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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세를 극복하는 단 하나의 방법|칼 세이건 살롱 2020|『코스모스: 가능한 세계들』 깊이 읽기 13편|이명현, 이미영

(주)사이언스북스칼 세이건 살롱 2020
  • 지구환경과학
  • 천문학
  • 융합
영상요약

인류세는 인간의 활동이 지구 환경과 지질학적 변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시대를 의미합니다. 최근 몇 년 사이 이 용어가 널리 쓰이기 시작한 이유는 우리가 직면한 기후 위기가 그만큼 시급하고 위협적이기 때문입니다. 칼 세이건과 앤 드루얀은 아주 오래전부터 인류가 지구의 생존 조건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해 왔습니다. 그들에게 기후 위기 극복과 지속 가능한 세상에 대한 고민은 일생을 관통하는 화두였습니다. 이러한 인식은 단순한 환경 보호 차원을 넘어, 인류가 지구라는 행성의 미래를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칼 세이건의 통찰력은 1960년대 금성의 대기 연구에서 이미 빛을 발했습니다. 그는 이산화탄소가 가득한 금성의 열기가 밖으로 나가지 못해 뜨거워지는 온실 효과를 연구하며 기후 위기의 위험성을 일찍이 경고했습니다. 1980년대에는 핵전쟁으로 인한 먼지가 태양빛을 차단해 기온을 떨어뜨리는 '핵겨울'의 가능성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당시의 위협 요소가 핵무기였다면 오늘날은 이산화탄소 배출로 그 양상이 바뀌었을 뿐, 지구가 금성처럼 뜨거워지거나 화성처럼 메마를 수 있다는 위기의식의 본질은 동일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구 역사상 다섯 번의 대멸종은 주로 소행성 충돌이나 거대 화산 폭발 같은 외적 요인에 의해 발생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진행 중인 여섯 번째 대멸종은 인류의 활동이 주된 원인이라는 점에서 이전과 명확히 구분됩니다. 과학적 수치에 따르면 100년 동안 멸종되는 종의 속도가 과거의 대멸종기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산업혁명 이후 인류가 사용한 집약적인 에너지와 그로 인해 배출된 막대한 양의 이산화탄소는 지구의 온도를 급격히 높였습니다.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수치상으로 명백한 대멸종의 시기를 지나고 있는 셈입니다.

인류세라는 명칭에는 지금의 위기가 인간에 의해 초래되었다는 책임론이 담겨 있습니다. 학자들 사이에서는 농업혁명이나 가축 혁명, 혹은 산업혁명을 그 시작점으로 보는 다양한 견해가 존재합니다. 일부에서는 이 명칭조차 인간 중심적인 오만함이 아닌가 의심하기도 하지만, 이 용어를 지지하는 과학자들의 핵심 의도는 경고에 있습니다. 인류의 영향력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오기 전에 멈춰야 한다는 절박함이 투영된 것입니다. 이는 우리가 행동을 변화시킨다면 파국을 막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동시에 시사하는 이름이기도 합니다.

기후 위기의 실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거나 부정하는 목소리가 여전히 존재합니다. 하지만 정식으로 연구를 수행하는 주류 과학계의 99.9%는 인류에 의한 기후 위기를 명백한 사실로 받아들입니다. 소수의 부정론자가 내는 큰 목소리는 종종 화석 연료 산업의 이익이나 정치적 목적과 결부되어 마치 과학계 내부에 팽팽한 논쟁이 있는 것 같은 착시 효과를 일으킵니다. 현재의 이익이 미래의 생존보다 앞선다는 정치적 판단은 대중을 혼란에 빠뜨립니다. 그러나 데이터가 가리키는 방향은 단 하나이며, 우리는 소음 너머의 진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과학적 예측은 점성술이나 단순한 예언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과거의 방대한 데이터와 축적된 관측치를 바탕으로 모델링을 통해 미래를 가늠하는 정교한 작업입니다. 천문학적 현상의 예측은 일기예보보다 훨씬 정확하며, 우리는 이를 통해 수천 년 전의 밤하늘을 재현하거나 수백 년 뒤의 일식을 예견할 수 있습니다. 기후 위기 역시 이러한 과학적 예측의 영역에 있습니다. 해수면 상승, 산호초의 사멸, 극단적인 기상 이변 등 과거 과학자들이 경고했던 시나리오들은 오늘날 우리가 체감하는 현실로 하나둘 증명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정교한 과학을 통해 미래를 예측하는 힘을 갖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예측이 현실로 다가오는 것을 그저 손 놓고 지켜보기만 한다면 그 지식은 대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과학적 예측의 진정한 가치는 단순히 미래를 맞추는 데 있지 않습니다. 그것은 결정된 운명을 통보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여러 갈래의 길을 제시하는 도구입니다. 지금의 추세대로라면 파국에 이르겠지만, 우리가 노력을 기울여 변화를 만든다면 그 흐름을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줍니다. 비관적인 전망은 우리를 겁주기 위함이 아니라 자각을 촉구하기 위한 장치입니다. 과학이 제공하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과거를 냉정하게 돌아보고 미래를 유익한 방향으로 바꿔나가는 것, 그것이 인류세를 살아가는 우리가 가져야 할 마땅한 태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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