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요약
해수의 짠맛은 육지의 강물이 암석을 녹여 바다로 실어 나른 다양한 원소들에서 비롯됩니다. 수십억 년의 세월 동안 이 과정이 반복되면서 바다에는 지구상의 거의 모든 원소가 녹아들게 되었습니다. 많은 이들이 궁금해하는 금 역시 예외는 아닙니다. 하지만 해수 1kg에 들어있는 약 34g의 염류 중 대부분은 나트륨과 염소 같은 주요 성분이며, 금과 같은 귀금속은 극히 미량으로만 존재합니다. 바다라는 거대한 보물창고에 과연 얼마나 많은 금이 숨겨져 있을지는 오랫동안 과학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해 온 주제였습니다.
초기 해수 연구에서는 금의 농도가 상당히 높게 측정되어 세상을 놀라게 했습니다. 19세기 말에는 해수 톤당 65mg의 금이 들어있다는 보고가 있었고, 노벨상 수상자 아레니우스도 톤당 6mg 정도의 수치를 제시했습니다. 독일의 화학자 프리츠 하버는 전쟁 배상금을 갚기 위해 국가적 차원에서 해수 금 추출 연구에 뛰어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정밀한 분석이 이어지면서 실제 농도는 예상보다 훨씬 낮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결국 하버는 톤당 0.004mg이라는 실망스러운 결과를 확인한 채 연구를 중단해야만 했습니다.
해수 속 미량 금속의 정확한 측정이 가능해진 것은 불과 수십 년 전의 일로, 시료 오염을 방지하는 특수 장비와 정밀 분석 기술의 도입 덕분이었습니다.
이처럼 과거의 측정치가 높았던 이유는 분석 과정에서의 오염 때문이었습니다. 해수를 채취할 때 사용하는 배나 와이어, 실험 용기에서 나온 미세한 성분들이 시료를 오염시켰던 것입니다. 오늘날 해양학자들은 테플론과 티타늄으로 제작된 청정 장비를 사용하며, 선상에 마련된 클린룸에서 매우 조심스럽게 시료를 다룹니다. 리터당 10⁻¹²~10⁻⁹ 몰에 불과한 극미량의 농도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시약의 순도조차 극도로 높아야 합니다. 이러한 기술적 발전 덕분에 우리는 비로소 해수의 정확한 성분을 알게 되었습니다.
현대 과학이 밝혀낸 해수 속 금의 농도는 1kg당 약 50펨토몰에 불과합니다. 이는 1억 톤의 해수를 처리해야 겨우 1g의 금을 얻을 수 있는 수준으로, 현재의 금 시세와 비교하면 경제성이 전혀 없습니다. 전 세계 바다에 녹아 있는 금의 총량은 약 1만 4,000톤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각국 중앙은행이 보유한 전체 금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양입니다. 즉, 바다는 금의 원천이라기보다는 아주 희박한 용액이 거대한 규모로 모여 있는 상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비록 해수에서 직접 금을 캐내는 것은 어렵지만, 관련 연구는 공학 분야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습니다. 특정 금속을 선택적으로 흡수하는 유기물 중합체 기술은 전자기기 공장의 폐수에서 귀금속을 회수하는 데 유용하게 쓰일 수 있습니다. 또한 우유니 사막의 사례처럼 자연적으로 농축된 염수를 활용하는 방식은 이미 리튬 추출 등에서 실효성을 거두고 있습니다. 당장 바다에서 금부자가 될 수는 없겠지만, 미량 원소를 다루는 정밀한 기술은 인류의 자원 문제를 해결하는 중요한 열쇠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