재구성된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늘이 파랗게 보이는 이유는 대기를 구성하는 분자들이 햇빛을 사방으로 퍼뜨리는 산란 현상 때문입니다. 파장이 짧은 파란색과 보라색 빛은 대기 중에서 강하게 산란되어 우리 눈에 들어오지만, 파장이 긴 빨간색 빛은 그대로 통과합니다. 반대로 해질녘 노을이 붉은 이유는 햇빛이 대기를 통과하는 경로가 길어지면서 파란색 빛은 대부분 산란되어 사라지고, 끝까지 살아남은 빨간색 계열의 빛만이 우리 눈에 도달하기 때문입니다. 파란 하늘과 붉은 노을은 사실 관찰자의 위치와 각도에 따른 동일한 산란 현상의 산물입니다.

대기 중의 빙정들은 빛을 굴절시켜 신비로운 광학 현상을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육각형 구조의 빙정은 빛을 약 22도 각도로 굴절시켜 태양이나 달 주위에 둥근 띠가 생기는 해무리와 달무리를 형성합니다. 또한, 수평으로 떠 있는 판 모양의 빙정들이 빛을 반사하면 수직으로 솟구치는 빛기둥 현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무지개 역시 물방울 내에서 빛이 굴절과 반사를 거치며 색깔별로 분산되는 과정에서 탄생합니다. 이처럼 빛은 단순한 입자나 파동을 넘어 자연의 질서와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도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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