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요약
한국의 인공태양이라 불리는 KSTAR는 1억 도에 달하는 초고온 플라즈마를 생성하여 핵융합 에너지를 연구하는 최첨단 장치입니다. 놀랍게도 이 장치 내부에는 영하 269도라는 극저온을 일정하게 유지해야 하는 특수 구역이 존재합니다. 이는 수소 다음으로 가벼운 원소인 헬륨의 독특한 물리적 특성 덕분에 가능해진 일입니다. 헬륨은 모든 원소 중 끓는점이 가장 낮고 극한의 추위에서도 얼지 않는 유일한 원소로, 초고온 장치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데 필수적인 냉각제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지구에서 가장 차가운 물질인 액체 헬륨은 KSTAR의 초전도 자석을 가장 안정적으로 냉각시킬 수 있는 핵심 소재입니다.
KSTAR가 초고온 플라즈마를 가두기 위해서는 강력한 자기장을 형성하는 초전도 자석의 역할이 절대적입니다. 이 자석이 전기 저항이 없는 초전도 상태를 유지하려면 절대온도에 가까운 영하 269도의 환경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KSTAR에 사용된 나이오븀 3주석 선재는 특정 온도 이하에서만 초전도 전이 현상이 발생하므로, 액체 헬륨을 통한 극저온 냉각이 필수적입니다. 특히 초임계 헬륨은 자석 내부의 비어 있는 공간을 흐르며 거대한 장치 구석구석을 균일하게 냉각하는 중책을 맡습니다.
핵융합 장치의 냉각 공정은 수백 톤에 달하는 거대 구조물을 다루는 만큼 매우 세심하고 정교한 관리가 요구됩니다. 냉각해야 할 대상물의 총 무게가 약 300톤에 이르기 때문에 급격한 온도 변화는 금속 구조물의 뒤틀림이나 치명적인 손상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이를 방지하고자 연구진은 시간당 0.7도, 하루에 약 20도씩 온도를 아주 천천히 낮추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전체 시스템을 안정적인 가동 온도까지 내리는 데만 약 30일의 시간이 소요될 정도로 신중을 기하는 작업입니다.
대규모 냉각을 실현하기 위해 KSTAR는 약 1,000만 리터에 달하는 방대한 양의 기체 헬륨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고층 아파트 전체 공간을 가득 채울 수 있는 규모이며, 특수 압축기와 6개의 팽창 터빈을 갖춘 대형 냉동기를 통해 액체 헬륨으로 전환됩니다. 국내 최고 수준의 이 설비는 시간당 약 3,000리터의 액체 헬륨을 생산하여 장치 전반에 공급합니다. 진공 극저온 연구팀은 상온에서 극저온으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금속 수축과 같은 변수를 실시간으로 감시하며 시스템의 완결성을 유지합니다.
헬륨은 핵융합 장치를 냉각하는 역할 외에도 반응의 결과물로서 생성되기도 하는 등 핵융합 에너지와 매우 깊은 인연을 맺고 있습니다. 또한 달 표면에 풍부하게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진 헬륨-3는 인류의 미래를 책임질 차세대 핵융합 연료로 주목받으며 새로운 가치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초전도 자석을 깨우는 차가운 냉각제에서 시작하여 미래의 청정에너지를 만드는 핵심 원료에 이르기까지, 헬륨은 인공태양 기술의 발전과 함께 인류의 에너지 패러다임을 바꿀 중요한 열쇠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