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요약
우리나라는 1988년부터 국가초고성능컴퓨팅법에 근거하여 국가적 수준의 컴퓨팅 인프라를 구축하고 거대 과학 및 인공지능 연구를 지원해 왔습니다. 현재 운영 중인 5호기 '누리온'은 도입된 지 3년 만에 활용률이 80~90%에 달하며 이미 과부하 상태에 놓여 있습니다. 연구자들이 요청하는 자원의 절반 정도만 지원할 수 있는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정부는 국가 플래그십 초고성능 컴퓨터 인프라 고도화 사업을 통해 6호기 구축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초고성능 컴퓨터는 반도체, 시스템, 소프트웨어 기술이 집약된 첨단 기술의 결정체이자 경제와 사회 전반의 초혁신 플랫폼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미국, 중국, 일본 등 세계 주요국들은 매년 조 단위의 예산을 투입하며 엑사스케일급 시스템 구축을 통해 기술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글로벌 흐름에 대응하여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국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컴퓨팅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선제적인 인프라 확충과 독자적인 기술력 확보가 매우 시급한 상황입니다.
6호기 구축을 위한 수요 예측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연구 현장에는 최소 600 페타플롭스(PFLOPS) 이상의 성능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글로벌 10위권 이내의 성능 변화 추세를 분석한 하향식(Top-down) 방식과 2,500여 명의 전문가 의견을 수렴한 상향식(Bottom-up) 방식을 종합하여 산출된 목표입니다. 6호기는 전통적인 시뮬레이션 연구는 물론, 최근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초거대 AI 모델 학습 수요까지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설계되어 연구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전망입니다.
기술적으로 6호기는 CPU와 GPU를 혼합한 투트랙 아키텍처를 채택하여 범용 연산과 인공지능 특화 연산을 동시에 지원할 계획입니다. 특히 인공지능 분야의 수요를 적극적으로 반영하여 GPU 비중을 높게 설정하고, 고속 데이터 처리를 위한 SSD 기반 스토리지와 넓은 대역폭의 인터커넥트를 구성할 예정입니다. 또한, 이미 확보된 전용 공간과 기반 시설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2023년 말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는 데이터 폭증 시대에 대응하는 국가적 핵심 전략 자산이 될 것입니다.
초고성능 컴퓨터는 단순한 계산 도구를 넘어, 인류의 시야를 넓혀주는 망원경이자 현미경과 같은 혁신적인 도구입니다.
6호기의 도입은 항공우주, 미세먼지 예측, 신약 개발과 같은 거대 과학 분야의 한계를 극복하는 중요한 열쇠가 될 것입니다. 실험이 불가능한 극한 환경을 가상 공간에서 정밀하게 모사함으로써 연구의 정확도를 높이고 사회 문제 해결에 직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수천억 개의 매개변수를 가진 초거대 AI 모델 개발 등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이 대기업 수준의 인공지능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든든한 연구 기반을 제공하여 국가 전반의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할 것입니다.
일각에서는 상용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을 대안으로 제시하기도 하지만, 높은 활용률을 상시 유지해야 하는 연구 인프라의 특성상 자체 구축이 훨씬 경제적입니다. 6호기를 클라우드로 대체할 경우 소요 비용이 약 2조 원 이상으로 추산되나, 직접 구축 시에는 약 3천억 원 규모로 해결이 가능하여 예산 효율성이 매우 높습니다. 또한 노후화된 시스템을 유지하는 것보다 고효율의 최신 장비로 교체하는 것이 전기료와 유지보수 측면에서 국가 재정 운영에 훨씬 유리하다는 점도 확인되었습니다.
본 사업은 단순히 장비를 도입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국산 기술력을 배양하여 궁극적으로 우리 기술로 초고성능 컴퓨터를 만드는 기틀을 마련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6호기 구축 이후에도 7호기 로드맵을 이어가며 국가 전략 분야에 자원을 집중 배분하고, 사용자 교육과 최적화 지원을 강화하여 연구자들이 마음껏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것입니다. 이는 우리나라가 과학기술 강국으로 발돋움하고 미래 산업의 주도권을 선점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