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요약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산하의 지질박물관은 국내 유일의 지질학 전문 국립 연구기관이 설립한 박물관입니다. 이곳은 약 46억 년의 유구한 역사를 가진 지구의 비밀을 암석, 광물, 화석 등 다양한 표본을 통해 풀어내는 공간입니다. 20년 넘게 이곳을 지켜온 이항재 관장에게 박물관은 단순한 직장을 넘어 자식과 같은 깊은 애착의 대상입니다. 그는 시민들이 지질과학을 보다 친숙하고 재미있게 접할 수 있도록 다양한 체험 콘텐츠와 전시를 기획하며 지구과학의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그가 참여한 2014년 네이처 논문은 거대 타조 공룡 데이노케이루스의 수수께끼를 해결한 연구로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1965년 발견 이후 오직 양팔 화석으로만 알려졌던 이 공룡의 전신을 확인하기 위해 2009년 한국-몽골 국제 공룡 탐사가 진행되었습니다. 현장에서 그는 도굴로 소실될 뻔했던 머리와 발 등 핵심 화석들을 극적으로 확보하며 연구의 전기를 마련했습니다. 이 학술적 성과는 50년 가까이 이어져 온 공룡학계의 난제를 해결하며 한국 고생물학의 위상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현재 지질박물관에서는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3D 복원된 데이노케이루스의 실물 모형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우리나라 고유의 대형 삼엽충 화석 등 학술 가치가 높은 표본들이 다수 전시되어 있습니다. 이항재 관장은 과학 콘텐츠에서 잘못된 지질 정보가 유통되는 것을 바로잡는 일에도 큰 책임감을 느낍니다. 특히 최근 AI를 활용한 복원도에서 나타나는 오류를 방지하기 위해 직접 촬영한 사진이나 직접 그린 세밀화를 제공하는 등, 대중에게 정확한 과학적 사실을 전달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가 지질학의 길로 들어선 것은 고교 시절 지구과학에 대한 남다른 흥미 덕분이었습니다. 대학교 재학 시절 지질표본관 건립에 참여하며 고생물학에 매료된 그는, 국내 척추고생물학의 권위자인 이용남 박사와의 인연을 통해 공룡 연구의 세계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였습니다. 현장 조사에서 발견한 화석으로 석사 논문을 마친 과정은 그가 공룡 연구가로서 성장하는 소중한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열정은 훗날 지질박물관의 개관 멤버로서 박물관의 기틀을 닦고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지질과학이라는 학문은 우리가 디디고 있는 이 땅에 대한 경외와 호기심에서 출발해 수많은 과학기술 발전의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기초과학에 대한 관심이 소외되는 현실 속에서 지질박물관은 미래 세대의 과학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교육의 장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인류의 역사와 궤를 같이하며 지식의 폭발적인 확장을 이끌어온 지질학은 현대 과학기술의 근간을 이루는 필수적인 분야입니다. 이항재 관장은 박물관을 통해 아이들이 지구와 생명의 역사에 대한 의문을 해결하고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갖기를 희망합니다. 끊임없는 변화를 추구하는 이곳은 연구자가 지질과학의 대중화를 목표로 자신의 모든 역량을 쏟아부을 수 있는 소중한 삶의 터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