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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50년, ETRI를 빛낸 사람들 최양희 전 장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50주년 특별 기념 인터뷰 영상
  • 융합
  • 공학·기술
영상요약

최양희 총장은 ETRI의 1호 연구원으로 시작해 산업계와 학계, 그리고 정부를 두루 거치며 대한민국 정보통신 기술의 산증인이 되었습니다. 그는 자연과학이 세상의 진리를 발견하는 일이라면, 공학은 없는 것을 새롭게 창조하는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분야라고 강조합니다. 다양한 국가와 기관에서의 풍부한 경험은 그에게 사회와 경제 발전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연구의 중요성을 깊이 일깨워 주었습니다. 공학적 선택에 대한 확신을 바탕으로 스스로를 끝까지 밀어붙여 온 그의 열정적인 여정은 혁신과 성장을 향한 대한민국의 발걸음과 그 궤를 같이하고 있습니다.

1980년대 초반, 대한민국은 정보통신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중대한 기로에 서 있었습니다. 당시 ETRI는 외국 기술에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고 우리만의 독자적인 전자교환기를 개발하며 정보통신 혁명의 기폭제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습니다. 특히 최 총장은 미국 IBM 왓슨 연구소에서의 경험을 통해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는 진정한 힘이 표준화와 특허권 확보에 있음을 날카롭게 간파했습니다. 이후 설립된 정보통신 표준연구센터(PEC)는 한국이 5G와 6G 등 차세대 이동통신 분야에서 세계적인 위상을 확보하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으며, 이는 오늘날 한국이 전 세계가 인정하는 표준 강국으로 거듭나는 핵심적인 토대가 되었습니다.

기술 개발을 통해 특허를 확보하고 이를 국제 표준으로 정립하는 것은, 직접 제품을 생산하지 않고도 해당 산업 생태계 전체를 주도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 됩니다.

급변하는 기술 환경 속에서 ETRI의 역할은 이제 모든 것의 뿌리를 만드는 방향으로 더욱 진화해야 합니다. 첫째로 대학이 단독으로 수행하기 어려운 거대하고 중장기적인 기초 연구를 지속하며 국제적인 리더십을 발휘해야 합니다. 둘째로 독자적인 연구 역량이 부족한 중소·중견기업들을 위한 든든한 기술 허브가 되어야 합니다. 대만의 ITRI가 중소기업의 성장을 전폭적으로 지원하여 국가 경쟁력을 높인 것처럼, ETRI 역시 막강한 인력과 인프라를 바탕으로 국내 기업들이 자생할 수 있는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핵심적인 미션을 완수해야 할 시점입니다.

인공지능(AI) 시대에 ETRI가 세계 최고로 도약할 수 있는 전략은 무엇일까요? 최 총장은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인공지능(AI)을 시험하고 평가하며 표준을 만드는 '심판관'의 역할을 제안합니다. 전 세계의 기술을 객관적으로 점수 매기고 기준을 설정하는 국제적인 중재자 역할을 주도한다면, 자연스럽게 원천 기술에 대한 강력한 발언권과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이는 ETRI가 이미 보유한 세계적인 수준의 표준화 역량과 기술 노하우를 극대화할 수 있는 영역이며, 인공지능(AI) 분야에서 한국이 독보적인 1등으로 올라설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지름길이 될 것입니다.

연구 수월성을 높이기 위한 PBS(연구 과제 중심 제도)의 폐지는 새로운 시대의 도전이자 시작입니다. 단순히 과거의 방식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대형 장기 과제와 소수의 정예 그룹이 이끄는 수월성 연구가 조화를 이루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야 합니다. 우리는 이제 '한국형'이라는 틀에 안주하지 않고 세계 초일류를 지향하며 처절할 정도의 혁신을 준비해야 합니다. '모두를 위한 ETRI(ETRI for All)'라는 새로운 비전 아래, 숭고한 사명감과 철학을 바탕으로 지난 50년의 성과를 뛰어넘어 미래 100년을 향해 힘차게 약진하는 기술 강국의 내일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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