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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와 김장] 김장의 추억

세계김치연구소
영상요약

과거 우리 조상들에게 김장은 단순히 음식을 만드는 과정을 넘어 일 년의 양식을 준비하는 숭고한 의식이었습니다. 수도 시설이 열악했던 시절, 꽁꽁 얼어붙은 강가에서 따뜻한 물 한 대야에 의지해 배추를 씻던 고단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남성들은 무거운 배추 다발을 나르고 여성들은 차가운 물에 손을 담그며 서로를 돕는 협동의 정신이 빛나던 시기였습니다. 비록 집으로 가져오는 길에 배추가 꽁꽁 얼어붙을 정도로 추운 날씨였지만, 배고픈 시절을 견하게 해준 김치는 우리 민족에게 정신적인 포근함과 든든함을 주는 존재였습니다. 이러한 김장은 가족 공동체를 하나로 묶어주는 소중한 유산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마흔이 넘은 남동생도 김장하는 날이면 어김없이 찾아와 함께 밥을 먹고 가곤 하던 그 시간은 잊을 수 없는 소중한 추억이 됩니다.

1970년대 서울의 김장 풍경은 도시의 골목마다 배추를 가득 실은 트럭들이 넘쳐날 정도로 장관을 이루었습니다. 당시에는 집집마다 보통 300~400포기에 달하는 엄청난 양의 김장을 하곤 했으며, 이는 온 집안 식구들이 모여야만 가능한 큰일이었습니다. 지역마다 특색도 뚜렷했는데, 교통이 불편했던 충청도 오지 마을에서는 유일한 젓갈인 새우젓을 지게에 지고 온 노인들에게 사발 단위로 구매하여 사용하곤 했습니다. 유통 환경과 경제적 여건상 다양한 양념을 쓰기는 어려웠지만, 한정된 재료로도 최고의 맛을 내기 위한 지혜와 정성이 가득했습니다.

눈이 내리는 겨울날, 갓 버무린 김칫소를 입에 넣어주시던 어머니의 손맛은 세월이 흘러도 결코 잊을 수 없는 선명한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간이 잘 맞는지 확인해 보라며 건네주시던 그 배추 한 조각에는 가족의 건강을 생각하는 어머니의 지극한 사랑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이제는 고등학생과 대학생이 된 자녀들도 그때의 맛과 분위기를 이야기하며 김장의 소중함을 기억합니다. 비록 시대가 변하고 과정은 간소해졌을지라도, 김장을 통해 나누었던 따뜻한 대화와 끈끈한 가족애는 우리 가슴 속에 영원한 고향의 맛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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