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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의식은 우주와 연결될 수 있을까?|『코스모스: 가능한 세계들』 깊이 읽기 6편|이명현 × 이미영

(주)사이언스북스칼 세이건 살롱 2020
  • 생명과학
  • 뇌인지과학
  • 융합
영상요약

커넥톰이란 뇌 속에 있는 신경 세포들의 연결을 종합적으로 표현한 일종의 커넥톰입니다. 단순히 신경 세포의 위치를 파악하는 수준을 넘어, 우리 몸 전체에 퍼져 있는 신경 세포들 간의 거대한 연결망을 의미합니다. 앤 드루얀은 이를 한 사람의 기억과 꿈, 그리고 고유한 정체성을 형성하는 커넥톰이라고 정의했습니다. 유전자 지도가 생명의 설계도라면, 커넥톰은 한 개체의 본질을 담고 있는 지도로서 현대 과학의 새로운 탐험지가 되고 있습니다.

뇌를 이해하려는 시도는 고대 히포크라테스부터 브로카의 연구를 거쳐 현대의 MRI 기술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이어져 왔습니다. 과거에는 뇌의 특정 부위가 특정 기능을 담당한다는 국소론적 관점이 강했지만, 오늘날의 뇌과학은 시냅스들의 끊임없는 상호작용과 네트워크에 주목합니다. 과학은 주관적인 묘사가 아닌 정밀한 측정을 통해 발전하며, 이러한 기술적 진보는 복잡한 커넥톰을 수치화하고 계량화하여 우리 눈앞에 시각화하는 것을 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과학적 탐구의 이면에는 인간적인 서사와 감동이 숨어 있습니다. 칼 세이건과 앤 드루얀의 아들인 샘 세이건이 겪은 뇌출혈 사건과 기적적인 회복은 뇌라는 신비로운 영역에 대한 개인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또한 보이저 호에 실린 골든 레코드에는 사랑에 빠진 순간의 앤 드루얀의 뇌파가 기록되어 우주를 항해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뇌과학은 차가운 데이터의 집합이 아니라, 우리의 삶과 사랑, 그리고 회복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인본주의적인 학문이기도 합니다.

뇌는 하늘보다 넓습니다. 나란히 놓아 보면 뇌 안에 하늘이 쉽게 들어가고, 더구나 당신까지 들어가니까요.

의식이라는 모호한 개념을 과학적으로 정의하려는 시도는 현재 진행형입니다. 과학자들은 각성 상태부터 수면, 마취, 그리고 혼수상태에 이르기까지 의식의 단계를 수치로 정형화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마취 상태에서의 의식 변화를 정량적으로 측정하는 연구는 의식이 단순히 유무의 문제가 아니라 네트워크의 연결 강도와 단계에 따른 현상임을 시사합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의식의 본질에 한 걸음 더 다가가며, 인간 존재를 규정하는 보이지 않는 벽을 허물고 있습니다.

앤 드루얀은 의식의 범위를 인간을 넘어 식물이나 해파리와 같은 생명체로까지 확장하여 바라봅니다. 이는 인간만이 특별한 지능을 가졌다는 오만에서 벗어나, 생명 전체의 네트워크 관점에서 의식을 이해하려는 시도입니다. 해파리와 같이 뇌가 없는 생명체라도 신경망의 상호작용을 통해 환경에 반응하며, 이러한 연결의 복잡성이 진화의 과정을 거쳐 인간의 고도의 의식으로 발전한 것입니다. 결국 의식은 생명의 진화 계통도 위에서 연속적인 스펙트럼의 형태로 존재합니다.

개별적인 원자나 세포가 모여 전체로서 새로운 성질을 나타내는 현상을 '창발'이라고 부릅니다. 낱개의 세포는 단순히 생물학적 단위일 뿐이지만, 이들이 정교하게 연결되어 작동할 때 비로소 '생명'이나 '의식'이라는 신비로운 현상이 나타납니다. 통계 물리학과 생물학에서는 이러한 집단적 특성을 규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뇌 속의 수십억 개 신경 세포가 만들어내는 거대한 상호작용은 개별 부위의 합보다 훨씬 큰 가치를 지니며, 이것이 바로 우리가 느끼는 자아의 실체입니다.

뇌 속의 신경망 구조가 거대한 우주의 은하 분포와 유사하다는 점은 매우 상징적입니다. 뇌는 물리적인 크기를 넘어 내면의 광활한 세계를 담아낼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의 공간입니다. 미래에는 커넥톰의 완성을 통해 정보를 저장하거나 디지털 환경에 의식을 업로드하는 SF 영화 같은 일이 현실이 될지도 모릅니다. 우주의 커넥톰을 이해하는 과정은 결국 우리가 어디에서 왔으며, 우리 내면의 세계가 외부의 거대한 코스모스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깨닫는 여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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