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요약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흔히 이산화탄소를 떠올리지만, 사실 이보다 수만 배나 강력한 온실가스가 존재합니다. 바로 전력 계통의 절연과 고장 전류 차단에 필수적으로 사용되어 온 SF6(육불화황)입니다. 이 가스는 이산화탄소보다 지구온난화지수가 무려 23,500배나 높으며, 대기 중에 유출되면 약 3,200년 동안 머물며 환경에 악영향을 미칩니다. 우리나라 한국전력 온실가스 배출량의 60%를 차지할 만큼 사용 비중이 높지만, 월등한 성능 탓에 대체재를 찾기가 매우 어려웠습니다. 이에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친환경 절연 가스 개발은 국가적인 사명이자 전 인류적인 과제가 되었습니다.
한국전기연구원(KERI)은 이러한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약 개발 이상의 난이도가 요구되는 친환경 절연 가스 연구에 착수했습니다. 연구팀은 3단계의 엄격한 선별 과정을 거쳤는데, 먼저 불소 화합물 중 지구온난화지수와 독성이 낮은 물질을 뽑고, 이후 전기적 성능 측정과 실제 전압 인가 시험을 통해 'K6 가스'를 탄생시켰습니다. K6 가스라는 이름은 한국전기연구원(KERI)과 한국화학연구원의 앞 글자를 따고, 후보군 중 여섯 번째 물질임을 의미합니다. 이 가스는 공급망이 안정적이면서도 기존 가스를 대체하기에 충분한 전기적 성능을 갖추어 차세대 전력망의 핵심 소재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기후 위기 해결을 위해서는 국민적 공감과 동참에 따른 불편함이 따를 수 있지만, 친환경 절연 가스 기술은 국민의 불편 없이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혁신적인 대안입니다.
단순히 새로운 물질을 발견한 것에 그치지 않고, 한국전기연구원(KERI)은 K6 가스를 초고압 송전급 차단기에 적용하여 IEC 국제 규격에 따른 성능 시험을 성공적으로 통과했습니다. 특히 초고압 분야는 절연 가스 적용 기술 중에서도 난도가 가장 높은 영역으로 손꼽히기에 이번 성과의 의미가 더욱 큽니다. 고난도 기술 개발을 통해 글로벌 탄소 배출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연구진의 노력은 국내 전력 기기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K6 가스는 배전에서 송전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전력 기기에 적용되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지구를 지키는 파수꾼 역할을 수행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