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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50년, ETRI를 빛낸 사람들 이상훈 전 원장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50주년 특별 기념 인터뷰 영상
  • 융합
  • 공학·기술
영상요약

대한민국 ICT 발전의 산증인으로서 보낸 시간은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여정이었습니다. 1984년 초고속 정보통신망의 태동기에 연구를 시작하여 망 구조와 영상 전송 기술의 기초를 닦았고, 이후 기업 현장에서 초고속 정보통신망의 상용화를 이끌며 기술의 전 생애주기를 경험했습니다. 이러한 소중한 경험은 훗날 연구 현장으로 다시 돌아와 국가 과학기술의 미래를 설계하는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연구자로 시작해 경영자를 거쳐 다시 연구 기관의 수장으로 마무리한 삶은 기술에 대한 깊은 애정과 책임감을 동시에 일깨워준 축복과도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연구소의 위상을 공고히 하는 과정에서 마주한 현실적인 과제들은 때로 과감한 결단을 요구했습니다. 특히 과거의 양적 성장에 가려져 있던 재무 건전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를 상대로 행정 소송을 불사하며 연구소의 자립 기반을 다졌습니다. 단순히 특허의 숫자를 늘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특허 포트폴리오 중심의 전략적 관리를 도입했습니다. 이러한 노력은 연구 성과가 단순히 논문에 머물지 않고 실제 산업 현장에서 기술료 수익이라는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는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의 물결 속에서 제시한 ‘지능형 디지털 변혁(IDX)’은 정보통신기술이 전 산업 분야에 스며드는 새로운 지평을 열었습니다. 초연결, 초지능, 초실감이라는 세 가지 핵심 키워드를 바탕으로 연구 포트폴리오를 재편하여 5G 이동통신과 엑소브레인 인공지능, 그리고 UHD 방송 기술 등 미래 선도 기술 확보에 주력했습니다. 이는 기존의 IT 산업 육성이라는 틀을 넘어, 모든 산업에 인텔리전스를 입히는 전방위적 혁신을 목표로 한 것이었습니다. 연구원들의 열정이 담긴 이러한 성과들은 대한민국이 글로벌 기술 표준을 선도하는 초석이 되었습니다.

연구실의 분위기는 조용한 도서관보다는 오히려 시장통처럼 활발하게 소통하는 환경이 될 때 더욱 창의적인 성과가 나옵니다.

창의적인 연구 성과는 경직된 조직 문화가 아닌, 활발한 소통과 자율적인 환경에서 피어납니다. 연구원 개개인의 창의력이 대세가 되는 시대에 맞춰 수평적인 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믿었습니다. 이를 위해 보직자 선출 과정에 연구원들이 직접 참여하게 하는 등 참여형 소통의 창구를 넓히고, 연구 본연의 업무를 방해하는 행정적 부담을 줄이는 데 집중했습니다. 연구원들이 불필요한 규제나 관습에서 벗어나 오로지 탐구와 실험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야말로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가장 확실한 길이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다가올 6G 시대는 단순히 전송 속도의 향상을 넘어, 일상에 지능형 서비스를 범용화하는 새로운 차원의 연결이 될 것입니다. 미래의 네트워크는 언제 어디서나 사용자를 안전하게 지원하며 신뢰할 수 있는 지능형 환경을 제공해야 합니다. 유해한 시도를 차단하고 유익한 소통만을 유지하는 자율형 보안망의 구축은 인류의 삶을 더욱 가치 있게 만들 것입니다. 지난 반세기의 저력을 바탕으로, 차세대 연구자들이 기술 주권을 지켜나가는 찬란한 미래를 기대하며 구성원 모두의 건강과 영광이 함께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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