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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50년, ETRI를 빛낸 사람들 채종석 전 소장

채종석 전 소장은 1985년부터 2017년까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근무하며 대한민국의 ICT 기술 발전을 이끌어온 산증인입니다. 그는 무궁화 위성 방송 시스템과 디지털 위성 방송, 그리고 IMT-2000 연구 본부장으로서 WCDMA 개발을 진두지휘하며 국책 연구 개발의 중요성을 몸소 실천했습니다. 국책 연구 개발은 국가가 기술 방식과 시스템을 결정하고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환경 덕분에 연구진이 오로지 성과 도출에만 집중할 수 있는 구조를 제공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탄생한 기술들은 곧바로 실용화되어 국가 산업의 기틀이 되었습니다. 대전 시민들에게 친숙한 공용 자전거 '타슈' 또한 그의 손을 거쳐 탄생한 혁신적인 결과물 중 하나입니다. 당시 박성효 대전시장의 요청으로 시작된 이 사업은 불과 4개월 만에 개발부터 상용화까지 이루어지는 놀라운 속도를 보여주었습니다. 기존의 공용 자전거와 달리 모든 전자 장치와 통신 장치를 자전거 본체로 옮겨 자전거 중심형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 성공의 핵심이었습니다. 이는 출연연의 기술력이 시민들의 일상생활에 어떻게 직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남아 있으며, 오늘날 스마트 시티 서비스의 초석이 되었습니다. 대한민국 이동통신 역사의 한 획을 그은 WCDMA 개발 과정은 순탄치만은 않았습니다. 당시 세계 시장이 비동기식으로 흐르는 상황에서 정부의 시스템 개발 지원 중단이라는 위기가 찾아왔으나, ETRI는 삼성과 손을 잡고 기업 과제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했습니다. 약 6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며 조직의 와해를 막고, 2년이 채 되지 않는 짧은 기간 안에 음성 통화와 영상 멀티미디어 시험을 성공시켰습니다. 이러한 헌신적인 노력은 삼성이 세계 이동통신 시장을 제패하고 우리나라가 ICT 강국으로 우뚝 서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습니다. 연구 개발의 눈부신 성과 뒤에는 동료들의 숭고한 희생과 투철한 연구 정신이 깃들어 있습니다. 채 전 소장은 투병 중에도 연구에 매진했던 동료들을 회상하며, 연구자가 가져야 할 진정한 자세에 대해 조언합니다. 그는 국책 연구 개발을 수주하는 것 자체에 매몰되어 목표를 낮추기보다는, 국가와 미래를 먼저 생각하는 거시적인 안목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또한 주변에 이미 존재하는 기술들을 면밀히 살펴 협력하고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며, 단순히 아는 것을 다시 연구하는 비효율을 경계하고 더 높은 가치를 얹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지난 50년 동안 ETRI는 대한민국이 ICT 및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세계적인 수준으로 성장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해 왔습니다. 과거의 영광을 발판 삼아 이제는 인류의 행복한 미래를 열어가는 창의적이고 역동적인 연구소로 다시 한번 거듭나야 할 시점입니다. 기술 개발은 단순히 경제적 이득을 넘어 인류의 삶을 더욱 풍요롭고 행복하게 만드는 가치를 지향해야 합니다. 앞으로의 50년 역시 혁신적인 ICT 기술을 통해 세계를 선도하며, 인류 사회 전반에 공헌하는 세계 최고의 ICT 연구 기관으로서 그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해나가기를 기대해 봅니다.

ETRI50년, ETRI를 빛낸 사람들 채종석 전 소장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50주년 특별 기념 인터뷰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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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50년, ETRI를 빛낸 사람들 조현숙 전 소장

1982년 ETRI 공채 1기로 입사하여 대한민국 통신 역사의 한 획을 그은 전전자 교환기(TDX) 개발에 참여하며 큰 자부심을 느꼈습니다. 이후 디지털 위성 방송 시대로 접어들면서 유료 방송 시청을 제어하는 ‘제한 수신 시스템(CAS)’ 개발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습니다. 당시 보안 기술에 대한 개념이 부족했음에도 불구하고, 해외 기술에 의존하기보다 우리만의 국산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연구비를 확보하고 표준화를 추진하며 정보보호 분야의 기틀을 닦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국내에는 정보보호 관련 교육 과정이나 전문가가 거의 없어 독학으로 보안 기술을 습득해야 했습니다. 국가보안기술연구소의 전신인 보호기술부의 도움을 받으며 연구를 이어간 끝에, 전자상거래 서비스 도입에 맞춰 정보보호연구본부를 창설하고 조직을 확장하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비록 연구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감사나 보직 해임 등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지만, 오히려 그 시간을 개인적인 연구 역량을 다지는 기회로 삼아 정보보호 분야의 기반을 굳건히 다질 수 있었습니다. 여성으로서 최초라는 수식어를 달고 국가보안기술연구소 소장에 취임하여 대한민국 정보보호를 책임지는 중책을 수행했습니다. 현재는 코드게이트 보안포럼 이사장으로서 여전히 이 분야의 발전을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IT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보안의 난이도는 높아지기에, 젊은 인재들의 참신한 감각과 선배들의 정책적 경륜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정보보호는 끊임없이 새로운 기술을 학습하고 적응해야 하는 고된 분야이지만, 그만큼 국가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지닙니다. 자신이 개발한 기술이 단순히 서류상의 성과로 남지 않고 실제 산업 현장의 문제를 해결할 때 기술의 가치는 진정으로 증명됩니다. 과거 전전자 교환기(TDX) 성공의 열쇠는 연구소가 시제품 제작 단계까지 깊이 관여하여 기업이 기술을 완벽히 흡수할 수 있도록 지원한 데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연구 개발 주기와 상용화 사이의 간극이 벌어져 기업들이 기술을 이어받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여주기식 연구가 아닌, 현장에서 즉시 활용 가능한 처절하고 밀도 높은 연구 환경 조성이 필요합니다. 현재의 연구과제중심제도(PBS) 기반 연구 환경은 연구원들이 단기 성과에 매몰되게 만드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주니어 연구원들을 기업 현장에 파견하여 실제 시장의 요구사항을 체득하게 하는 등 연구 체계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합니다. 지난 50년 동안 ETRI가 대한민국 IT 발전을 견인해 온 것처럼, 앞으로의 50년도 원천 기술 확보와 특허 자산화를 통해 세계 최고의 기술 경쟁력을 유지해야 합니다.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끊임없이 혁신할 때 우리 기술의 가치는 계속될 것입니다.

ETRI50년, ETRI를 빛낸 사람들 조현숙 전 소장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50주년 특별 기념 인터뷰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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