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요약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1억 도 이상의 초고온 플라즈마를 안정적으로 가두는 기술이 필수적입니다. 이를 위해 도넛 형태의 장치 내부에 나선형 자기장을 형성하는데, 초창기 과학자들은 자기장 코일을 직접 꼬아 만드는 스텔러레이터 방식에 주목했습니다. 하지만 초기 모델은 온도를 100만 도 이상 올리기조차 힘들었고 플라즈마 유지 시간도 1초 미만으로 매우 짧았습니다. 당시 기술력으로는 핵융합 상용화의 꿈을 실현하기에 성능적인 한계가 컸던 셈입니다.
초창기 핵융합 연구는 무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연구 내용을 공유하지 않았으나, 연구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각국이 정보를 공유하며 학술적 교류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1960년대 말, 핵융합 연구의 판도를 바꾼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소련이 토카막이라는 새로운 장치를 통해 기존보다 10배 이상 높은 1,000만 도의 온도를 달성했다고 발표한 것입니다. 냉전 시대였던 당시 서구 과학자들은 이 결과를 쉽게 믿지 못했지만, 영국의 연구진이 직접 소련으로 건너가 톰슨 산란 진단 장치로 정밀 측정한 결과 이는 사실로 밝혀졌습니다. 이 충격적인 결과는 전 세계 핵융합 연구의 주류를 스텔러레이터에서 토카막으로 바꾸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습니다.
토카막이 고성능을 낼 수 있었던 비결은 내부의 플라즈마에 직접 강한 전류를 흘려주는 방식에 있습니다. 이는 전기장판의 열선처럼 플라즈마 자체의 저항을 이용해 온도를 높이는 원리로, 덕분에 추가 장치 없이도 수천만 도까지 손쉽게 가열할 수 있었습니다.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역시 이러한 토카막의 뛰어난 성능과 효율성 덕분에 채택된 설계 방식입니다. 토카막은 현재 인류가 핵융합 발전소 건설에 가장 가깝게 다가갈 수 있게 해준 핵심적인 연구 장치로 평가받습니다.
하지만 토카막에도 약점은 존재합니다. 플라즈마 내부에 흐르는 강한 전류가 오히려 불안정성을 유발하여 갑작스러운 붕괴 현상을 일으키기 쉽기 때문입니다. 반면 스텔러레이터는 전류를 흘리지 않아도 되기에 장시간 안정적으로 플라즈마를 켤 수 있다는 강력한 장점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중성입자 빔 가열 장치와 같은 첨단 기술이 발전하면서, 과거의 한계였던 가열 문제도 극복해 스텔러레이터에서도 1억 도 이상의 초고온을 구현할 수 있는 기술적 토대가 마련되었습니다.
한국의 태양으로 불리는 KSTAR 역시 고성능 플라즈마 구현에 유리한 토카막 방식을 채택하여 세계적인 연구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비록 스텔러레이터가 안정성 측면에서 매력적인 대안으로 다시금 주목받고 있으나, 여전히 에너지 가둠 성능 면에서는 토카막이 가장 앞서 있습니다. 핵융합 상용화라는 거대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두 방식의 장단점을 보완하며 연구를 지속하고 있으며, 이는 미래 청정에너지 시대를 여는 든든한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